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유난히 올해는 크고 작은 식품 이물질 사고가 많은 해였다. 굳이 식품업체 무슨 제품에서 어떤 이물질이 나왔다고 지난 사실들을 꺼내지 않아도 이미 소비자들은 식품 이물질에 대해 민감하다. 어떤 제품에 어떤 이물질이 나왔는지는 연말연시 술자리 모임에만 가 봐도 이미 좋은 안주거리가 돼 회자된다.
하지만 원래 식품 이물질 사고는 예전부터 아주 잦았다. 단지 그간 관리·감독의 체계가 없어 소비자들에게 전달되지 않은 것뿐이다. 2009년까지는 식품에서 이물질 사고가 보고 돼도 식품업체가 이를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에 보고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더 이상 식품 이물질 사고를 간과할 수 없었던 식약청은 이물 신고 센터를 마련하고 업체에도 이물 사고가 있을 경우 식품당국에 보고할 것을 의무화했다.
때문에 올해 2010년부터는 식품당국이 허술한 관리·감독을 보완하고 체계적인 식품 이물질 관리에 나선 터라 이에 대한 언론 보도도 유난히 많았다. 식품사고가 잦은 것처럼 보일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한데, 이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실로 뜨거웠다.
옛말에 ‘먹는 것 가지고 장난치는 이는 가히 사람으로 치부 하지 않는다’했다. 식품 사고가 터질 때면 으레 해당 업체는 홍역 아닌 홍역을 치르게 됐고, 언론은 마치 엄청나게 큰일이라도 난 듯 초각을 다투는 보도경쟁을 펼쳤다. 불과 몇 년 전 이물질 보고 체계가 없었던 때와는 차원이 달랐다.
한편으로는 좀 더 깨끗하고 무공해한 식품을 먹을 수 있어 소비자들에게는 식품 아이큐가 높아지는 고무적인 현상이기도 했다. 그러나 폐해도 만만치 않다. 식품업체의 광고 수주를 목적으로 한 언론의 악의적인 보도, 블랙 컨슈머(Black Consumer)의 증가, 식품 먹을거리에 대한 신뢰도 하락 등이 그것이다.
2011년이라고 올해 소비자와 식품업체가 겪은 이물질 사고가 전개되지 않으란 법은 없다. 단지 당부하고 싶은 것은 식품 이물질 사고가 식약청에 의해 체계적으로 관리되기 전까지는 이 정도로 호들갑 떨지 않았다. 이미 수업료를 낸 만큼 이제는 차분하게 대처하는 의연함을 갖출 때다. ckb@kmib.co.kr
[기자의 눈/조규봉] 식품 이물질에 대한 소비자의 자세
입력 2010-12-30 14: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