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직장인 이효정(35ㆍ여ㆍ가명)씨는 겨울 들어 식사만 하면 체한 것 같이 소화가 잘 안되고 더부룩한 느낌을 받기 일쑤였다. 특별히 잘못 먹은 음식이 없어 의아했지만, 이 증상은 한 달가량 계속됐다. 결국 병원을 찾은 이씨는 추운 날씨와 늘어난 실내생활 등으로 인한 운동부족이 소화불량의 원인이라는 말을 들었다.
이씨처럼 겨울철이 되면 소화불량증을 겪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소화불량증은 주로 위장 점막의 손상, 위액 등의 소화효소 분비의 문제 등으로 생기지만 위장 운동에 이상이 있을 때도 생길 수 있다. 위장 기능은 낮은 기온에 의해서도 떨어질 수 있으며, 신체 활동량이 너무 부족해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겨울철 추위, 왜 소화불량 부를까
기온이 낮아지면 우리 몸의 신진대사가 떨어지면서 몸의 기능이 떨어진다. 특히 하루 종일 과도한 추위에 노출됐다면 일시적으로 위장 기능이 저하돼 소화불량, 식욕감퇴, 위장장애, 변비, 설사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지나치게 낮은 온도가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줘 이 같은 증상을 불러오는 것이다. 차가운 공기에 배가 장시간 노출되면 열을 빼앗겨 소화기관으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들어 소화 기능에 이상이 생긴다는 의견도 있다.
소화기관이 건강한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의 추위에 노출되더라도 몸이 적응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오랫동안 추위에 노출된 후 음식을 먹을 때 위장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몸을 충분히 녹인 후 천천히 음식을 먹고, 되도록 소화가 잘되는 음식으로 먹는 것이 좋다.
겨울철 실내외의 급작스러운 온도차에 따른 신체의 스트레스가 원인이 돼 소화기능에 일시적으로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인체 조절기능을 담당하는 뇌 중심부의 시상하부가 실내외의 급격한 온도차에 의해 부조화를 일으킬 수 있다. 실외에서 실내로 들어올 때, 춥다고 전열기구 가까이에서 몸을 갑자기 녹이지 말고, 자연스럽게 몸의 온도를 올리도록 한다.
또 추위 그 자체가 스트레스로 작용해 소화를 방해하기도 한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면, 교감신경이 항진되어 위장으로의 혈류가 줄어들게 되고 위 활동성이 떨어지며 소화효소의 분비가 줄어들게 된다. 겨울철 외출시 최대한 따뜻하게 입어 추위로 인해 느끼는 스트레스를 줄여야 한다.
소화기 질환 전문 비에비스 나무병원 민영일 병원장은 “사람마다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위나 대장 같은 장기의 운동을 조절하는 우리 몸의 자율신경은 온도 변화에 특히 민감하다”며 “겨울에 유독 소화불량 증세가 잦다면 추위와 급격한 온도차를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겨울철 줄어든 활동량도 위장장애 원인
겨울철 추위로 인해 외출을 삼가면서 활동량이 줄어들어 위장이 제 기능을 못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위장 운동은 음식의 종류나 식사 시간 등과 더불어 사람의 활동량에도 영향을 많이 받는다. 식사 뒤에 앉아만 있거나 누워만 있으면 위장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그렇다고 식사 뒤 곧바로 과도한 활동을 하는 것은 금물이다. 식사 후에 과도한 운동을 하면 팔다리의 근육에 전달되는 혈액 양이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위장으로의 혈액 순환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민영일 원장은 “소화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식사 뒤 20~30분 정도 쉬고 난 뒤 산책 등의 가벼운 활동을 하는 것이 이롭다”며 “특히 저녁 식사 뒤에는 활동량이 더 부족해지기 쉬우므로 평소 소화불량증을 자주 겪는 사람은 가벼운 활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
추워지면 왜 소화불량이 될까
입력 2011-01-24 15: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