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정년을 앞둔 박천석(54) 씨는 요즘 어깨통증 때문에 고민이다. 밤잠을 설칠 만큼 괴로운 어깨통증은 시간이 갈수록 심해졌다. 50대쯤 온다는 오십견인가 싶어 운동기구를 통해 어깨 운동을 하기 시작했지만 통증이 더욱 심해져 결국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회전근개 파열로 나타났다. 노화와 퇴행에 의해 회전근개가 약해진 상태에서 무리한 운동을 반복해 회전근개 일부가 끊어진 것이다.
◇엄연히 다른 오십견과 회전근개 질환
오십견과 회전근개 파열은 똑같이 어깨통증을 일으키지만 서로 다른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어깨통증을 느끼게 되면 과도한 업무와 피로에 의해 일시적으로 통증이 발생했으려니 생각하거나 오십견으로 오인해 간단히 여기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정작 오십견인 경우는 드물고 어깨힘줄이 끊어지는 회전근개 손상을 포함한 다양한 원인들이 대부분이다.
바른세상병원은 지난 한 해 동안 방문환자들을 조사해 본 결과 어깨통증을 호소해 내원한 환자 1만명 중 석회성건염, 충돌증후군 등을 포함한 회전근개 질환이 약 85%로 나타난 반면 오십견의 경우는 15%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오십견은 어깨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주머니인 관절낭에 염증이 생겨 붓고 아프다가 섬유화돼 어깨가 굳어버리는 유착성 관절낭염이다. 노화를 주원인으로 꼽을 수 있으며 어깨가 굳어져 팔을 올리려고 해도 올라가지 않는다.
하지만 회전근개 손상은 다르다. 어깨를 회전할 수 있도록 어깨뼈 바로 아래에 위치한, 팔을 들고 돌릴 수 있도록 해주는 힘줄인 회전근개가 반복적인 충격을 받아 닳아서 찢어지는 질환이다. 나이든 사람은 반복된 충격이나 마모에 의해, 젊은 사람은 무리한 힘을 쓰다가 발생한다. 팔을 올릴 때는 극심한 통증이 있다가도 팔을 완전히 들어올리면 통증이 사라진다는 차이가 있다.
◇회전근개 손상되면 운동은 오히려 위험해
보통 오십견은 운동과 재활치료만으로도 회복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어깨통증이 있는 사람은 스스로 오십견이라고 판단하고 어깨운동을 하면 낫겠거니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어깨통증의 원인이 회전근개 손상인 경우 운동을 자주하면 오히려 어깨힘줄을 손상시켜 더 큰 문제가 된다. 따라서 어깨에 잦은 통증이 느껴지면 전문의의 진단을 통해 정확한 병명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보존치료 우선, 파열 시 수술로 복원
효과적 치료법으로는 흔히 관절내시경 시술을 적용하는데 직경 4mm의 작은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끊어진 힘줄을 봉합사로 꿰매 붙인 다음 봉합 부위와 힘줄을 다시 묶어주는 회전근개 복원술을 시행할 수 있다. 바른세상병원 여우진 원장은 “회전근개에 파열이 발생하면 한번 파열된 후 점차 손상범위가 커지기 때문에 수술을 통해 복원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힘줄이 완전히 끊어지지 않은 상태라면 수술 대신 주사나 물리치료와 같은 보존적 치료가 가능하다. 특히 체외충격파를 이용한 치료는 시술시간도 짧고 2~3회 정도만 치료를 해도 효과를 볼 수 있어 많은 환자들이 선호하고 있다.
이처럼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 치료 없이 방치하거나 혼자만의 생각으로 질환을 판단해서는 안된다.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원인을 밝혀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많은 사람들이 팔이 뒤로 돌려지지 않을 경우 그냥 놔두면 굳어진다고 생각해 아픈 것을 참아가며 억지로 팔을 뒤로 꺾고 올려보는데 이런 행동은 통증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여 원장은 “어깨에 통증이 있는 채로 운동할 때는 고통이 느껴지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창연 의약전문기자 chyjo@kmib.co.kr
어깨 아프면 무조건 오십견이라고?···회전근개손상 의심해야
입력 2011-01-12 1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