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연일 계속되는 추위가 사람들의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는 가운데 각종 바이러스성 질환 역시 한파 못지않은 위력을 떨치며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겨울철에는 실내외 온도차가 크고 추운 날씨로 인해 운동을 잘 하지 않는 탓에 특정 바이러스의 전파가 쉽게 일어날 수 있다. 또 이러한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경우 노인이나 영유아, 만성질환자들의 경우 중증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최원석 교수는 “시기에 따라 유행하는 바이러스의 종류가 다르며 겨울철에는 독감, 장염 등 다양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바이러스가 유행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감기와 독감은 서로 다른 질환
겨울철이 되면 열이 나고 기침을 하는 등 급성호흡기 감염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이 급증한다. 보통 가벼운 호흡기증상과 발열이 있는 경우를 감기라 하고 증상이 심하면 독감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지만 의학적으로 감기와 독감은 서로 다른 질환이다.
감기는 가벼운 급성상기도 감염질환을 총칭해 이르는 말로 주된 증상은 콧물, 재채기, 인후통, 기침 등이며 라이노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등 다양한 바이러스와 일부 세균이 원인이다. 감기의 원인 바이러스들은 대부분 연중 감염을 유발하지만 아데노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 RS바이러스는 겨울철에 더 많이 유행하는 양상을 띤다.
이에 비해 흔히 독감이라 불리는 인플루엔자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기침, 인후통 등 호흡기 증상이 일반적 감기와 유사하게 나타날 수 있지만 갑자기 생기는 고열과 근육통 등 전신적 증상이 감기와는 다소 다르게 나타난다. 다만 감기나 인플루엔자 감염의 증상은 개인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심해 증상만으로 감별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인플루엔자는 늦가을부터 초봄까지 주로 유행한다.
감기는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는 한 대부분 휴식과 수분 섭취 등 대증요법으로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 인플루엔자의 경우 면역력이 저하돼 있는 고위험자나 중증환자는 질병 초기에 항바이러스제의 사용이 필요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감기와 마찬가지로 휴식과 수분 섭취 등의 대증요법으로 충분히 회복된다.
항생제는 세균에 의한 감염질환을 치료하는 약이기 때문에 세균성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는 한 감기나 인플루엔자와 같은 바이러스성 감염질환에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감기나 인플루엔자는 겨울철에 주로 유행하지만 단지 날씨가 추워진다고 해서 발생하는 질환은 아니다. 발병원인이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손씻기 등 개인위생수칙을 잘 지키면 예방할 수 있으며 백신을 통해서도 예방이 가능하다. 매년 9~12월 중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고 특히 노인이나 영유아, 만성질환자와 같은 고위험자는 반드시 접종 받아야 한다.
◇겨울철에 식중독을 주의하라고?
식중독은 여름에만 발생하는 질환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겨울에 특히 문제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성 식중독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노로바이러스는 겨울철 식중독의 대표적인 원인바이러스다. 노로바이러스는 기온이 낮을수록 오래 살아남는 특징이 있으며 전염력이 강해 소량의 바이러스로도 쉽게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경우 건강한 성인은 메스꺼움, 복통, 설사 정도의 증상만 보이기도 하지만 면역력이 약한 노인이나 만성질환자, 영유아의 경우 보다 심한 증상이나 다른 합병증을 겪기도 한다.
겨울철 소화기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바이러스로는 로타바이러스도 있다. 로타바이러스는 6~24개월 유아에게 위장관염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바이러스다. 또 대부분의 소아가 5세 이전에 감염을 경험할 정도로 전염력이 매우 강하며 재감염도 흔하다.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발열,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심한 설사가 지속되면 중증탈수가 발생할 수 있다.
◇철저한 개인위생·규착적 생활로 겨울을 건강하게
바이러스성 질환의 가장 좋은 예방법은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며 그 중 손씻기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예방법이다. 손을 씻을 때에는 흐르는 물에 15초 이상 씻도록 하고 물로만 씻기보다는 비누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또 손가락 사이나 손톱 밑처럼 소홀하기 쉬운 부분까지 꼼꼼하게 씻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재채기나 기침을 할 경우 휴지로 입과 코를 가려야 하며 사용한 휴지는 바로 휴지통에 버리고 이때도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손으로 눈, 코, 입을 자주 만지지 않는 것이 좋으며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도 바이러스성 질환 예방에 있어 중요하다. 겨울이라고 실내에만 있기 보다는 적절한 운동과 생활리듬이 깨지지 않도록 생활하는 것이 좋다. 흡연과 음주는 가급적 삼가하고 균형 잡힌 식사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환기를 자주 하고 실내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도 바이러스성 질환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창연 의약전문기자 chyjo@kmib.co.kr
<도움말 :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최원석 교수>
추우면 바이러스가 활동하지 않는다고? 천만에!
입력 2011-01-17 1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