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동맥경화·고혈압 유발한다

입력 2010-12-16 13:05
이화여대 정익모 교수팀, 과학적 근거 규명

[쿠키 건강] 이화의료원 순환기내과 정익모 교수팀이 스트레스가 심혈관계질환의 주요원인으로 작용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이화의료원 정익모(순환기내과), 서석효 교수(생리학과)와 강원대학교 김영명 교수팀은 심리적 스트레스가 어떤 분자생물학적 기전에 의해 내피세포기능 이상과 고혈압을 발생시키는지 알아보기 위해 동물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에서 염증반응이 활성화된다는 사실과 이 염증은 동맥경화증의 병태생리에서 중추적 역할을 한다는 점에 착안, 스트레스를 받은 실험용 쥐의 혈액과 혈관에서 고혈압과 동맥경화증 발병에 중요한 작용을 하는 앤지오텐신Ⅱ 및 이의 제 1형 수용체의 활성화 과정을 연구했다.

40마리의 실험용 쥐 중 10마리에게는 2주(14일) 동안 하루에 2시간씩 움직이지 못하는 스트레스(부동스트레스. Immobilization)를 가했다. 나머지 20마리는 두 그룹으로 나눠 부동스트레스와 함께 앤지오텐신Ⅱ전환효소(ACE, angiotensin converting enzyme) 억제제와 앤지오텐신Ⅱ의 제 1형 수용체 억제제를 각각 투여했다. 나머지 10마리(대조군)는 스트레스와 투약 없이 사육했다.

실험용 쥐들에게 움직이지 못하는 스트레스가 주어지자 혈장에서 앤지오텐신Ⅱ가 증가했고 산화스트레스 역시 증가했다. 이는 내피세포 기능장애를 일으켜 스트레스만 받은 쥐들은 수축기혈압이 129.1로 대조군 111.5에 비해 높았다.

이번 연구는 심리적 스트레스가 직접적으로 심혈관계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를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스트레스에 의해 앤지오텐신Ⅱ의 생성이 증가함으로써 동맥경화증의 초기 병리적 형태인 내피세포기증장애와 고혈압을 유발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특히 심리적 스트레스가 앤지오텐신Ⅱ의 활성화를 야기시키는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임상적 관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이번 실험을 통해 스트레스에 의한 혈액 내 앤지오텐신Ⅱ 증가가 내피세포 기능장애를 일으키는 기전을 밝혀냄으로써 향후 동맥경화, 고혈압 등 심혈관계 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유럽동맥경화학회에서 발행하는 Atherosclerosis지 에 최근 게재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창연 의약전문기자 chy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