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박인기 경희의료원 안과 교수
[쿠키 건강칼럼] 신생아는 빛을 느끼고 큰 물체가 있는 것을 알아보는 정도로 시력이 나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시력이 향상돼 만 8세경에 시력발달이 완성된다. 하지만 이러한 시력의 발달은 눈이 정상일 때 진행되는 것이고 아이가 어떤 이유에서든 눈을 정상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면 시력의 발달 또한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따라서 어린이 눈질환은 꼭 조기에 발견해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
선천성 이상이 있어도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하면 최종 시력이 비교적 좋은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진단 및 치료 시기가 늦어지면 최종 시력이 나쁘게 되기 때문에 신생아 시기에 선천성 백내장 등의 선천성 이상이 있는지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특히 조산 등으로 아이가 체중 미달로 태어나는 경우에는 미숙아망막증이 생길 수도 있으며 근시, 난시 등의 이상이 있을 가능성도 정상 아이보다 훨씬 높다.
어른 수준의 시력검사는 만 4세 정도가 돼야 가능하지만 기본적인 안과검사는 어린이의 나이에 관계없이 언제나 가능하기 때문에 안과적으로 이상이 있다고 생각되는 경우에는 언제라도 안과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특히 다음과 같은 소견을 보이는 경우에는 가능한 빨리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
- 생후 3~4개월이 지나도 눈을 잘 맞추지 못할 때
- 눈동자(동공)의 색깔이 이상할 때
- 한쪽 눈을 감거나 눈의 위치가 이상할 때
- 고개를 기울이거나 옆으로 돌려서 볼 때
- 빛을 잘 보지 못하고 눈부셔 할 때
- 물건, 책, TV 등에 너무 가까이 다가가서 볼 때
- 미숙아
- 유전질환/눈에 관련된 질환의 가족력
아무런 이상소견이 보이지 않는 경우에도 만 3세가 되면 시력을 포함한 1차적인 안과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고, 이후에는 1년에 2번씩 정기적으로 안과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안과에서 흔히 접하게 되는 안타까운 경우는 어린이가 학교에 입학한 후 시행한 시력검사에서 한쪽 눈의 시력이 나쁘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돼 안과에 와서 한쪽 눈의 원시나 심한 근시 등으로 시력발달이 안된 약시가 발견되는 경우다. 한 눈이 보이지 않아도 반대쪽 눈의 시력이 좋으면 일상생활에 큰 불편이 없기 때문에 한쪽 눈의 시력이 나쁜 것을 조기에 발견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특히 유아는 눈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먼저 말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기 때문에 유아의 시력이 정상적으로 발달하고 있는지를 정기적으로 검사해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원시나 난시가 심하더라도 일찍 발견해 조기에 교정하면 시력이 잘 나오지만, 덜 심한 경우라도 늦게 발견되면 교정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어린이가 다음과 같은 증상을 보이면 시력저하를 의심하고 안과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 눈을 찡그린다.
- 자주 눈을 비빈다.
- TV를 가까이서 본다.
- 독서를 하거나 그림을 그리는데 끈기가 없고 싫증을 잘 낸다.
- 집중력이나 침착성이 떨어진다.
- 빈번히 두통을 호소한다.
- 자주 넘어진다.
- 머리를 한쪽 방향으로 기울이고 물체를 본다.
어린이의 눈 건강을 위해 다음과 같은 수칙도 기억하면 좋다.
- 늦어도 만 3세까지는 안과검사 시행
- 1년에 2번 정기적인 안과검사 실시
- 적당한 조명과 바른 독서습관
- 정확한 안경처방과 착용
- 청결한 개인위생
- 균형 잡힌 식사와 적당한 운동
- 부모의 지속적인 관심
[신년기획/어린이건강④] 우리아이 눈건강 지키기
입력 2011-01-05 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