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아름다움을 추구해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패션. 생각보다 인류역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개미허리에 대한 욕망이 만들어낸 유럽의 코르셋이나 작고 아담한 발을 만들기 위해 발을 꽁꽁 싸맨 중국의 전족이 대표적인 경우다.
현대사회에서도 건강을 해치는 패션 코드가 존재한다. 슬림하게 쭉 뻗은 다리 라인을 뽐내기에도 좋고 긴 상의와 함께 코디하면 통통한 몸매를 커버할 수도 있어 날씬한 여성은 물론 통통족 여성들에게도 사랑 받는 패션아이템, 레깅스와 스키니진으로 대두되는 스키니패션이다.
스키니패션은 유행을 좀 안다 하는 패션니스트는 물론이고 패션에 별다른 관심이 없다 하더라도 누구나 한 벌쯤은 갖고 있을 만큼 기본적인 아이템으로 자리잡았지만 여성 건강에는 결코 좋지 않다.
인애한의원 정의령 원장은 “체열진단기기를 통해 영상으로 확인해 보면 상체는 정상적인 체열이지만 스키니진처럼 조이는 하의를 입은 하체는 차갑게 나타난다”며 “이는 스키니진이 혈액순환을 방해하기 때문인데 건강한 사람의 경우 크게 문제는 없지만 평소 손발이 차고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거나 여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스키니패션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의학에서는 수족냉증, 즉 손발이 유난히 차고 시린 증상을 기혈이 잘 순환되지 않아서라고 보는데 스키니패션은 호흡의 근본인 단전의 순환을 방해해 손발의 기혈순환이 안되고 냉증이 더욱 심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평소 냉이 많거나 질염으로 고생하는 여성이 꽉 조이는 하의를 입는 경우 질염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 질염 치료 시 외음부를 청결하고 건조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스키니패션은 통풍이 안돼 그만큼 습해져 칸디다 등 질염을 유발하는 세균이 자라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준다.
생리통이 심한 여성에게도 스키니패션은 독이 될 수 있다. 생리통이 심한 여성은 대체로 아랫배가 찬 편인데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스키니패션은 자궁이나 생식기를 더욱 차갑고 습하게 만들어 생리통이 심해지거나 어혈로 인해 다른 자궁질환으로 악화될 우려도 있다.
그래도 스키니진을 포기할 수 없다면 평소 혈액순환을 돕는 생활수칙을 지키도록 한다.
정 원장은 “스키니진처럼 꽉 조이는 옷을 입은 날에는 귀가 후 반신욕을 통해 외부에서의 피로를 풀고 혈액순환을 도와 줘야 한다”며 “집에서만큼은 반드시 혈액순환이 잘 되는 편안한 차림을 유지하고 평소 아랫배를 따뜻하게 유지하면서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운동으로 혈액순환을 돕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창연 의약전문기자 chyjo@kmib.co.kr
레깅스 ·스키니진, 여성 질환자엔 독(毒)
입력 2010-12-17 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