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한의원 직장인 설문결과… 직장인 77% “멀티플레이어 효율성 떨어져”
[쿠키 건강]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만들어낸 히딩크 감독의 ‘멀티플레이어’전략이 기업에 흡수된 지 올해로 8년째다. 어느 포지션이라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선수로 키운다는 전략이 기업의 인재양성과 부합되는 부분이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의료계의 한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들은 회사의 멀티플레이어에 대한 요구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파킨슨병 전문 보건당한의원이 직장인 140명에게 ‘멀티플레이어의 스트레스’를 주제로 설문조사한 결과, ‘(몸이)아플 정도로 매우 스트레스가 심하다’ 45.7%(64명), ‘많은 편’ 21.4%(30명), ‘보통’ 13.6%(19명), ‘약간’ 13.6%(19명), ‘거의 안 받는다’ 5.7%(8명) 등 67.1%의 직장인들이 회사의 멀티플레이어에 대한 지시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아울러 절반이 훌쩍 넘는 77.1%(108명)는 멀티플레이어를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는 전략’이라는데 입을 모았으며, 이 가운데 53%(57명)가 ‘건망증’을 가장 큰 그 이유로 꼽았다. 이어 ‘전문성의 부재’ 30%(32명), ‘집중력 저하’ 9%(10명), ‘의욕상실’5%(6명), 기타 3%(3명)순이었다. 말이 좋아 멀티플레이어지 회사가 부려 먹기에 딱 좋은 변명거리에 불과하다는 것이 직장인들의 대체적인 생각인 셈.
이에 대해 보건당한의원 이승환 원장은 “한꺼번에 다양한 일을 하게 되면 뇌기능의 과부하로 활동량이 떨어지면서 건망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며 “동의할 만한 인정과 보상이 따라주지 않는 상태에서의 멀티 플레이어에 대한 요구는 심리적인 허탈감을 일으키고 적절한 연봉으로 튀는 것 없이 일하려는 직장인들도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아 공황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같이 병적인 압박감에도 불구하고 현실과의 괴리감은 컸다. 현재 회사로부터 멀티플레이어로서의 역할을 종용받고 있다는 112명 가운데 83%(93명)의 직장인은 ‘요구에 순응한다’고 대답했으며, ‘반항한다’ 13%(15명), ‘사표를 던지겠다’는 응답은 4%(4명)에 그쳤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회사의 멀티플레이어 종용, 직장인 2/3 스트레스 호소
입력 2010-12-14 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