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음주 남성, ‘대퇴골두 괴사’ 조심

입력 2010-12-16 09:49

[쿠키 건강] #최근 허리와 골반 쪽에 통증이 계속돼 병원은 찾은 최모(35·남)씨는 ‘대퇴골두무혈성괴사’라는 검진결과를 받고 어안이 벙벙했다. 연말을 앞두고 연일 이어지는 송년회 모임에 술자리가 잦았던 최모씨. 평소에도 회사 내에서 술상무로 통했다는 최모씨는 과음이 많아진 최근 통증이 계속돼 전문병원을 찾았다 넓적다리 머리뼈가 썩는 ‘대퇴골두 괴사’ 판정을 받은 것이다.

체내에 알코올이 축적되면 혈액순환이 원활히 돌아가지 않아 대퇴골두에 혈액 공급이 부족해져 최씨와 같이 ‘대퇴골두 괴사’에 걸릴 수 있다. 따라서 연말을 앞두고 술자리 모임이 늘어나는 요즘, 젊음만 믿고 연일 과음으로 날을 지새우다간 내년 새해벽두부터 병원신세를 질 수도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술 많이 마시는 30~40대 젊은 남성 ‘대퇴골두 괴사’ 사각지대

관절전문 웰튼병원에서 조사한 고관절(엉덩이)환자 통계를 보면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대퇴골두무혈성괴사’로 수술을 받은 환자 중 68%가 남자이며, 연령대는 비교적 젊은 30~40대가 4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퇴골두무혈성괴사’의 가장 큰 발병원인으로는 과도한 음주가 손꼽히고 있는데, 웰튼병원의 조사결과에서도 발병환자 80% 이상이 1주일에 3회 이상 음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초기 증상 파악 어려워 더욱 위험

대퇴골두무혈성괴사는 골반 뼈와 맞닿고 있는 넓적다리뼈의 끝부분, 즉 대퇴골의 머리에 해당되는 대퇴골두에 피가 통하지 않아 뼈가 죽는 질환이다. 괴사가 시작되고 상당한 시간이 지나서야 엉덩이 부위에 통증이 발생해 질환을 눈치챌 수 있는데, 주된 증상으로는 다리를 벌리거나 양반다리를 하고 앉을 때 사타구니가 아프다는 것이다. 또 대퇴골두의 함몰이 더욱 심해지면 다리 길이가 달라지게 돼 걸을 때 욱신욱신 쑤시고 다리를 절게 된다.

하지만 대퇴골두 괴사의 초기 증상은 허리디스크와 상당부분 유사해 초기 대응이 늦어지기 쉽다. 처음 허리부근에서 시작되는 통증은 점점 확대돼 골반까지로 확대되는데, 엉덩이관절 질환에 대해서는 생소한 일반인인 경우 허리디스크로 오인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한다. 따라서 허리디스크가 아님을 깨닫고 병원을 찾았을 땐 이미 상당부분 대퇴골두의 괴사가 진행된 경우가 많다.

◇괴사 심할 땐 고관절 인공관절로 바꿔주는 치환술 필요

심한 통증으로 고관절 질환임을 눈치 채고 병원을 찾았을 땐 이미 괴사가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괴사 부위가 작을 경우에는 괴사 부위를 살려내는 천공술이나 괴사되지 않은 부위에 힘이 실리도록 골두를 돌려주는 절골술 등으로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앞의 방법으로 치료가 어려울 만큼 괴사가 심하다면 고관절을 인공관절로 바꿔주는 치환술을 시행해야 한다.

수술 후에는 통증이 사라지고 다리길이도 같아지며, 등산이나 수영 등 일반적인 운동 및 일상생활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인공관절의 수명은 과거 15~20년 정도였으나 세라믹 기구의 발달로 30년 이상으로 늘어나, 젊은 층 수술 후에도 오랫동안 지속적인 효과를 나타낼 수 있어 재수술에 대한 부담이 현저히 줄었다.

최근 고관절 수술은 기존의 수술법과는 달리 인공관절이 들어갈 피부를 절개 후 외회전근과 인대를 자르지 않고 밀어 젖혀 공간을 마련하는 근육보존 고관절 치환술이 각광을 받고 있다. 골반을 감싸는 인대와 근육을 모두 절개하는 기존 수술법이 수술 후 6주 이상 탈구 예방을 위한 자세 제한과 화장실 사용 제한을 실시했던 것에 비해 행동 제약이 없고 수술 다음 날부터 보행을 비롯해 휠체어나 의자에 앉는 것이 가능하다. 또 원래 있던 근육과 인대를 보존했기 때문에 삽입한 인공관절을 안정적으로 지지할 수 있으며 수술 후 탈구율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관절전문 웰튼병원 송상호 병원장은 “관절 질환은 나이든 사람만의 전유물이 아니며 젊은 사람에게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연말연시 잦은 술자리를 갖는 젊은 남성의 경우 작은 통증이라도 느껴진다면 전문병원 찾아 정확한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