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회, 화려함 뒤 숨겨진 고통스런 후유증

입력 2010-12-15 10:09

연이은 과음, 설사·치주염·통풍·피부트러블등 증상 불러

[쿠키 건강] 다사다난했던 2010년도 이제 그 끝에 와 있다. 며칠 남지 않은 12월, 대부분의 사람들은 망년회, 송년회로 스케줄이 꽉꽉 차 있다. 요즘 같은 연말이면 거의 매일 친구, 회사 모임 등으로 늦은 시간까지 술자리가 이어진다. 이러한 술자리는 당장은 즐거울지언정 다음 날은 다양한 숙취 증상으로 괴로움을 피할 수 없다. 설사로 하루에 서너 번씩 화장실을 들락날락하는 것은 기본이요, 수면 부족과 담배 연기로 인해 망가진 피부, 욱신거리는 치아, 심지어 관절이 붓는 통풍성 관절염까지... 연말 송년회가 주는 후유증은 그 종류도 다양하다. 연말 송년회 후유증,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음주 후, 관절 붓고 극심한 통증… ‘통풍성 관절염’ 의심

연말연시, 하루가 멀다 하고 열리는 잦은 술자리는 관절 건강도 위협한다. 만약 음주 후 갑작스럽게 관절이 붓거나 손도 댈 수 없을 만큼의 통증이 느껴진다면 ‘통풍성 관절염’을 의심해보자. 통풍성 관절염은 요산 결정이 관절 주변 조직에 침착돼 관절에 심한 염증 및 변형을 일으키는 질병으로 몸속의 요산이 배출 되지 않아 관절 조직에 쌓이면서 통증을 유발한다. 약 85~90%가 한 군데 관절의 급성 관절염 형태로 나타나며, 주로 엄지발가락, 발목, 무릎 등 하지의 관절에 흔히 발생한다. 경우에 따라 손에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때는 손가락이 가늘어지고 뼈마디가 울퉁불퉁해진다. 관절, 척추 전문 정동병원 김창우 대표원장은 “통풍성 관절염의 주요 원인은 과도한 음주와 기름진 음식 섭취 등이다”면서 “초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재발없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지만 방치하게 되면 관절 변형, 당뇨, 고혈압 등 다른 합병증의 위험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통풍성 관절염 진단을 받았다면 꾸준한 약물치료와 식이 조절을 병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과음 후 ‘장 트라블타’ 변신… 유산균 섭취로 장 건강 지키기

흔히 과음 후 설사를 두고 숙변제거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과음을 하게 되면 알코올이 대장 점막에 영향을 미치게 돼 체내에 흡수조차 되지 못한 수분이 배출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반복된 과음으로 인해 췌장이 망가진 경우도 설사를 유발한다. 이렇게 과음으로 인한 설사는 후에 과민성대장증후군 등 장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장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유산균을 많이 섭취해야 하는데, 시중에 흔히 나와 있는 유산균 제품들도 물론 효과가 있지만, 사람의 장에 정장성이 있는 유산균으로 구성된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해야 실질적으로 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 프로바이오틱스 전문업체 쎌바이오텍 관계자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김치 유산균을 믿고 유산균 식품 섭취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며 “유산균도 비타민처럼 매일매일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알코올과 오염된 공기에 한껏 취한 피부, 꼼꼼한 세안이 중요

잦은 음주는 피부도 SOS를 외치게 만든다. 체내에 알코올이 들어오면 신체는 알코올을 분해하기 위해 효소를 분비하기 시작하는데, 이때 분비되는 부신 피질 호르몬은 피부트러블을 유발시킨다. 특히 평소에 피부 질환을 가지고 있던 사람을 음주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질환이 더욱 악화될 수 있고, 뾰루지나 여드름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이에 차앤박피부과 박연호 피부과전문의는 “피부 트러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귀찮더라도 귀가 후 꼼꼼한 세안을 통해 노폐물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성인여드름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의 경우 연말 잦은 술자리로 인해 그 증상이 더욱 악화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경우에는 고주파를 이용한 레이저 치료가 효과적이다. 특히 회복기가 빠른 인트라셀은 여드름, 여드름 흉터뿐만 아니라 오염된 공기에 노출돼 넓어진 모공 등에도 효과가 있다.

◇음주 시 수분 섭취, 음주 후 칫솔질 필수

12월이 되면 많은 연말 모임에 참석하는 통에 간이 상하지 않을까 걱정을 한다. 하지만 그렇게 간만 걱정 하는 사이 치아는 울상 짓고 있다. 사실 치아는 술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부위이면서도 가장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지나치기 쉬운 곳이다. 먼저 과음을 하게 되면 입으로 호흡을 하면서 입 안이 건조해지기 쉬워 충치나 치주염이 잘 생기게 된다. 그리고 술과 함께하는 찌개나 탕 등의 국물 음식은 많은 염분이 들어가 있어, 입 속 산성을 증가시켜 충치의 원인이 된다. 그리고 뜨거운 국물로 인해 치주질환이 생길 가능성 또한 높아진다.

더불어 많은 사람들이 술을 먹고 귀가하게 되면 양치질을 하지 않고 바로 잠자리에 드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충치가 생기기 쉬운 환경이 되기 때문에 반드시 양치질을 하고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 보아치과 이승준 원장은 “술을 마시는 중간에 물을 마시고, 술을 마신 후에는 평상 시보다 더 꼼꼼하게 칫솔질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