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조규봉] 빵 위생불량이 우스운 제빵업계

입력 2010-12-23 05:59

[쿠키 건강] 빵 만드는 업소에서 각종 위생불량 사례가 적발되고 있지만 정작 해당 업소는 반성보단 “어쩌다 운이 안 좋았다”는 식으로 일관하고 있어 비난을 사고 있다.

식약청에서 연말을 맞아 케이크 식품제조가공업체 3592곳에 대해 지도․점검한 결과 95개 업체(97건)에서 유통기한을 속였거나 일부러 유통기한을 연장해 판매한 사실이 적발됐다. 유명제과점 및 빵집들에 대한 위생점검은 상시·비상시적으로 실시되고 있지만 위반사례가 끊이질 않는다.

문제는 업소들이 정부의 위생 점검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명 제빵사 관계자는 “실제 제품과는 무관한 위법 사례들이 태반”이라며 “크게 문제될 것 없는 것들을 꼬투리 잡는다”고 정부의 위생 점검에 대해 반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업소 관계자의 이런 말과는 달리 위반사항을 살펴보면 하나 같이 문제투성이다. 유통기한 경과제품 보관, 시설기준 위반, 건강진단 미실시, 위생모 미착용, 조리기구 위생불량 등 소비자들의 입으로 직접 들어가는 먹을거리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이다.

상황이 이렇지만 정작 업소들은 위생불량에 대해 별것 아닌 것으로 치부하기 일쑤다. 오히려 적발될 시 “운이 안 좋아 걸렸다”는 식으로 합리화 시킨다. 더욱이 프랜차이즈의 경우 가맹점 핑계 대기에만 급급하다. 재료 및 운영에 대해 전반적으로 신경 쓰기 때문에 가맹점을 일일이 관리할 수 없다며 도리어 가맹점 탓만 한다. 그렇다면 가맹점으로부터 가맹비를 받고, 가맹점을 내주고, 관리비를 받는 것은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물론 가맹점에서 법을 안 지키는 것 모두를 가지고 본사에 책임을 떠넘길 순 없다. 하지만 업소관리에 더 성실함을 보여 나쁠 것은 없다. 또 적반 사례가 제품제조 중 큰 문제가 될 수 없어 별것 아니라는 식의 업소 반응은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그렇다면 빵에서 동물사체, 바퀴벌레, 유리조각이 나와야만 큰일일까? 업계에 진심어린 반성을 촉구한다. c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