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선환자 삶의 질 만성질환자만큼 낮아

입력 2011-01-07 18:25
[쿠키 건강] 겨울철 추위 걱정보다는 피부걱정이 우선인 건선환자. 단순히 피부가 상해서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한 삶의 질 저하가 더 큰 걱정거리다.

건선은 피부의 죽은 세포가 떨어지기 전 새 피부 세포가 과잉 증식해 피부가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는 질환. 원인은 춥고 건전한 날씨 탓이다.

좁쌀 같은 붉은 반점이 나타나다가 차츰 부위가 커지며 하얀 비늘과 같은 각질이 겹겹이 쌓이는데, 주로 피부자극이 있는 무릎이나 팔꿈치, 엉덩이, 머리 등에 발생한다.

문제는 얼굴로 번지는 경우도 있어 사회생활과 관련한 삶의 질이 낮아져 단순한 피부질환으로 보기 어렵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피부과 김광중 교수도 “건선은 만성적으로 재발하는 대표적 피부질환으로 건선의 피부 면적보다도 삶의 질 수준 정도가 건선의 경중도를 더 잘 반영한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로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크다고 설명하고 있다.

김 교수는 "당뇨, 암 또는 심혈관계 질환들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과 동등한 정도의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도 있다. 심지어 자살까지 한 경우도 있을 만큼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건선환자와 정상인의 삶의 질을 비교하기 위해 2007년 10월부터 2009년 12월까지 한림대학교성심병원을 방문한 건선환자 138명을 대상으로 삶의 질과 관련한 비교조사 연구를 실시했다.

세계보건기구 삶의 질 평가척도(WHOQOL)를 이용해 조사한 결과, 100점을 만점으로 했을 때 정상인은 76.5점, 건선환자는 82.3점이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삶의 질에서 5점 이상 차이는 상당하다.

이밖에 기능적 및 감정적 측면에서도 건선환자의 삶의 질은 떨어져 있었다. 삶의 질을 측정하는 SKINDEX-29(점수가 낮을 수록 삶의 질 높음)를 이용해 다른 피부질환자와 비교한 결과, 건선환자는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 심각한 문제는 잘 낫지 않고 치료하기 까다로와 불치병으로 생각하고 방치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건선을 적절하게 치료할 경우 건선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면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이는 치료 후 삶의 질 점수가 증가한 사실에서도 알 수 있다. 김 교수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치료 전과 치료 16주 후의 삶의 질을 비교해 본 결과 WHOQOL에서는 8.7점이 향상, SKINDEX-29에서는 13.7점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와 불안증상, 우울증상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건선 환자는 물론 보호자, 건선을 치료하는 의사들 모두 건선환자가 겪고 있는 삶의 질과 스트레스를 이해해준다면 건선환자의 삶의 질이 높아져 보다 빠른 건선의 완치가 가능해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메디칼트리뷴 김준호 기자 jkim30@medical-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