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차면 ‘생리통’도 심해져요” … 원인은 ‘냉적’

입력 2011-01-11 12:46
[쿠키 건강] #2년 전 쌍둥이엄마가 된 옥현경 씨(34). 아이를 낳기 전부터 생리통이 유독 심해 진통제 없이는 버티기 힘들 정도였다. 검사해 봐도 특별한 문제가 없어 생리할 때마다 진통제를 먹으면서 버텼다. 옥 씨는 결혼해 아이를 낳고 나면 생리통이 줄어든다는 이야기에 희망을 가졌지만 아이를 낳고 나서도 생리통은 여전했다.

한의학에서는 몸속의 찬 기운이 뭉쳐 체내에 쌓여 있는 상태를 ‘냉적’이라고 한다. 이는 자궁·위장·대장이 차가워 혈액이 제대로 순환되지 않고 탄력성이 떨어지면서 자궁과 장이 딱딱하게 굳어진 상태를 말한다.

이처럼 몸속에 찬 기운이 쌓이는 까닭은 혈액순환장애가 주원인이다. 사람의 몸이 따뜻한 체온을 유지하는 것은 바로 혈액 때문이다. 보일러파이프에 따뜻한 물이 돌면서 난방을 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하지만 신진대사를 하는 동안 발생하는 노폐물이 혈관벽이나 근섬유에 쌓여 통로가 좁아지는 경우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몸이 차가워지게 된다. 몸이 차가워지면 혈액 속에서 일하는 온열세포들의 활동성이 떨어지고 장기의 움직임에도 영향을 끼치게 되면서 건강이 안 좋아지는 것이다.

배가 차가워 자궁의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면 생리할 때 이뤄지는 자궁의 근육운동이 어려워져 생리통이 심해지고 어혈로 인해 혈액이 정체되면서 자궁내막증, 자궁근종 등 여성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차갑고 습기차고 탁한 환경으로 자궁에 노폐물 및 독소가 많아짐으로써 불임이 올 수도 있다. 또 아랫배에 차가운 기운이 뭉쳐 딱딱하게 굳어지면 성욕이 없고 질 분비물도 적어 불감증이 생기게 되며 복부비만이 되기도 쉽다.

이 경우 아랫배를 따뜻하게 해주는 치료를 하면 자궁을 비롯해 장의 운동성이 증가돼 노폐물 배설을 촉진, 변비와 생리질환이 감소되는 것을 느낄 수 있고 기혈순환장애로 인한 복부비만이나 하체비만이 해소되기도 한다.

냉적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몸 안에 정체된 차갑고 습한 기운을 없애는데 주력해야 한다. 냉적을 극복하는 생활요법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우선 찬 음식, 인스턴트, 패스트푸드, 밀가루음식 등은 소화기능을 떨어뜨리고 아랫배를 차게 할 수 있어 삼간다. 또 술·담배를 멀리 하고 몸을 차갑게 하면서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배꼽티, 미니스커트, 꽉 끼는 청바지 등의 착용을 피한다.

근심과 걱정은 기혈의 순환을 방해하고 대사기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취미활동이나 운동 등을 통해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도록 조절해야 한다. 또 자연유산이나 소파수술이 잦으면 자궁이 약해지면서 아랫배가 차가워질 수 있어 초기에 적극적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미메이비한의원 김재관 원장은 “냉적을 해결하기 위한 한방치료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중 좌훈요법은 하복부의 정체된 혈액을 활성화시켜 체온의 불균형상태를 개선해 주는 효과가 있다”며 “운동요법과 달리 심장에 무리를 주지 않고 우리 몸의 체온조절시스템을 이용한 혈액순환법이라 권장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창연 의약전문기자 chy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