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골성분 한약 백절탕, 관절 연골 보호 효과”

입력 2010-12-17 15:31
경희대 김형민 교수팀, 관절염 치료 기전, 과학적으로 입증… SCI급 국제학술지 게재

[쿠키 건강] 퇴행성관절염의 한방 치료방법 중 하나인 연골성분 한약 ‘백절탕’의 관절 연골 보호 효과에 대한 논문이 SCI급 국제학술지인 ‘파이토세라피 리서치(Phytotherapy Research)’에 게재됐다.

파이토세라피 리서치는 국제과학인용색인(SCI)에 등재되는 식물치료 전문학술지로 전통의학과 한의학, 천연약물학 분야의 뛰어난 논문을 다룬다.

백절탕은 뼈와 관절에 좋다고 알려진 녹각, 구판, 별갑 등의 한약재로부터 교질(콜라겐) 성분을 추출해 만든 한약으로, 한방 쪽에서는 퇴행성관절염 등 관절질환을 치료하는데 널리 사용돼 왔지만, 이에 대한 과학적 작용 기전과 약리학적 연구는 명확히 알려진 바 없다.

◇경희대 한의과대학 김형민 교수팀, 치료 기전 밝혀

이번 연구를 주도한 것은 경희대 한의과대학 약리학 교실 김형민 교수 연구팀으로 관절 전문 튼튼마디한의원의 의뢰를 받아 1년여 동안 연구와 실험을 거듭했다. 연구팀은 우선 연골의 주요성분인 콜라겐과 프로테오글리칸 등이 분해되면서 연골이 줄어들어 퇴행성관절염이 발병한다는데 주목했다. 콜라겐과 프로테오글리칸 등은 단백분해 효소(MMPs)의 작용으로 분해되는데, 이것을 억제할 수 있다면 퇴행성관절염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을 입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토끼연골에 염증을 일으킨 뒤 백절탕의 양을 달리해 투여하는 방식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염증이 생긴 토끼 연골에 콜라겐 합성을 감소시키고 단백분해효소를 증가시킨 결과 연골이 파괴됐다. 반대로 염증이 생긴 토끼 연골에 백절탕을 투여하자 연골 구성성분의 분해를 억제하고 생성은 촉진시킨다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백절탕의 농도가 높을수록 연골의 주요 성분인 콜라겐 수치가 높아지면서 연골이 보강돼 점차 기능이 되살아났다.

김형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관절염 치료에 사용되던 백절탕의 관절염 치료 기전을 과학적으로 입증한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이러한 연구와 검증을 통해 한방 약물의 과학화가 활성화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실제 임상에서도 효과가 있었다. 이번 연구를 의뢰한 튼튼마디한의원은 지난 2010년 9~10월에 걸쳐 백절탕을 3개월 이상 복용한 퇴행성관절염 환자 1547명을 대상으로 통증 호전율을 조사한 결과, 약 90%의 환자가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통증이 호전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