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훌쩍훌쩍, 콜록콜록……. 또 시작이다. 아이 콧물, 기침 소리에 부모 가슴 철렁, 한숨은 깊어진다. 겨울마다 반복되는 감기 기미가 보이자마자 엄마는 어느새 부지런히 아이 손을 잡고 병원, 약국을 드나든다. 초전에 박살내야 아이든 엄마든 고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일념으로, 기침을 하면 이미 감기에 걸렸다고 확신하고 약부터 먹이고 보는 게 엄마 마음이다. 그러나 아이 기침, 초기에 잡는 게 바람직할까?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걸까? 전문가들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입을 모은다.
◇폐의 파수꾼 기침, 급성인가 만성인가 확인 필요
기침 자체는 질환이 아니라 증상이다. 기관지나 폐에 이물질이나 가래가 끼면 사람의 몸은 이것을 밖으로 내보내기 위해 기침을 한다. 서대문 함소아한의원 김정신 원장은 “기침은 일종의 생리적 반응”이라면서 “폐는 몸 속에서 외부 기운과 소통하는 뚜껑 역할을 하는데 이 뚜껑이 상했을 때 몸이 내보내는 신호가 바로 기침”이라고 설명했다. 폐를 지키는 파수꾼인 셈이다. 하지만 강한 속도와 압력으로 인해 만성으로 기침을 하면 기도 점막이 손상돼 말초 신경이 노출되기 때문에 기도과민성이 증가한다. 즉 작은 자극에도 기침이 나오는 것이다. 이에 김정신 원장은 “아이가 기침을 한다고 서둘러 약을 먹이기보다는 급성인지 만성인지를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치료해야 할 기침인지, 지켜봐도 될 기침인지 혹은 아이 몸이나 면역 상태가 기침을 이겨 낼만한지 못한지를 판단하는 것이 급선무인 것이다.
◇기침 소리 따라 아이 질병 판가름
흔히 기침을 ‘콜록콜록’이라는 의성어로 표현하는데 실제 기침 소리는 질환에 따라 다양하다. 병원에 가기 전 기침 소리로 질환을 예상해 볼 수 있다. 다른 증상 없이 마른 기침을 자주 한다면 비염이나 호흡기 알레르기일 수 있다. 비염 때문이라면 코와 인후 주변의 점액이 목 뒤로 넘어가 간지럽기 때문에 기침을 하는 것이고 알레르기는 목을 자극하는 원인 물질로 인한 것이다. 아이가 숨 쉴 때마다 쌕쌕거리는 것은 기관지의 굵기가 좁아져 공기가 들고 나면서 소리가 나기 때문이다. 숨을 들이마실 때 소리가 나면 후두염일 수 있고, 내쉴 때 소리가 나면 기관지 천식일 수 있다. 개가 짖는 것처럼 컹컹거리거나 쉰 목소리를 내면 급성 후두염일 수 있는데 이는 심각한 증상인 만큼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한번 기침을 시작하면 멈추지 않고 소리가 크거나 그릇 깨지는 듯한 소리가 난다면 기관지염일 수 있다. 또한 기침이 3주 이상 오래 가고 밤에 심할수록 축농증, 기관지염, 폐렴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기침, 내 너를 없애마!” – 물 자주 먹고 적정 습도 유지하기
아이가 기침을 시작했을 때 간호의 원칙은 호흡곤란을 일으키지 않고 이물질을 쉽게 배출하게 돕는 것이다. 가장 먼저 따뜻한 보리차, 물 등을 자주 먹여 가래가 부드럽게 돼 쉽게 배출되게 하면 기침이 한결 잦아든다. 그러나 신 맛이 강한 귤이나 과일주스, 찬 음료는 목을 자극해 기침을 일으키기 쉬우므로 한동안 피해야 한다. 공기도 중요한데 겨울철엔 실내 난방을 하기 때문에 건조해지기 쉬우므로 가습기나 젖은 옷을 널어 적정한 습도를 맞춰주는 것이 필요하다. 자다가 기침이 심한 아이는 잠시 세워서 안아주도록 하자. 아이 가슴 가운데 부분을 하루 2회 5~10분 정도 손바닥으로 부드럽게 마사지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
김 원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평소 면역력을 키우는 일”이라며 “단순 기침감기가 감기에서 끝나지 않고 축농증, 기관지염까지 가는 것은 면역이 약한 탓”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감기, 기침을 약으로 이기는 아이들은 면역이 제대로 크지 않아 스스로 질환을 이기는 힘이 약해진다. 마치 공부를 혼자 못하고 누가 시켜야만 하는 아이와 같다”고 덧붙였다. 결국 스스로 학습이 중요하듯 스스로 치유법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아이 기침, 초기에 잡는 것이 최선입니까?”
입력 2011-01-24 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