글·국립암센터 골연부종양클리닉 김준혁 전문의
국내 사망 원인 1위로 꼽히는 암은 우리나라 사람 3명 중 1명이 걸릴 정도로 흔한 병이다. 1년 동안 발생하는 신규 암 환자만 해도 13만 여명에 이를 정도다. 암 진단은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커다란 충격과 스트레스를 준다. 가족 중 한 사람이 암으로 진단받으면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여러 가지 크고 작은 변화가 생긴다. 커다란 충격과 스트레스를 가져다주는 암의 예방과 조기 치료를 위해 국민일보 쿠키뉴스는 국립암센터의 암 전문가들을 통해 매주 한 가지 암을 선택해 자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2011년을 앞두고 새롭게 건강 계획을 수립하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이번 연재가 독자들의 건강 지킴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편집자 주-
[쿠키 건강] 육종(sarcoma)이라는 암은 발생빈도가 적어 일반인들에게는 그리 익숙하지 않은 편이다. 팔이나 다리에 암이 생기면, 그저 막연히 절단수술을 해야만 완치되는 걸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인체의 다른 모든 장기와 마찬가지로 우리 몸에 존재하는 206개의 뼈와 연부조직에서도 여러가지의 암이 발생하는데, 단지 그 발생 빈도가 모든 악성 종양의 1% 내외로 다른 종양들에 비해 드문 것은 사실이다.
육종이란 뼈, 연골, 근육, 지방, 신경, 혈관 등의 결합조직에서 발생한 암을 말한다. 결합조직은 태생기의 중배엽이라는 구조에서 기원하는데, 외배엽에서 기원한 조직의 암인 유방암, 대장암 등의 암종(carcinoma)과 구별된다. 육종은 뼈에서 발생한 악성골종양과 피부, 지방, 신경, 혈관, 근육 등의 연부조직에서 발생한 연부조직육종으로 크게 구분된다. 각각의 육종은 기본적으로 종양세포가 어떤 세포에서 기원했는가에 따라 분류하는데, 현미경 관찰을 통한 병리학적 검사를 토대로 분류한다
악성 골종양은 신체의 다른 부위에 생긴 암, 즉 유방암, 폐암, 전립선암, 신장암, 갑상선암, 간암 등이 뼈로 전이된 종양인 전이성 골종양과 구별해 뼈 자체에서 발생한 경우를 원발성 골종양이라 하는데, 원발성 악성 골종양의 가장 흔한 종류는 청소년기에 호발하는 골육종이며, 다음으로 연골 육종, 소아에 흔한 유잉 육종 의 순서로 호발한다.
그 외에 비교적 드문 악성 골 종양으로는 섬유 육종, 악성 거대세포종, 척색종 등이 있다. 연부조직육종은 악성골종양보다 빈도가 많으며, 지방육종, 악성섬유조직구종, 활막육종 그리고 소아에서 호발하는 횡문근육종 등이 흔한 종류이다.
중앙암등록본부 발표자료에 따르면 2008년 우리나라의 원발성 악성 골종양 환자의 발생건수는 477명, 연부조직육종의 발생건수는 765명으로 총 1242명의 육종환자가 발생했다. 남녀의 성비는 악성골종양이 1.29:1, 연부조직육종이 1.17:1로 남자에게서 더 많이 발생했다. 외국의 자료에 의하면 약 50%의 악성 골종양 환자 및 약 20%의 연부조직육종 환자가 35세 이하에서 발생하는 등 다른 암종에 비해 비교적 젊은 나이에 호발하는 것이 특징이 있다.
◇육종의 발생원인과 예방법= 흔히 암의 발병 원인으로 알려져 있는 흡연, 잘못된 식이 습관 등은 대부분 육종과는 관련이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육종의 발병 원인으로 알려져 있는 것은 과거에 어떤 질환으로 인해 방사선 치료를 받은 경우나 암이 호발하는 신경섬유종증 I형 및 특정 질환 증후군이 있는 경우이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육종 환자에서는 이런 발병 원인을 가지고 있지 않으므로 현재로써 육종을 예방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다.
◇육종의 증상 및 징후= 악성 골종양의 증상으로 가장 흔한 것은 통증이다. 통증은 야간에 심해질 수 있고, 휴식 중에 간헐적으로 발생할 수도 있으며, 운동 시에 통증이 발생하거나 악화되는 경우 근골격계를 침범한 종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그 밖에 팔다리 근력약화, 관절의 운동 범위 감소, 팔다리가 붓는 증상 등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증상들은 대부분 비특이적이며, 증상의 강도나 빈도만으로 육종의 진행 정도를 가늠하기는 어렵다. 연부조직육종의 경우 수주 또는 수개월간 점점 커지는 혹(종괴)이 주 증상인 경우가 대부분이며, 통증이 없는 경우가 많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60%의 연부조직육종은 팔, 다리에 생기지만 20%에서는 복부에 생기는데 이때는 특이한 증상이 없어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육종의 진단= 특별한 이유 없이 팔다리 통증이 계속되거나 몸 어딘가에 혹이 만져질 경우 빠른 시일 내에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을 것을 권한다. 혈액검사 및 단순방사선검사, 핵의학검사(골 스캔), 자기공명영상(MRI) 등의 영상검사를 시행한 후 육종의 가능성이 높을 경우 조직검사(생검)로 확진한다.
육종이 조직검사로 확진된 경우 원격전이 유무를 판별하기 위한 흉부/복부의 컴퓨터 단층 촬영(CT)과 양성자 단층촬영(PET)등을 촬영해야 합니다. MRI검사는 종양의 진행단계와 수술방법을 결정하는데 매우 중요한 검사이며,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조직 검사가 필수적이다.
조직 검사에는 입원없이 간편하게 시행하는 침 생검법과 수술장에서 충분한 조직을 얻어내는 절개 생검법이 있다. 조직 검사의 방법과 위치는 나중에 시행될 사지 보존을 위한 수술적 치료를 생각해 골연부종양 전문의에 의해 판단되고 시행돼야 하며, 최종 수술을 담당할 의료진에 의해 시행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자칫 진단이 늦어지거나, 잘못된 방법의 조직검사로 인해 사지를 절단해야 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악성 골 종양 환자는 여러 분야의 전문적인 진료가 가능한 암 전문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초기에 치료할 것을 권한다. (②육종의 치료방법에서 계속)
[암 이렇게 극복하자(9)-육종암] ①육종이라는 암을 아세요?
입력 2011-01-31 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