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피부염, 더럽게 키워야 없어진다?

입력 2010-12-20 10:18

원인으로 ‘위생가설’ 부각…면역력 키우는 한방이 ‘대안’

[쿠키 건강] 2000년 이후로 환자수가 급증한 아토피 피부염을 두고 환경성 질환이라는 지적이 많다. 그러나 정작 부모들은 과잉보호 등으로 아이들이 환경에 취약하도록 키우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현대화된 사회가 아토피 불렀다

아토피 피부염 질환자는 2002년부터 2008년까지 113만~118만 명에 이를 정도이며, 이 환자들은 1~11세에 집중돼 있다. 보건복지부 국민건강영양조사(2006~208년)에 따르면 1~5세는 전체의 19.2%, 6~11세는 18.2%에 달해 1~11세는 5명중 한명이 아토피 피부염을 알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치로만 본다면 2000년 이후 환자수는 크게 늘거나 줄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1.15명(2009년 기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실제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이 많은 이유에 대해 아직 의학계는 정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사실 아토피(atopy)라는 말 자체가 그리스어로 ‘비정상적인, 알 수 없는’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 현대의학에서 아토피를 바라보는 시선을 짐작해 볼 수 있다.

다만, 아토피가 현대사회에서 크게 창궐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보면 현대화된 사회가 아토피의 한 원인임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현대화된 사회로 인해 변하는 ‘환경’이 아토피의 주범이라고 지적한다.

◇‘위생가설’ 입증하는 연구 결과 많아

현대사회가 아토피 발병을 부추기는 이유에 대해 최근 대두되는 이론 중 하나는 바로‘위생가설’(hygiene hypothesis)이다. 이 이론은 깨끗한 환경이 오히려 환경성 질환에 취약한 아이들을 만든다는 것이다.

사실, 깨끗한 환경은 여러 가지 감염성 질환들로부터 많은 이들을 구했다. 반면, 면역성 질환으로부터는 더 취약해 졌다. 2007년 이스라엘의 한 대학 연구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환경성질환인 천식의 경우 17세 청소년 15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고소득 계층은 14%, 저소득층은 3%가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또, 많은 연구 자료들은 태어나서 호흡기 질환이나 홍역을 앓은 아이들, 그리고 어려서 많은 친구들이나 형제들과 부대끼며 자란 아이들이 아토피를 앓을 확률이 낮다는 점을 지적한다. 반면, 어려서 항생제를 사용한 아이들은 아토피에 걸릴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하늘마음한의원 대구점 황문제 원장은 “아토피는 농촌보다는 도시에서, 후진국보다는 선진국에서 잘 생기는 것은 사실”이라며 “감기와 같은 잔병은 약 없이 이겨내는 시골아이들이 아토피에 대해 강하다는 점은 면역력 약화가 아토피를 부른다고 해석이 가능하며, 결국 면역력이 치료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방, 아토피 치료법으로 주목받는 이유

최근 우리나라의 전통의학인 한방(韓方)이 아토피 등 환경질환 치료의 방안으로 꼽히는 이유는 면역력 약화가 아토피의 치료방법으로 꼽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비교하자면 현대의학에서는 열이 나면 해열제를 투여하고, 콧물이 나면 콧물 분비를 억제하는 항히스타민제를 투여하는 등 증상의 발현을 막을 수 있도록 면역체계를 차단하는 치료법을 사용하는데, 한의학에서는 면역력을 키워 근본원인을 차단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황 원장은 “한의학적 아토피 치료법은 현대의학의 대증치료와 다르게 우리 몸을 하나의 유기체로 보고 개개인에 따라 아토피가 생긴 원인을 찾는 것부터 시작 한다”며 “독한 약이나 연고를 통해서 우리 몸의 면역력을 억제해서 아토피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체질별로 장내의 환경을 개선시키고 면역력을 강화하는 치료가 바로 한의학적 치료”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아토피라고 해도 불치병은 아니며, 올바르게만 치료하면 충분히 호전될 수 있는 질환”이라며 “면역력이 약해진 근본적인 원인만 치료하면 아토피로부터 벗어날 수 있으니 희망을 버리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규봉 기자 c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