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엔 ‘나이’ 거꾸로 먹어볼까

입력 2010-12-27 16:12
[쿠키 건강] 통계청이 발표한 ‘2009년 생명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남자와 여자의 기대수명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치보다 높은 77세, 83.8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기대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만성질환으로 인한 노인의료비도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10년 3분기 진료비통계지표’에 따르면 노인 진료비가 전체의 31.6%인 10조2600억 원을 차지했다.

서울시북부노인병원이 지난 2006년 5월부터 2010년 5월까지 5년 동안 외래를 이용한 65세 이상 노인 환자 34만4774명을 분석한 결과 1인당 평균 4.3개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주로 당뇨병, 고혈압, 관절염, 심장질환 등을 앓고 있었으며, 치매, 우울증, 불안장애 등 정신과 질환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었다.

기대수명까지 건강한 노년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평소 만성질환 관리를 위한 헬스테크가 필요하다. 젊어서부터 헬스테크를 시작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만성질환이 발견됐더라도 바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2011년 새해를 맞아 서울특별시 북부노인병원 가정의학과 전재우 과장과 함께 ‘나이 거꾸로 먹는 법’에 대해 알아봤다.

◇혈관 나이를 줄이자= 혈관의 노화로 인해 협심증, 심근경색증 같은 심장질환과 뇌경색, 뇌출혈 등의 뇌혈관 질환을 야기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혈관의 노화를 잘 관리해야 한다.

혈관나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먼저 당뇨·고혈압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혈압은 수축기120mmHg, 이완기 80mmHg 이하를 유지해야 한다. 혈압이 120~139/80~89mmHg는 고혈압 전 단계로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며, 140/90mmHg 이상이면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평소 수시로 혈압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하며, 금연·절주, 저염식, 꾸준한 운동 등을 병행해야 한다.

또한 당뇨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 당뇨측정은 검사할 당시의 혈액의 량, 혈액속의 수분 함량, 스트레스, 혈당측정기의 종류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대개 10%오차범위다. 정상적으로 공복혈당은 80~100mg/dl이며 식후 2시간 이내의 정상 혈당은 80~140 mg/dl을 유지해야 한다. 공복 시 혈당이 126mg/dl 이상이거나 식사와 관계없이 혈당이 200mg/dl 이상이면 당뇨로 판정할 수 있다. 당뇨는 합병증으로 인한 피해가 더 크다. 당뇨로 인한 합병증 중 흔히 볼 수 있는 것들로는 망막의 미세혈관이 파괴되는 당뇨병성 망막증, 감각이 둔해지거나 저릿저릿하고 통증이 오는 등의 감각적인 장애를 보이는 당뇨병성 신경증, 고혈당으로 인해 신장의 사구체가 손상되는 당뇨병성 신증이 있다. 당뇨의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식이조절 및 체중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이와 함께 혈액 내에 과다한 지방성분이 끼어 혈관벽을 변성시키는 고지혈증도 잘 관리해야 하는 것 중 하나다. 체내 지방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혈액 속에 나쁜 콜레스테롤이 많으면 혈관 벽에 콜레스테롤 덩어리가 달라붙어 혈관이 좁아지고 딱딱해지며 결국에는 혈액순환 장애를 일으켜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대체로 총 콜레스테롤 200mg/dL 이하, 고밀도지단백-콜레스테롤(High Density Lipoprotein, HDL) 60mg/dL 이상, 중성 지방(Triglyceride,TG) 150mg/dL 미만, 저밀도지단백-콜레스테롤(Low Density Lipoprotein, LDL) 100mg/dL 미만을 유지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고지혈증의 관리를 위해서는 매주 3번 이상 매회 30분 이상 꾸준히 운동(유산소 운동)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가급적 과일과 야채를 자주 섭취하고 지방이 많은 육류나 당분이 높은 식단, 과음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뼈와 근육을 튼튼히= 노인질환의 대표질환으로 자리 잡은 것이 골·관절 질환이다. 뼈의 단단함을 나타내는 골밀도는 20대에 최고조에 달해 그 이후 매년 0.5% 정도 감소하며, 특히 여성은 폐경기 이후 3~15년 동안 매년 2~3%씩 감소한다. 특히 퇴행성관절염의 경우 노인 인구의 10~15% 정도가 이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55세 이상 인구의 약 80%가 관절염을 앓고 있으며 75세 이상의 노인들은 모두가 퇴행성관절염을 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퇴행성관절염의 통증은 대개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심하고 조금 활동을 시작하면 완화되는 경향을 보이지만 너무 과도한 활동을 하면 급작스럽게 악화되는 특징을 보일 수도 있다.

퇴행성관절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바닥에 앉기보다는 소파나 의자에 앉는 습관을 기르고 쪼그려 빨래하거나 걸레질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더불어 비만을 피하고 다리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시행하면 퇴행성관절염을 예방할 수 있다.

◇‘뇌’ 청춘을 돌려다오= 뇌의 노화도 다른 신체부위와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나면서 활성산소로 인해 뇌세포가 파괴되고, 뇌세포와 뇌세포를 연결하는 수상돌기 수가 줄어들며,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도 줄어 기억력과 정보처리능력, 학습능력, 집중력이 떨어진다. 이런 변화는 20대부터 시작되지만 30대까지는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그러나 40대 이후 중년기에는 다른 여러 가지 노화 증상과 마찬가지로 뇌기능의 노화도 급격히 진행된다.

뇌의 노화도 다른 신체부위와 마찬가지로 흡연, 과음, 스트레스, 잘못된 식습관, 성인병 등 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의 활성산소로 인해 뇌세포가 파괴되고, 뇌세포와 뇌세포를 연결하는 수상돌기 수가 줄어들며,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도 줄어 기억력과 정보처리능력, 학습능력, 집중력이 떨어지게 된다.

뇌의 노화방지를 위해서는 충분한 휴식과 숙면을 취하고, 균형 있는 식습관과 함께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쓰지 않던 부분을 사용하거나, 손을 많이 움직이거나, 지적활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특히 매일 아침 신문의 굵은 글씨, 즉 큰제목이나 소제목을 읽고 기사내용을 유추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두뇌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

서울시북부노인병원 가정의학과 전재우 과장은 “노인들은 이미 앓고 있는 만성질환이 더욱 악화되지 않도록 꾸준하게 관리해야 하는 것과 동시에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자신의 질병상태를 체크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평소 균형 있는 영양 섭취와 꾸준한 운동을 생활화하고, 술과 담배 등의 나쁜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Tip. 나이 거꾸로 먹는 비법 10계명]

-정기 검진으로 만성질환을 관리한다
-비타민을 충분 섭취한다
-금연한다
-꾸준히 운동한다
-스트레스를 관리한다
-지적활동으로 평생 공부하는 자세를 갖는다
-균형 잡힌 식사를 한다
-과음을 삼가한다
-충분한 수면을 한다
-규칙적인 생활 리듬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