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이렇게 극복하자(4)-간암] ② 간암을 치료하는 방법은?

입력 2010-12-20 08:52

글·국립암센터 박상재 간암센터장

국내 사망 원인 1위로 꼽히는 암은 우리나라 사람 3명 중 1명이 걸릴 정도로 흔한 병이다. 1년 동안 발생하는 신규 암 환자만 해도 13만 여명에 이를 정도다. 암 진단은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커다란 충격과 스트레스를 준다. 가족 중 한 사람이 암으로 진단받으면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여러 가지 크고 작은 변화가 생긴다. 커다란 충격과 스트레스를 가져다주는 암의 예방과 조기 치료를 위해 국민일보 쿠키뉴스는 국립암센터의 암 전문가들을 통해 매주 한 가지 암을 선택해 자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2011년을 앞두고 새롭게 건강 계획을 수립하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이번 연재가 독자들의 건강 지킴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편집자 주-

[쿠키 건강칼럼] 간암 환자의 대부분은 간경변증이나 만성간염을 가지고 있어 간기능이 저하돼 있고 복수, 정맥류, 간성혼수 등의 합병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이런 경우 간암 치료를 제대로 하기가 어렵다.

즉 간암 환자에서는 암이 진행된 정도와 함께 간기능이 얼마나 잘 유지돼 있는가가 치료법 선정이나 치료 효과를 결정하는데 중요하다.

우리나라 간암 치료법의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2009년, 대한간암연구회와 국립암센터가 공동으로 최근까지의 국내외 자료와 치료법의 발전을 토대로 한 ‘간세포암종 진료 가이드라인’이라는 지침을 제정했다.

간암 자체를 치료하는 방법은 다양해 간절제술, 간이식술과 같은 수술적 방법과 국소치료술, 경동맥화학색전술,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 등 비수술적 방법이 있으며 최근 새로운 치료법이 속속 고안돼 그 효과를 검증받고 있다.

간암을 치료하는 효과에 있어서는 간절제술, 간이식술, 국소치료술 등이 우수하다고 할 수 있으나 환자의 전신 상태, 간기능, 간암의 심한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각 환자에 맞는 치료법을 적절히 적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하나의 치료법만 적용하지 않고 복수의 치료법을 동시에 또는 단계적으로 병행하여 치료 효과를 높일 수도 있다.

◇간절제술 및 간이식술= 간기능이 유지되는 경우, 종양이 국소적이면 간절제술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아직도 간을 자르면 회복하기 어렵다는 통념이 남아 있지만 지난 20년간 수술의 안전성은 비약적으로 발전해 국내 전문기관의 수술사망률은 1~2% 이하로 감소했고 5년 생존율은 50% 이상으로 높아졌다.

간절제술 후 약 70%에서 재발하게 되는데 대부분은 남은 간에서 재발한다. 간절제술 후 재발하더라도 국소적이면 여러 치료를 통한 완치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정기적으로 추적 검사를 시행하여 암 재발을 조기에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간이식은 간암뿐만 아니라 병든 나머지 간도 함께 제거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간암이 너무 진행돼 있으면 간이식후에도 재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심한 간경변증 환자에서 비교적 초기 간암이 발생한 경우가 좋은 적응증이 된다.

일반적으로 간암의 크기가 5cm 이하, 개수가 3개 이하에서 이식 후 성적이 좋다. 최근에는 심하지 않은 간경변증 환자에서 발생한 간암에서도 시행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러나 간이식을 위해서는 공여자가 필요하며 가족이 제공하는 생체간이식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실정에서는 공여자의 안전, 윤리적인 문제 등에 대한 고려가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국내 전문기관의 간이식 사망률은 5% 이내, 5년 생존율은 60% 이상이다.

◇국소치료술= 국소치료술로는 고주파열치료술과 알코올주입술 등이 있다. 국소치료술은 비교적 시술이 간편하고 치료효과가 좋으며 합병증이 적은 장점이 있다.

예전에는 종양에 알코올을 직접 주입하는 알코올주입법이 많이 시행됐으나 요즘은 고주파열치료술로 대부분 대체대고 있다. 고주파열치료술은 침을 종양 안에 찌르고 침을 통해 고주파를 발생시킴으로서 열로 종양을 괴사시키는 방법이다. 크기가 작고(3cm이하) 종양의 수가 3~5개 이하인 경우는 간절제술에 근접하는 치료 효과가 있다. 그러나 종양 주위에 큰 혈관이 있거나 대장, 담낭 등 다른 장기가 인접한 경우는 효과적으로 시행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경동맥화학색전술= 경동맥화학색전술은 수술적 치료나 국소절제술을 시행할 수 없는 간암환자, 즉 종양이 여러 개이거나 혈관을 침범하거나 간기능이 저하돼 있는 경우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는 방법이다.

항암제와 암혈관을 막는 물질을 함께 간동맥을 통해 주입하는 방법으로 비교적 안전하게 여러 차례 시행할 수 있다. 경동맥화학색전술 만으로 완치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재발이 흔하며 따라서 수술, 고주파열치료, 방사선치료, 항암치료 등 다른 치료와 병행치료를 하기도 한다. 최근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새로운 약물을 주입하는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방사선치료 및 항암화학요법= 간암은 오래전부터 방사선치료와 항암치료가 잘 듣지 않는 암으로 알려져 왔으나 최근 들어 이 부분에 상당한 발전이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국립암센터에서 보유하고 있는 양성자치료기를 포함한 최첨단 방사선치료기기의 개발에 힘입어 혈관을 침범한 간암 등 그동안 치료가 힘들었던 간암에서 향상된 치료 성적을 보이고 있다.

간암에 대한 기존 항암제의 치료 성적은 대체로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간암 발생 관련 세포물질을 겨냥한 표적치료제가 기존 항암제보다 더 나은 치료 효과를 보인다는 것이 증명된 이후 진행된 간암에서 사용 예가 증가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의료보험에 포함되지 않아서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너무 컸지만 2011년 1월부터 약가의 50% 본인 부담의 일부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넥사바정에 한함). 현재 여러 종류의 표적치료제들이 임상시험 중에 있어 향후 더 나은 간암 치료 성적을 전망하고 있다.

간암은 아직은 치료가 어려운 암이다. 따라서 예방이 최선이고, 아니면 조기에 발견해 완치하는 것이 차선이다. 일단 간암이 생긴 경우는 다양한 치료법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간기능이 잘 유지돼 있는 초기 간암에서는 간절제술, 고주파열치료술 등을 시행해 5년 생존율 50% 이상의 좋은 치료 효과를 보일 수 있지만 이런 환자는 전체 간암 환자의 30% 이하다.

간기능이 저하된 초기 간암의 경우는 간이식술이 가장 이상적인 치료법이며 뇌사자 장기 이식이 활성화된다면 많은 간암 환자를 살릴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많은 간암 환자가 진행된 상태로 발견된다. 진행된 간암이라고 치료를 포기할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치료법을 꾸준히 그리고 적절히 병행 시행한다면 좋은 치료 결과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