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감기약, 진통제 등 일반의약품의 슈퍼마켓 판매를 막기 위한 대안으로 진행되고 있는 심야응급약국과 연중무휴약국 운영을 두고 논란이 계속이다.
지난 13일 대한약사회에서 열린 심야응급약국과 연중무휴약국 평가회에서는 정부의 지원이 따라야 이러한 약국의 운영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이에 대해 다수 약사들은 지원책이 없는 상황에서 수요가 극히 제한적인 심야응급약국을 운영하는 것에 회의적인 입장이다. 심야약국을 일반약 슈퍼판매 저지책으로 빅딜한 것은 자충수로 애초부터 다른 방안을 수정제의했어야 한다는 내부 비판의 목소리도 불거지고 있다.
결국 정부의 지원이 따르지 않는다면 대한약사회이나 지부약사회, 분회약사회가 특별회비 징수 등의 방법으로 운영하는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돼 심야약국 운영이 계속될지 의문이다.
또 일반 소비자들도 휴일이나 심야에 영업을 하는 약국을 찾기가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일부 전문가들 또한 우리나라 약국의 경영구조상 심야약국은 맞지 않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소규모 자영업으로 나홀로 약국이 전체 약국의 75% 이상이며, 일반의약품 비율이 20%인 시장상황에서 24시간 심야응급 약국을 하기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또한 지난 14일 약사회의 심야약국 시범사업 평가회는 소비자로서의 국민 입장은 뒷전으로 하고 약사 편의주의에 입각해 약사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약사들의 처우개선만을 요구하는 자리에 불과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심야응급약국 시범사업을 주관 진행한 약사회가 직접 스스로를 평가한 것은 대국민 정책 및 서비스라는 취지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 복지부를 중심으로 각계의 다양한 단체 참여 하에 국민의 의견이 수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무튼 심야응급약국 운영이라는 전제를 걸고 일반의약품 슈퍼 판매를 막아 보려는 일부 약사들의 발상은 초기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심야약국은 국민의 무관심과 운영미숙, 홍보부족 등으로 난관에 봉착했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약국의 안정적인 수익 보장이 아니라 안전성이 입증된 감기약이나 두통약 등을 보다 편하게 구입하는 것이다. 소수의 이익을 위해 다수가 불편을 겪는 일은 비효율적인 일이다.
해결책은 이미 나와 있다. 일반의약품을 일반 슈퍼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 일반의약품 슈퍼 판매는 이미 계속해서 제기돼 온 문제다. 이제 더 이상 이 문제를 미룰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검토를 시작할 때다. juny@kmib.co.kr
[기자의 눈/ 이영수] 지금은 일반약 슈퍼 판매 검토할 때
입력 2010-12-16 16: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