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칼럼] 전립선은 남성의 요로 생식계의 교차점이자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인 방광의 출구에 호두알만한 크기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작고 눈에 잘 띄지 않는 기관이 왜 그렇게 중요할까요? 그 이유는 심장과 같이 매순간 생명에 직결되는 기관은 아니지만, 한 번 문제가 생기면 삶의 질이 떨어져 하루하루 살기가 매우 불편하기 때문입니다.
일부 학자들은 요로계에서 생식계로의 감염의 전파를 막는 파수꾼 역할을 전립선의 주된 역할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전립선의 어원은 그리스어로 ‘보호자(protector)’입니다.
또한 소변은 전립선을 통과하지 않고는 요도라고 불리는 관을 통해 우리의 몸 밖으로 배출될 수 없습니다. 요도를 고속도로라고 하면 전립선은 톨게이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톨게이트 단계에서 문제가 생기면 고속도로로 나갈 수 없는데, 그 문제 중 가장 흔한 질환이 전립선비대증입니다. 즉 전립선비대증은 전립선의 과다 증식으로 거의 모든 남성들이 이 질환에 언젠가는 이환(罹患)됩니다. 전립선비대증은 대부분의 경우 중년 및 노년층 이상의 남자가 소변이 잘 나오지 않고 자기도 모르게 힘이 약해지는 것 같고 소변보는 시간이 남들보다 훨씬 길어서 같이 시작했는데도 더 늦게 끝나도, 대수롭지 않게 지내다가 건강검진 등을 통해 우연히 병원에 들러서 진단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 등 외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전립선비대증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됐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기본조사가 나와 있는 상태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노령 인구의 증가와 정보매체에 의한 관심의 고조로 전립선비대증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이제 모두가 아는 사실입니다. 최근 뉴스 보도 자료에 의하면 전립선비대증 환자가 7년간 3.5배 증가했다고 합니다. 보험연합회와 보험관리공단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10년 전에 비해 전립선비대증으로 진료 받은 환자의 수는 4~6배 증가한 것으로 밝혀져 있습니다.
전립선비대증 발생의 가장 큰 유발인자로는 연령 증가와 남성호르몬입니다. 전립선비대증의 조직학적 변화는 35세부터 시작돼 60대 남자의 60%, 80대의 90%에서 유발되며 이 중 50%의 환자에서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여러 가지 배뇨장애 증상을 호소하며 25~30% 정도가 치료를 받아왔습니다.
전립선의 성장에 남성호르몬이 밀접하게 관계돼 있다는 것은 여러 연구에서 밝혀진 상태입니다. 예를 들어 환관(내시)들에게서 비대증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전립선비대증과 남성호르몬이 밀접하게 관계돼 있다는 것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남성호르몬이 전립선에 영향을 끼치지 못하게 하는 약물이 나왔으며 이 약물을 사용하면 실제로 전립선의 크기가 감소합니다. 또한 전립선비대증은 인종에 따라 유병률 차이가 있다고 하지만, 이에 대한 추후 연구는 더 필요합니다. 미국으로 이민 간 아시아인에게서 좀 더 높아진 증거들이 있어 전립선비대증의 발생에 환경적 요인도 작용함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그 외 가족력과도 연관성이 많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전립선 비대증의 증상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쉽게 생각해서 넥타이로 서서히 목이 조여오는 장면을 상상해 보십시오. 점차적인 전립선의 성장으로 요도의 내경이 좁아지게 됩니다. 초기나 정도가 약한 경우에는 참을 만 하지만 정도가 심해지면 배뇨와 관련된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져 짜증이 도를 넘어서 많이 난다고 합니다.
일부 환자들은 그들이 인생의 반은 돈을 버는데 쓰고, 나머지 반은 소변보는데 썼다고 농담을 하곤 합니다. 그만큼 화장실에 자주 갔다는 말입니다. 소변을 보기 위해 평소보다 두 배 세배로 화장실에 자주 가는 것이 얼마나 귀찮고 짜증나는 일인지 상상해 보십시오.
전립선비대증의 주된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세뇨 : 예전보다 소변줄기가 가늘어진다.
2. 빈뇨 : 소변을 보는 횟수가 증가한다.
3. 잔뇨감 : 소변을 보고 나도 배에 소변이 남아있는 것 같고 개운치 않다.
4. 단절뇨 : 소변을 보는 중간중간에 소변줄기가 끊어진다. ‘찔끔찔끔’ 보다 말다를 반복한다.
5. 절박뇨 : 소변이 마려우면 참기 어렵다. 소변 보러 가다가 쌀 것 같다.
6. 야간뇨 : 밤에 자다가 소변을 보기 위해 1회 이상 일어난다.
7. 지연뇨 : 화장실에 가서 소변기 앞에 서도 한참 있어야 소변이 나오기 시작한다.
8. 요실금 : 본인도 모르는 사이 속옷에 조금씩 소변이 젖는다.
9. 뇨폐 : 소변은 마려운데 전혀 나오지 않는다.(주로 몸이 피곤한 상태이거나 감기약이나 술 등을 먹고 나서 자주 있음)
10.혈뇨 : 소변에 붉은빛이 보이거나, 소변전체가 빨갛게 나온다.
이상의 증상들은 전체 환자에서 모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이중 몇 가지 증상이 생활에 불편을 줄 정도로 나타나곤 합니다. 상기 증상뿐 아니라 병이 진행된 경우는 전립선에 의해 소변이 나오는 톨게이트가 지속적으로 막히기 때문에 폐색에 의해 만성 요폐가 유발되고 심하면 방광이 과 팽창돼 방광기능의 회복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습니다.
드물게 반복적인 요폐로 방광에 돌이 생기거나, 콩팥 기능상실이 올 수 있으며 이런 경우 전신적인 증상, 즉 피로감이나 구역질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그 외 요로감염이나 신우신염 등의 결과도 초래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전립선비대증은 어떻게 진단할까요? 기본적인 검사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병력청취 및 국제 전립선 증상 점수표에 따라 증상평가 및 신체검사를 합니다. 비뇨기과 전문의가 환자의 신체상태를 정확히 평가하기 위해서 하복부 및 성기부위를 자세히 검사한 후 직장수지검사를 통해 전립선 자체에 대한 검사를 시행합니다. 정상 전립선은 표면이 매끄럽고 대칭적이며 탄력성이 있습니다.
다음 단계로 다른 질환을 감별하고 소변에 세균이나 백혈구 또는 피가 섞여있는지를 관찰해 요로감염, 방광종양 및 상부 요로계 이상 유무를 감별하기 위해 요검사를 시행합니다. 전립선비대증 환자의 약 10%에서 신기능장애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필요할 경우 신기능검사 등을 합니다.
직장 수지 검사와 함께 진단에 축을 이루는 방법이 전립선 초음파 검사입니다.
전립선은 항문을 통해서만 만져지므로 직장수지검사로 전립선비대증의 정도를 가늠해보지만 전립선의 후면만 만져지므로 정확한 검사라고 할 수 없고 전립선초음파를 통해 전체적인 크기를 재서 비대증의 정도를 파악하는 것이 훨씬 과학적이고 정확한 검사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전립선 내부에 암이 의심되는 부위가 있는지 없는지 판별하는데 큰 도움이 되므로 최근에는 거의 모든 전립선비대증 환자에게 초기 검사방법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일정기간 약물을 쓴 후 비대증의 호전 정도를 정확하게 알아보는 데에도 이용이 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전립선암을 감별 진단하기 위해서 전립선특이항원(PSA)을 측정합니다. 전립선암은 조직검사를 통해 확진합니다.
전립선비대증 치료의 일차적 목적은 전립선비대증이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이 아닌 만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입니다. 또한 치료와 연관된 합병증과 환자의 치료 선호도 및 가격대비 효과의 측면도 고려해야 합니다.
현재 치료방법은 크게 관찰, 내과적 접근(약물치료), 외과적 접근의 3가지가 있습니다.
증상이 경해 불편하거나 고통스럽지가 않으면 특별한 의학적 처치를 하지 않고 일단 관찰할 수 있습니다. 관찰이라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상태를 예의 주시하며 지켜본다”의 의미입니다. 예를 들면 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는 상황(예: 변비)이나 약물(예: 감기약) 등을 가급적 피하고, 수분 섭취량을 줄이거나(특히 취침 전), 알코올, 카페인 함유 음료를 줄이고, 규칙적 배뇨습관 등으로 증상을 완화하거나 불편함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환자의 약 25%에서 재 증상이 좋아진다고 합니다. 그러나 유념할 것은 ‘전립선비대증은 진행성 질환’이며 진행 과정을 예상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제반 검사에서 전립선비대증의 진단되고 환자가 비대증으로 인한 중등도 이상의 증상으로 어느 정도 고통을 받고 있을 경우 내과적 접근(약물치료)을 시작합니다. 내과적 치료 방법에도 여러 방법이 존재하는데 보통은 알파 차단제, 5-알파환원효소억제제로 양분됩니다. 각각의 환자에게 맞는 약물의 종류 및 용량은 환자의 증상 및 연령, 경제적 여건, 다른 질환과의 합병유무 등을 고려해서 신중히 결정되어져야 합니다.
증상이 매우 심하거나 내과적 치료에 효과가 없는 남성들은 여러 가지 수술적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이중 가장 표준적인 방법은 경요도 전립선 절제술입니다. 이것은 전립선 비대증의 증상을 빨리 개선시키고 진행을 수년간 막을 수 있는 효과적이면서도 검증된 방법입니다. 요도를 통해 내시경을 넣어서 비대한 전립선 조직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경막외 마취나 전신마취 등이 필요하므로 입원해 시행하게 됩니다.
수술 후 일정기간 요도 내에 관을 넣어두어야 하며 수술 중 출혈이 일반적으로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모든 수술이 합병증이 있을 수 있듯이 이 수술 역시 역행성사정 등의 합병증에 대해 수술 전 충분한 상의 후 시행돼야 합니다.
또한 전립선의 크기가 너무 크거나 방광결석과 동반된 전립선비대증 등 특수한 경우에 개복전립선적출술을 시행합니다. 내시경을 이용하지 않고 직접 수술용 칼을 사용해 전립선을 적출하는 방법으로 다른 수술 방법에 비해 긴 기간의 입원이 필요합니다. 증상호전 정도는 가장 높은 방법이지만, 발기부전이나 역행성 사정 등 다른 합병증의 발생빈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근래에 시행 건수는 많이 줄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기존의 수술적인 치료방법에 비해 비교적 부담 없이 시행 받을 수 있는 여러 치료방법들이 등장했고 그 중 몇몇은 치료효과가 인정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대표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방법은 레이저 치료, 고주파 침박리술(TUNA), 온열 요법 등이 있습니다.
그 중 중소 병원 및 큰 대학병원에서의 임상을 통해 치료 효과 및 부작용 부문에서 성적이 탁월하다고 알려져 있는 레이저 치료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다른 기존의 치료 방법들은 전립선의 크기를 줄여줄 뿐 완전히 제거하지 못한다는 점이 문제였습니다. 즉 100% 치료가 되기 어렵고 다시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위와 같은 문제로 전립선비대증에서의 레이저 치료가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1세대라고 할 수 있는 초기에는 레이저 치료도 수술 후 전립선이 부어서 소변을 보지 못해 오랫동안(최소 2주 이상) 소변줄을 가지고 있어야 했습니다. 배뇨증상도 더 심해져서 몇 개월 간 소변을 보는데 고생을 해야 했습니다. 출혈이나 전해질 쇼크 등 수술에 의한 부작용은 없었지만 수술 후 환자는 오랫동안 고통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사용되는 레이저의 특성상 요도주위를 압박하는 전립선 조직은 제거되는 양이 적고 남은 조직이 타서 붓게 돼 요도를 더 막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보다 효과적인 레이저의 치료법이 필요했습니다. 따라서 그동안 다양한 레이저가 전립선비대증의 치료에 도입돼 왔고 그 중 2세대 KTP레이저를 이용한 수술과 3세대 홀렙(HoLEP, holmium enucleation of prostate)은 현재도 활발히 이용되고 있고 그 유효성도 인정받고 있는 치료방법입니다. 그러나 이 두 가지 방법 역시 치료할 수 있는 전립선크기의 제한이 있고, 초기 수술을 시행하는 과정상 수술자가 숙련될 때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며, 수술 후 조직을 제거하기 위해 방광 내에 분쇄기를 넣어서 전립선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오는 합병증의 위험 등으로 인해 제한점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에 4세대 레볼릭스(RevoLix) 레이저는 이러한 제한 점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파장의 레이저를 이용했으며 전립선조직의 기화(vaporization)와 절제(resection)가 동시에 일어나 거대전립선도 치료가 가능하면서 절제된 전립선 조직을 방광 내에서 분쇄하는 과정 없이 수술을 하게 해 있을 수 있는 합병증을 낮추는 새로운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레이저의 특성상 기화와 절제가 동시에 일어나기 때문에 전립선조직의 제거속도가 1.5 gm/min 정도로 빠르게 진행돼 수술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특성은 떨어져 나오는 전립선조각을 충분히 작게 만들 수 있어 3세대 홀렙(HoLEP)처럼 별도의 조직 분쇄절차가 필요치 않아 방광손상의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단순히 기화작용만 있는 2세대 KTP레이저와 달리 조직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제거된 전립선조직의 조직검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전립선비대증 증상점수의 개선 정도를 보면 4세대 레볼릭스 레이저 수술 1년 후 요속은 수술 전보다 10ml/sec 이상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고, 또한 국제전립선증상점수(IPSS)는 1/3 이상 좋은 방향으로 감소한 것으로 관찰됐습니다. 이는 KTP를 이용한 수술이나 HoLEP수술의 결과와 견줄만 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저 질환이나 다른 소인이 없는 환자의 경우, 수술 후 중한 합병증 발생은 전무하며 수혈이 필요한 경우도 치료 기전으로 볼 때 생길 수 없습니다. 수술 후 있을 수 있는 비교적 흔한 합병증은 단순한 요로감염으로 관찰됐으며 적절한 기간 동안 항생제 치료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입니다.
결론적으로 레이저 수술 방법은 외과적 치료법 중 가장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그 중에서 4세대 레볼릭스(RevoLix) 레이저 수술은 가장 최근에 개발된 레이저 수술로 수술 전후 합병증이 적고, 수술 중 출혈을 최소화 할 수 있어 당뇨나 고혈압, 심장질환 등 동반질환이 있는 고령의 환자에서조차 비교적 안전하게 적용할 수 있는 수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립선비대증은 대다수의 남성이 걸릴 수 있는 흔한 질환입니다. 이것은 암은 아니지만 진행하는 병이고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들어 레이저와 같은 부작용이 거의 없는 효과적인 치료방법들이 많이 개발돼 있으므로 부담 없이 병원을 방문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 보시기를 강력히 권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