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불량성빈혈 경구용제제, 철분제거 효과입증

입력 2011-01-19 11:13
[쿠키 건강] 치료를 위해 반복적으로 수혈을 받는 과정에서 체내에 철분이 과잉 축적돼 합병증이 나타나는 혈액질환자들에서 경구복용약 만으로 철분을 제거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조혈모세포이식센터 이종욱 교수(혈액내과)는 지난 2007년 3월부터 1년간 철분과잉축적이 있는 재생불량성빈혈 환자 116명을 경구용 철분제거제제(deferasirox)로 치료한 결과, 체내 철분과잉축적 지표인 혈청 페리틴 수치가 3254ng/mL에서 정상치범위인 1854ng/mL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재생불량성빈혈 등 혈액질환 환자들은 심각한 빈혈로 인해 적혈구 수혈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이를 반복할 경우 체내 장기에 철분이 축적돼 간경화증, 심부전, 당뇨 등의 합병증이 발생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기존에는 철분과잉축적이 있을 경우 주사 치료제를 맞아 환자들이 통증을 호소하는 등의 불편함이 있었다.

연구팀은 재생불량성빈혈 환자의 수혈의 빈도에 따라 개개인에 적합한 초기용량(10~30mg/kg/day)으로 치료한 후 3개월마다 혈청 페리틴 수치의 변화 및 부작용 등을 통해 용량을 조절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수혈횟수가 적은 환자들에서는 저용량(20mg/kg/day 미만)으로도 체내 철분 제거가 효율적으로 이뤄졌으며, 수혈횟수가 많은 환자들은 혈청 페리틴의 감소가 없는 경우 3개월마다 점차적으로 용량을 증량(20~30mg/kg/day)한 결과 1년째 혈청 페리틴이 의미있게 감소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경구용 철분제거제제 치료의 유용성을 제시했을 뿐 아니라 경구용 철분제거제제의 세계적인 표준진료지침의 기준을 세웠다고 평가했다.

이종욱 교수는 “환자 개개인의 수혈빈도, 체내 축적된 철분의 양에 따라 약제의 용량을 조절함으로써 체내 철분 제거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진 것을 확인했다”며 “지금까지는 철분 과잉축적이 있는 재생불량성빈혈 환자들을 치료할 때 현재까지 명확한 진료지침이 확립돼 있지 않았던 만큼 이번 연구가 철제거요법(Iron Chelation)의 표준진료지침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해 혈액학 분야 권위있는 저널인 ‘Blood’ 11월호에 게재됐다.

한편, 국내 재생불량성빈혈의 유병률은 인구 100만명당 5.1명으로 유럽의 2명보다 2배 이상 높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