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우리가 치료의 과정으로 먹는 약들.
처방 받은 그 자체로 복용하는 사람들이 더 많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약을 변형해서 복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강미순 / 서울시 쌍문동
“아이들이 어려서 (약을) 삼키기 힘들 때 가루로 해 달라고 하면 해 주거든요.”
인터뷰) 박소영 / 서울시 미아동
“(알약) 하나가 너무 크다 이럴 때 잘라서 먹어본 적은 있죠.”
“잘라서 먹거나 으깨서 먹으면 부작용이 있다는 것은 알고 계셨나요?
- 아니요. 약국에서 그런 얘기 한 적 없는 것 같은데요.”
약이 몸 안에서 흡수되기 위해서는 먼저 부서지고, 약물이 빠져 나오고, 위장 벽을 통과해 흡수되기 좋은 부위까지 도달해야 하는데 각각의 단계에 걸리는 시간을 조절하는 것이 약효를 결정하는 중요한 열쇠입니다.
약이 코팅되어 있거나 캡슐에 들어있는 까닭, 약의 외형이 각기 다른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인터뷰) 박근화 연구원 / 대웅제약 임상팀
“(약의) 외형을 결정하는 방법은 임상을 통해서 이뤄지는데요. 약을 먹고 몸 속에 들어가면 몸에서 퍼지는 속도 등을 고려하여 코팅이나 캡슐, 정제 같은 외형을 결정합니다.”
하지만 알약을 먹기 불편하다는 이유로 으깨 먹거나 캡슐을 열어 속에 든 약만 복용하는 경우 식도나 위장에 자극을 주고, 서서히 흡수돼야 할 약효가 한꺼번에 흡수 돼 경련이나 호흡마비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특히 매일 먹어야 하는 혈압 약이나 심장 약,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등은 하루에 여러 번 먹는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24시간 동안 서서히 약효가 방출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약 이름에 ER이나 XL, CR같은 글자가 적혀있는 약들로, 이런 약들은 더더욱 변형해서 먹으면 안됩니다.
인터뷰) 송연화 / 약사
“효과가 나타나는 농도보다 너무 많은 약이 한꺼번에 들어오면 그 약이 작용해야 할 부위에 있는 약들은 효과를 나타내고, 너무 많이 들어온 약들은 다른 곳에 가서 부작용을 일으키게 됩니다. 경련이 일어난다든지 호흡마비가 일어난다든지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또, 흔히 복용하는 진통제는 서서히 방출되는 정제라는 의미에서 서방정 이라 부르는데, 반으로 선이 그어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은 한쪽 부분은 빨리 작용해 진정 효과를 주고, 나머지 부분은 서서히 작용해 장시간 약효가 지속되게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반으로 나눠 먹어서는 안됩니다.
약물 복용에 대한 상식 하나 더.
보통 약국에서 약을 제조하면 식후 30분 후에 먹으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때문에 식사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약 복용을 거르는 경우가 많은데, 약은 기본적으로 빈 속에 더 잘 작용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인터뷰) 송연화 / 약사
“(약을) 실험할 때는 건강한 분들을 대상으로 빈 속에 실험을 합니다. 약 상자에 ‘이 약은 500mg을 하루 3번, 6시간마다 드십시오’ 이렇게 표기되어 있는 경우라면 빈 속에 먹었을 때를 기준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빈 속에 드시는 게 가장 좋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약을 먹기 곤란한 사람은 같은 성분의 패치나 시럽 같은 대체 의약품을 따로 처방 받아 먹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약물을 복용할 때는 의사와 약사의 지도에 따라 복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우리 몸을 더욱 잘 치료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쿠키뉴스 김태일 입니다. detail@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