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에 ‘악’다문 이, 치아건강에도 ‘악(惡)’

입력 2011-01-12 13:04
[쿠키 건강] 이번 겨울은 유난히도 춥다. 삼한사온이란 말이 적용되지 않는 올 추위에 사람들은 덜덜 떨며 너도나도 보온에 신경을 쓴다. 따뜻한 옷과 털모자, 목도리, 장갑 등으로 온 몸을 꽁꽁 싸매며 집을 나선다. 이렇게 바람 하나 들어올 곳 없이 꽁꽁 싸매도 추위에 노출되는 곳이 있으니 바로 치아다. 찬바람에 치아도 시리고, 추위에 이를 악물다 보면 턱도 아프고…. 이와 관련해 이즈치과네트워크 강남이즈치과 유상훈 대표원장은 “계절에 관계없이 치아 관리를 해야 하지만 겨울이면 특별히 유념해야 할 점이 있다”고 충고한다. 겨울철 치아 관리, 어떤 점들이 있을까?

◇겨울철 찬바람에 ‘시큰시큰’ 시린 이, 치주염 신호

추운 날 외출을 하게 되면 낮은 기온이나 차가운 바람 때문인지 치아까지 시린 경우가 종종 있다. 많은 이들이 단순히 추운 날씨 때문에 치아까지 시린 것이라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치아가 시린 증상은 날씨보다 치주질환이나 충치 등에 의해 생길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가 시리다면 치과를 찾아 검진을 받고 치료를 받아야 더 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만약 이 시림 증상이 2주 이상 계속된다면 이미 치아를 감싸는 법랑질이 많이 파괴된 상태이거나 잇몸에 염증이 어느 정도 생겼다는 것이다. 이를 계속 방치하면 충치와 치주질환, 잇몸염증 심화 등으로 발전할 수 있는 만큼 서둘러 치과를 방문하는 것이 좋다.

◇겨울철 수많은 세균들, 충치 주의보

추운 날씨에는 실내 생활이 많아지고, 외출 시 마스크를 사용하게 되기 때문에 입안에는 수많은 세균들이 번식하게 된다. 이 세균들은 치아에 남아있는 음식물 속의 당분을 산으로 분해하면서 치아를 녹여 충치를 만든다. 또한 겨울철 간식의 판매량이 증가하는데 겨울철 간식인 호떡, 붕어빵, 호빵, 떡볶이 등은 아이스크림보다 단당류가 많이 포함돼 있고, 입안에 오래 남고 치아에 달라붙기 쉬워 충치가 생길 확률이 높다. 따라서 식후에는 치아와 치아 사이, 치아와 잇몸 사이 등을 꼼꼼히 신경 써서 닦아줘야 한다.

◇하얀 설원 위의 스포츠, 치아 파절 주의

추운 겨울에만 즐길 수 있는 스포츠, 바로 스키, 스노우보드 등 겨울 스포츠를 즐기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충돌의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어 주의가 필요한데, 실제로 충돌로 인해 치아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하는 이들도 많다. 치아 파절은 완전히 쪼개지기도 하지만 금만 간 경우도 있다. 금이 간 치아를 방치하면 점점 균열이 진행돼 치수염이 생기거나 괴사돼 치아색이 어둡게 변할 수 있다. 또한 치아의 끝부분이 조금 부러진 경우에는 부러진 부분을 복합 레진을 이용해 때워주면 된다. 하지만 파절된 부위가 크다면 신경치료를 하거나 심하게는 치아를 도저히 살릴 수 없어 발치 후에 임플란트를 심어야 한다. 더군다나 빠진 치아를 그대로 방치하면, 음식물 섭취에 불편할 뿐 아니라, 치아 배열이 흐트러지면서 부정교합 및 턱관절 장애, 심하게는 편두통으로까지 증상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 한편 치아가 완전히 빠졌어도 치근막이 살아 있다면 보통 1시간 이내에 다시 심어 치아를 살릴 수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빠진 치아를 챙기는 것 역시 잊으면 안 된다.

◇춥다고 치아 악무는 습관, 턱관절 장애 큰 영향

날씨가 추워지면 사람의 몸은 근육을 수축시켜 열을 발생시킨다. 이때 턱 근육도 수축되는데, 춥다고 무의식중에 이를 과도하게 꽉 물게 된다. 하지만 이런 습관은 턱관절 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임플란트를 한 경우에는 이러한 습관이 임플란트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에 유상훈 대표원장은 “임플란트를 심은 지 일정기간이 지나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하더라도 과도한 힘이 걸리게 되면 임플란트 뿐만 아니라 그 위의 인공치아에도 무리가 갈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며 “춥다고 해서 이를 악무는 습관은 삼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외출을 할 때는 목도리나 마스크로 추위를 막아주며 평상시 입을 다물고 있을 때도 이를 딱 다물고 있는 것 보다는 입술 안에서 살짝 벌리고 있는 것이 좋다. 또한 취침 전 따뜻한 수건으로 1회 20분 정도의 온찜질을 해줘 턱 관절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