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박규주 교수“비데 잘 사용하면 좌욕한 것 같은 효과”

입력 2011-01-31 07:38
[쿠키 건강] 비데를 사용할 때 수압과 온도를 적절히 조절해서 사용하면 항문압이 감소되는 등 좌욕을 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대장항문외과 박규주 교수는 웅진코웨이 연구진과 공동으로 항문 및 내과적 질환이 없는 성인 2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한 결과, 수압은 체온과 유사한 38도, 압력은 저압 또는 중간압력으로 하고 비데를 사용했을 때 항문압이 15~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물이 나오는 모양과 관련해서는 일직선 형태의 수류보다는 넓게 퍼지는 와이드 수류를 사용하였을 때 항문압 감소가 좀 더 효과적으로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부 제품에 포함된 빠른 배변을 위해 물의 수압을 고압으로 이용하는 소위 ‘쾌변’ 기능을 사용하는 경우 괄약근의 반사적 수축을 유발해 오히려 항문압이 상승하고 항문 조임근을 통과해 물이 직접 직장내로 유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박규주 교수는 “고압의 ‘쾌변’ 기능은 바쁘고 성질 급한 직장인들의 경우 배변시간을 단축시켜 주는 효과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항문압을 증가시켜 항문 통증을 유발할 수 있고항문 및 직장에 상처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의사들은 항문 질환이나 통증이 있을 때 온수 좌욕을 권장한다. 좌욕은 항문 조임근을 이완시켜 항문압을 감소시켜 통증을 완화시키고 항문부위의 혈액순환을 돕는다. 최근 비데 사용이 보편화 되면서 비데가 좌욕을 대신할 수 있는 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실제로 물의 온도나 수압 조건이 각 회사의 제품마다 다른 상황에서 비데를 어떤 조건에서 사용해야 좌욕과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현재까지 이루어진 바가 없었다.

박규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비데의 수압과 온도를 적정하게 설정해 사용하면 좌욕과 같은 항문압 감소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배변시 항문 괄약근이의 이완되지 않는 이상 수축으로 변비가 있는 환자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미국의 권위있는 소화기학회지 ‘Digestive Disease Week’ 와 국내 의학계의 유일한 SCI학술지인 ‘Journal of the Korean Medical Science’에 게재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