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남녀 18.67% 위장질환 10년 만에 처음 의료기관 방문
[쿠키 건강] “배 아프고 열이나니 어떡할까요? 어느 어느 병원에 가야 될까요” 누구나 따라 할 수 있을 만큼 잘 알려진 동요의 일부이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배 아프고 열이 나면 빨리 오세요. 여기는 소아과 병원입니다”라고 이어지는 2절은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어려서부터 아픈 곳이 있으면 병원에 가는 것이라고 배웠지만 시간이 지나며 점차 잊게 되는 바쁜 일상의 모습인 듯 하다. 물론, 병원이나 약에 의존도가 높은 경우 약물 오남용의 위험이나 건강염려증으로 비춰질 수 있으나 그 보다 무서운 것은 건강에 대한 불감증일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전국민 암 검진 수검형태 조사(2009)에 따르면 “위암 검진 대상자로써 검진을 받지 않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약 53%가 “건강하기 때문”이라 답한 것으로 나타나 우리나라 사람들의 건강, 특히 위장에 대한 자신감이 얼마나 큰지 알려준 바 있다.
위장전문 위담한방병원의 지난해 12월 위장질환 치료를 위해 내원한 성인환자 300명의 초진결과의 분석이 암 앞에서도 무조건 당당한 한국인의 위장건강 불감증을 뒷받침 하고 있다.
최초 위장질환이 발병한 시기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중 34.53%(104명)가 “10년 이상 됐다”고 했고, 27.34%(82명)가 “2년 사이 발병했다”고 답했다. 이어 13.67%(41명)가 “10년 미만” 이라고 답한 반면 비교적 최근인 “6개월 사이 위장질환이 발병했다”는 응답자는 7.91%(24명) 그쳐 대부분 만성적인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초진 결과 분석에서 눈에 띄는 것은 위장질환의 치료 시점과 치료 기간이다. 위장질환 치료를 위해 처음 의료기관을 방문한 시점을 묻자(양, 한방 등 전문 의료기관 포함) 18.67%(56명)에 해당하는 응답자는 “10년 이상 질환이 지속된 후 처음 치료를 받았다”고 답해 충격을 주었다. 한국인이 갖고 있는 위장에 건강에 대한 자신감이 무관심 이었음을 알 수 있는 결과이다.
또한 발병 후 3년 사이 치료를 시작한 경우가 25.67%(77명), 5년 사이가 12.67%(38명)에 달하였으나, 조기치료에 해당하는 6개월 이내 의료기관을 방문한 사람은 25.67%(77명) 뿐인 것으로 조사됐다.
뿐만 아니라 의료기관을 찾더라도 치료 기간 역시 22.58%(68명)는 1개월 이하, 21.51%(64명)가 3개월 이하로 치료를 받았다. 특히, 1주일 이하로 치료를 받은 경우가 17.74%(53명)으로 나타나 통증으로 고통을 받더라도 치료를 위해 투자하는 시간이 매우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위담한방병원 최서형 대표원장은 “영양 공급의 최전방을 담당하는 위장기관을 사람들은 단순히 밥통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결과로 오랜 통증으로 인해 전문의료기관을 찾더라도 일시적으로 통증이 완화되면 치료를 중단해 결국 재발과 증상의 심화 등 악순환을 일으키게 되는 원인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기검진과 조기치료가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쉽게 말하고 듣는 쉬운 사실이지만, 따르기엔 많은 제약과 어려움이 따르는 것이 사실이다.
최 원장은 “위장뿐 아니라 신체의 모든 곳에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통증이나 증상을 방치하지 말고 전문의의 상담을 통해 올바른 치료법과 대처 등을 알아두는 것이 현명하다”며 “생활습관에 따라 위장의 건강은 바뀔 수 있으며, 위장의 건강은 신체의 건강을 체크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되는 중요한 기관임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얼마나 아파야 병원 찾을까?
입력 2011-01-18 1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