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2011년 새해가 밝았지만 결혼 5년차 주부 이모씨(35)의 마음은 그리 밝지 못하다. 작년 연초부터기대했던 아기소식이 결국 한 해가 지나도록 없었기 때문이다. 아기에 대한 스트레스로 우울증까지 생겨 새해를 맞는 것이 이제는 무섭기까지 하다. 하지만 스트레스나 우울감이 오히려 더 난임을 초래할 수 있다는 말에 올해에는 남편과 함께 난임전문병원을 찾아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찾아볼 생각이다.
새로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는 시점에 난임부부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진다. 아기에 대한 스트레스가 한층 더 커지기 때문이다. 특별한 문제가 없는 일반인이라도 겨울철만 되면 활동량이 줄어들어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는 때, 난임부부들은 특히 임신 실패로 인한 좌절 후 새해까지 겹치면서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우울증에 더욱 빠지기 쉽다.
난임 문제를 가진 사람의 스트레스는 암진단을 받은 환자의 스트레스 정도와 유사한 것으로 상당한 정신적 고통이 수반된다.
과도한 우울감과 스트레스는 남녀의 신체에도 영향을 미쳐 임신이 더 불리해진다. 여성의 경우 뇌하수체가 스트레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배란장애 및 나팔관이나 자궁경련을 유발하고 유즙 분비 호르몬이 상승되면서 난자질의 저하를 가져온다. 남성 역시 발기부전이나 정자생성을 방해받는 원인으로 작용해 난임을 초래할 수 있다.
난임치료 전문 마리아병원의 이원돈 원장은 “난임은 단순한 몸의 질병이 아니라 마음까지 힘들고 지치게 만드는 마음의 병이기도 하다. 따라서 기술적인 치료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우울과 불안까지 치유할 수 있는 전인적인 방법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 통계상 가임연령대에서 10~15% 정도가 난임인구로 분류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난임에 대한 치료법이 발전되고 충분히 극복가능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적극적으로 전문 의료기관을 찾는 난임부부들이 늘고 있다.
난임 전문병원에서는 치료의 한 축으로써 난임부부들의 스트레스 해소와 심신안정을 돕기 위한 심신의학프로그램도 마련해 놓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마리아플러스병원은 지난 2008년부터 심신의학센터를 개설하고 시술 환자를 대상으로 스트레스 조절을 위한 웃음치료, 음악치료, 영양상담, 심리상담, 요가 및 부부마사지, 댄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마리아플러스병원 정재훈 원장은 “난임에 대해 임신이 안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은 버리고 긍정적인 사고와 여유로운 마음을 갖는 게 중요하다. 난임 강의 등을 통해 난임의 원인과 인공수정, 시험관아기 등 치료방법에 대한 정보를 잘 숙지하고,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과 지속적으로 모임을 갖는 등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난임 우울감과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규봉 기자 ckb@kmib.co.kr
‘토끼띠 아기’ 원하는 난임부부들, 새해에는…
입력 2011-01-07 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