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실내외 온도차가 커지는 쌀쌀한 계절이 다가오면 주로 나타나는 시즌성 피부질환으로 알려져 있는 안면홍조. 물론 온도차로 나타나는 혈관성 안면홍조는 추워지는 계절에 따라 증상이 악화되지만 꼭 날씨가 원인인 계절성 피부질환은 아니다.
얼굴이 붉어지는 안면홍조의 원인으로는 온도 차로 나타나는 혈관성 안면홍조 이외에도 감정의 변화에 의해 붉어지는 신경성 안면홍조, 갱년기 여성에게 호르몬의 불균형으로 인해 생기는 호르몬성 안면홍조가 있으며, 피부과적인 원인이 아닌 자가면역질환인 루푸스에 의한 안면홍조가 있다.
◇찬바람 불면 붉어지는 얼굴은 자율 신경 과민이 원인?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50대의 주부 한태숙씨는 고민이 많다. 밖에 나갔다 실내로 들어오면 유난히 얼굴이 빨개지고, 세수를 하거나 조금만 걸어도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기 때문. 홍당무마냥 붉어진 얼굴이 신경 쓰여 외출 자체를 꺼릴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한씨는 바로 다른 사람들 보다 온도나 스트레스에 예민해 혈관이 쉽고, 또 과장되게 확장되는 안면홍조 환자다. 안면홍조는 얼굴과 목 부위의 피부가 갑자기 붉게 변하며 열감과 발한이 동반된다는 것이 특징. 피부 속에 눈에 보이지 않는 실핏줄이 많아 환경이 바뀌거나 조금만 긴장해도 얼굴이 붉어져 쉽게 가라앉지 않는 증세를 보인다. 가장 큰 원인은 자율 신경의 과민반응을 꼽을 수 있다.
안면홍조는 온도 차이뿐 아니라 자극적인 음식, 음주, 감정적인 자극 등과 폐경기여성에게도 증상들이 나타난다. 갑자기 변한 온도에 의해 혹은 당황하거나, 몹시 흥분한 경우에 생기는 일시적인 발한과 빨개진 얼굴은 대부분 단순한 생리적 홍조증으로 안면홍조가 일시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지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문제가 되는 것은 작게 당황하거나, 얼굴을 숙였다 드는 등의 작은 자극에 의해서, 혹은 온도 차로 인해 붉어진 얼굴이 잘 돌아오지 않고, 항상 얼굴이 붉게 보여 이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 환자들이다.
안면홍조 치료로 바르는 연고나 약물 복용을 많이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효과는 있더라도 지속적인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신학철 피부과 전문의는 “얼굴의 모세혈관이 확장돼 나타나는 혈관성 안면홍조는 붉은색을 띠는 혈관만 파괴하는 레이저로 치료가 가능하다”며 “시술 후 딱지가 생길 수 있지만 7~10일 정도 지나면 없어지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내 면역계가 피부점막을 공격한다, 루푸스에 의한 안면홍조
안면홍조 증상의 또 다른 원인으로는 류마티스 질환 중 하나인 루푸스에 의한 것일 수 있다. 루푸스는 내 몸을 보호해야 할 면역계에 이상이 생겨 오히려 면역계가 우리 몸을 스스로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이로 인해 피부뿐만 아니라 관절, 신장, 폐, 신경 등 전신에서 염증 반응이 일어나게 된다.
루푸스의 대표적인 증상은 피부 증상으로 80~90%의 환자에서 나타난다. 붉은 홍조가 뺨과 코에 걸쳐 나비모양으로 나타나는데 안면홍조증으로 오인할 수 있다. 하지만 루푸스에 의한 홍조증은 면역계의 피부점막 공격에 의한 염증반응으로, 자율신경계에 이상에 의한 안면홍조증과 차이를 보인다. 단순히 뺨의 발진으로만 봐서는 안면홍조증에 의한 증상과 구별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그 외에 루푸스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증상들이 동반되는가를 확인해 보면 된다. 고재기 류마N내과 강변점 원장은 “루푸스는 피부뿐만 아니라 관절과 근육, 신경조직 등 전신을 공격대상으로 삼으면서 몸 속 장기의 조직을 손상시키는 염증을 일으키고 통증을 유발한다. 피부발진 외에도 관절통, 광과민성 피부질환, 손·발이 찬 레이노현상, 입안이나 코에 궤양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루푸스와 같은 자가면역질환의 대부분은 원인이 불명확한 만큼 완치가 어려운 난치성 질환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의의 지속적인 관찰과 치료가 필요하며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므로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또한 증세가 호전됐다고 해서 약을 임의로 끊고 지낼 경우 증상은 악화될 소지가 높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전문의를 통한 관찰과 치료 외에도 스스로 몸의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생활습관을 갖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영양이 충분한 식사를 하고, 적절한 운동과 휴식이 필요하다. 또한 감정의 변화가 병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평소 스트레스를 관리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몸이 피곤할 때는 충분한 수면을 통해 몸의 회복력을 높이도록 한다.
고재기 원장은 “루푸스에 의한 피부 증상은 광선에 노출되었을 경우 더 심해질 수 있으므로, 야외활동 시 강한 자외선 노출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안면홍조’는 단순 시즌성 질환? 원인은 천차만별!
입력 2010-12-23 1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