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한방병원 폐경기여성 설문결과… 겨울철, 허리디스크·관절질환 특히 조심해야
[쿠키 건강] 날씨가 추워지면 허리, 어깨, 무릎 등에 통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특히 겨울은 퇴행이 시작되고 있는 폐경기 여성들이 통증을 더 많이 느끼는 시기다. 이 시기에 건강을 어떻게 관리하고 질환이 생겼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따라 질환이 악화되기도, 혹은 더 이상 통증이 발생하지 않기도 하기 때문에 이 시기 건강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21일 척추전문 한방병원 자생한방병원이 40대 이상 폐경기 여성 18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최근 3년간 겨울철에 척추 및 관절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여성이 78명(43%)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가운데 퇴행을 동반한 허리디스크 질환이 29%로 가장 많았고, 무릎관절질환(18.3%), 어깨관절질환(15.8%), 골다공증(13.5%)의 순으로 조사됐다. 이외에 척추관협착증(10.6%), 목디스크(7%), 손목 관절(2.3%) 등으로 병원을 찾았다는 응답도 있었다.
갱년기 이후 호르몬의 불균형 상태가 나타나면 뼈에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할 수 없기 때문에 근육과 뼈의 정상 활동이 이뤄지지 않아 퇴행하게 된다. 퇴행화가 진행되면 뼈와 근육, 연조직 등이 모두 노화해 연약해지고 허약해지기 때문에 염증이 발생하기 쉬워진다. 이로 인해 조금만 무리해서 일을 하거나, 오래 걷거나 서 있으면 뼈와 근육, 관절들이 시큰거리고 아픈 만성 통증이 나타나기 쉽다. 또한 척추 및 관절질환 등이 나타나거나 심하면 뼈에서 칼슘이 심하게 빠져나가 뼈에 구멍이 숭숭 뚫리는 골다공증까지 초래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추운 겨울에는 척추 관절 건강에 각별히 신경써야함은 물론, 이상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 진단 후 치료받아야 한다.
◇폐경기 여성들에게 가장 많이 나타나는 척추질환
40대 이상의 폐경기에 접어든 여성들은 신체적,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때문에 질환을 빨리 인지해 치료하기가 힘들다. 특히 척추질환은 다른 질환에 비해 외관상으로 눈에 띄지 않고, 노화로 인한 단순한 만성 통증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아 제때 치료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최우성 자생한방병원 원장은 “50대 이후 여성 척추질환자들이 자칫 무거운 물건을 잘못 들거나 아이를 업는 등 무리한 생활 패턴이 반복되면 통증은 더욱 악화되기 마련이다”고 전했다. 또한 “젊은 여성들이 겪는 골반변위나 디스크와 달리 이 연령대에는 뼈가 삭아 골극이 자라는 퇴행성 디스크 등 노인성 척추질환에 노출되기 쉬우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특히 폐경을 겪게 되면서 뼈의 골밀도가 감소해 골다공증이 병행되기 쉬운데, 골다공증은 퇴행성 척추 질환의 치료를 더욱 까다롭게 만드는 주범이 되기 때문에 평소 생활습관으로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소 칼슘이 함유된 식품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고, 커피나 콜라 등 칼슘 흡수를 방해하는 카페인이 함유된 식품은 피하는 게 좋다. 퇴행성 질환은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해온 만성 질환이므로 단시일 내 치료되길 바라기 보다는 폐경기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칼슘을 섭취하고 적당한 운동을 병행해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우선시 돼야 한다.
◇40대 이후 여성들의 퇴행성관절염
퇴행성관절염은 노화 또는 노동, 운동 등 지속적이고 무리한 관절 사용으로 인해 완충역할을 하던 연골이 닳아 없어지고, 관절이 파괴되면서 관절통, 관절운동장애, 관절변형을 일으키는 질환을 뜻한다. 모든 병이 그렇듯 퇴행성관절염도 초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고통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길이다. 특히 연골은 웬만큼 파괴되어서는 고통이 느껴지지 않는 조직이어서 관절이 아프기 시작하면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됐다고 봐야 한다.
퇴행성관절염뿐만 아니라 허리디스크 등의 한방 치료로는 추나 요법이 있다. 추나 요법은 척추 이상에 대한 근원적인 치료로써 비뚤어진 척추 뼈를 바로 맞추는 교정 요법과 부은 디스크를 가라앉혀 주고 인대와 근육을 강화시켜주는 추나 약물요법이 있다. 보통 교정 요법과 약물요법을 병행하지만, 퇴행성 질환이 있을 경우에는 우선 뼈의 노화를 막고 칼슘을 보충하고 튼튼하게 해주는 약물요법이 주가 된다.
퇴행성관절염을 잘 조절하는 데는 운동도 많은 도움이 된다. 관절은 충분히 쓰지 않으면 굳어지고 움직이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아무 운동이나 하다가는 도리어 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 바람직한 운동으로 무릎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다리 근육을 강화시켜주는 수영, 서있는 자전거 타기, 평지를 천천히 걷기, 무릎을 구부렸다 펴기와 같은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압박골절 유발하는 골다공증
골다공증의 가장 손꼽히는 요인 중 하나가 신체기능의 노화다. 노화가 시작되면 체내의 모든 대사작용이 감퇴되고, 운동량도 점차 줄어들며, 칼슘이 빠져나가는 속도에 비해 조골(뼈의 생성 및 재생기능)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골다공증이 발생하게 된다. 골다공증은 뼈의 화학적 구조에는 변화가 없이 뼈의 칼슘이 빠져나가면서 뼈에 스폰지처럼 구멍이 뚫리는 증상이다. 골다공증은 난소기능과 내분비 기능이 쇠퇴하는 갱년기와 폐경기 이후 급속히 진행되는 특징이 있다.
최우성 원장은 “골다공증 환자가 넘어질 경우 충격으로 인해 척추가 깡통처럼 찌그러지고 주저앉게 되는 압박골절이 유발되기 쉽다”며 “골다공증은 자체가 심각하진 않지만 노화가 진행되면 골밀도가 지속적으로 낮아져 심해지면 작은 충격에도 골절이 되기 쉽고 조골능력이 떨어져 뼈도 잘 붙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압박골절은 엉덩방아를 찧었을 때 발생하기 쉽지만 골다공증이 심할 경우에는 특별한 외상 없이도 압박골절이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평소 꾸준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칼슘 및 비타민 섭취로 뼈의 건강을 챙겨야 한다. 특히 걷는 운동은 뼈에 물리적인 자극을 줘 뼈 대사를 활성화시키고 근육의 힘을 길러주기 때문에 꾸준히 지속해 주는 것이 좋다. 또한 적당한 햇볕을 쬐어줌으로써 필수적인 비타민 D를 보충하는 것도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방법 중 하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겨울철, 폐경기여성 척추질환으로 가장 고생”
입력 2010-12-21 1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