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노인병원 입원환자 설문결과… ‘가족이 보고 싶거나 그리워 질 때’ 불행
[쿠키 건강] 서울시 북부노인병원이 입원 중인 노인 환자 15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건강하고 마음이 편할 때’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꼽혔다. 반면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가족이 보고 싶거나 그리워질 때’로 조사됐다.
가장 행복 했던 순간을 순위별로 살펴보면 1위 건강하고 마음이 편할 때, 2위 자녀가 면회 올 때, 3위 노래를 부를 때, 4위 손자·손녀가 재롱 떨 때, 5위 용돈이나 선물 받을 때의 순으로 조사됐다.
반대로 가장 힘들었을 때는 1위 가족이 보고 싶거나 그리워 질 때, 2위 집에 가고 싶을 때, 3위 병마와 싸우고 있어 외롭다는 생각이 들 때, 4위 식사를 제대로 못하고 병실에만 누워있을 때, 5위 나와 같은 또래의 건강한 사람을 보았을 때, 6위 대·소변이 자유롭지 못했을 때 등으로 파악됐다.
이번 조사를 실시한 북부노인병원 사회사업실 박승춘 의료사회복지사는 “입원 중인 노인의 경우 몸과 마음이 지쳐있어 자녀들의 관심이 무엇보다도 절실한 상황인 만큼, 지리적으로 가까운 병원을 선택해 자주 면회를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환자의 정서 안정에 도움이 된다”면서 “면회 시 환자를 단순히 신체가 불편하거나 질환이 있는 노인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정서적인 지지가 필요한 대상으로 여겨 가급적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서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한편 노인 환자들은 단순 질환으로 입원하기 보다는 당뇨, 고혈압 등 2~3가지 이상 복합질환으로 입원하는 경우가 많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2~3개월 이상 장기 입원을 해야 하는 상황이 빈번하며, 홀로 장기적인 병상생활을 할 경우 외로움이 커져 자칫 우울증으로 확대 되는 경우가 많다.
우울증을 겪는 노인들은 우울함을 직접 호소하기 보다는 신체 여러 부분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복통, 두통, 흉통, 관절통 등을 호소하며 간혹 통증과 함께 식욕부진, 체중감소, 수면장애, 변비, 만성적인 피로 등이 함께 동반하기도 한다.
서울시 북부노인병원 정신과 심현보 과장은 “장기적인 입원 생활로 심신이 지쳐있는 노인들은 스스로 소외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 우울증을 쉽게 호소할 수 있는 만큼, 평소와 달리 기운이 없거나 기분이 가라앉는다는 느낌이 들 경우에는 조기에 우울증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평소 가족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병상에서의 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회재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면서 “종이접기, 요리교실, 음악요법, 미술요법, 웃음 요법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해 일상생활 관리를 함과 동시에 동년배들과 어울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노인 입원환자, ‘건강하고 마음이 편할 때’ 행복
입력 2010-12-15 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