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오재환 대장암센터장
국내 사망 원인 1위로 꼽히는 암은 우리나라 사람 3명 중 1명이 걸릴 정도로 흔한 병이다. 1년 동안 발생하는 신규 암 환자만 해도 13만 여명에 이를 정도다. 암 진단은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커다란 충격과 스트레스를 준다. 가족 중 한 사람이 암으로 진단받으면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여러 가지 크고 작은 변화가 생긴다. 커다란 충격과 스트레스를 가져다주는 암의 예방과 조기 치료를 위해 국민일보 쿠키뉴스는 국립암센터의 암 전문가들을 통해 매주 한 가지 암을 선택해 자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2011년을 앞두고 새롭게 건강 계획을 수립하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이번 연재가 독자들의 건강 지킴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편집자 주-
[쿠키 건강] 대장암의 조기진단에 가장 좋은 방법은 대장내시경 검사이다.
◇대장암의 진단 및 병기= 일부 직장암의 경우에 직장수지검사(의사의 손가락을 통한 항문검사)만으로도 진단이 가능하며 40세 이후에는 매년 1회의 직장 수지 검사가 권장되고 있다.
현재 보건복지부에서 주관하는 국가 암 검진 사업에서는 50세 이상의 남녀에서 1년에 한번 씩 분변잠혈검사(일명 대변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이상 소견이 있는 경우 대장내시경검사 또는 이중조영바륨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이 중 전 대장의 관찰이 가능하고 검사와 동시에 조직 검사를 할 수 있는 대장내시경이 대장암 진단에 가장 효과적이고 정확한 검사로 추천되고 있다.
대장암이 진단되면 수술 전에 다른 장기나 림프절에 암이 전이되어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전산화단층촬영(CT)이나 필요한 경우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을 시행한다. 직장암의 경우, 직장벽 침윤정도 및 주위 림프절 침범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경직장 초음파(초음파 탐침을 항문을 통해 삽입후 실시하는 초음파검사)나 자기공명영상검사(MRI)를 시행한다.
◇대장암의 예후에 가장 중요한 것은 대장암의 병기이다
진단 당시 암의 병기에 따라 생존율은 크게 차이난다. 보통 암환자의 예후를 말할 때 5년 생존율(5-year survival rate)을 얘기한다. 암의 5년 생존율이란 암 진단후 5년까지 환자가 생존할 확률로, 암의 치료효과를 판단하는 지표가 된다. 암의 재발은 수술이후 대개 5년 이내에 발생하고, 5년이 지나서 재발하는 경우는 드물다.
따라서 암의 ‘완치율’이라고 하는 공식적인 의학용어는 없지만, 환자들에게 암의 5년 생존율을 완치율로 조심스럽게 설명한다. 최근 국내에서 발표된 한국인 대장암의 병기별 5년 생존율은 1기 93.4%, 2기 83.4%, 3기 54.2% 및 4기 11.9% 였다. 즉, 1기 대장암은 대부분 완치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암이 점막 또는 점막하층에 국한된 경우를 조기 대장암(early colorectal cancer)이라고 하는데, 조기 대장암의 경우 100%에 가까운 5년 생존율을 보인다. 2기 대장암도 80% 이상 완치된다. 그러나 3기 대장암부터 5년 생존율은 54.2%로 크게 떨어지고, 4기 대장암은 11.9%에 불과하다.
◇대장암의 치료= 과거에는 모든 대장암의 치료 원칙은 수술적 절제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일부 조기대장암(고분화 암이면서 혈관침범이 없고, 점막하층 침습 깊이가 1000㎛를 넘지 않는 경우)의 경우에 림프절 전이의 위험이 없거나 매우 낮다는 연구결과들이 알려지면서, 이들 일부 조기 대장암에 대해서는 수술을 시행하지 않고 내시경적 절제만으로 대장암을 치료하고 있다. 내시경 기기 및 술기의 발달도 대장암의 내시경적 치료를 가능케 하는 데 또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수술은 대장암 치료에서 가장 근본, 최근 대장암 복강경 수술 증가
수술은 대장암 치료에서 가장 근본이 되며, 암의 발생 부위에 따라 수술 방식이 각 각 다르게 적용된다. 대장암 수술의 원칙은 다른 암 수술과 마찬가지로 종양과 적절한 경계를 유지하면서 암세포의 전이 경로가 되는 림프관, 혈관을 차단하고 주위 림프절을 포함해서 암 덩어리를 광범위하게 절제하는 것이다.
최근 복강경을 이용한 대장암 수술이 기존의 개복수술과 비교해서 장기적인 암치료성적에 차이가 없다는 연구결과들이 발표되면서, 수술후 통증이 적고, 흉터가 작으면서 빠른 회복을 보인다는 장점들로 그 시술예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참고도 6) 최근에는 의료용 로봇을 이용한 복강경 수술도 관심을 끌고 있다.
직장암 수술의 경우 수술 술기의 향상과 자동문합기 등 수술 기구의 발달로 종래에는 항문을 절제하고 복부 인공항문을 만들어야 했던 많은 환자들에서 항문 보존이 가능해 졌으며, 수술전 항암화학방사선요법을 통해 항문보존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최근 다학적인 접근방법으로 대장암을 치료함으로서 생존율을 더욱 높히고 있다
대장암 병기 2기 이상의 진행성대장암의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와 함께 항암화학요법(항암제치료), 방사선 치료 등을 병용하는 다학적인 접근방법(multidisciplinary approach)으로 치료함으로서 생존율을 더욱 높히고 있다.
항암화학요법의 종류에는 보조(adjuvant)항암화학요법, 고식적(palliative)항암화학요법 및 선행(neoadjuvant)항암화학요법 등이 있다. 보조항암화학요법은 근치적 절제가 가능한 대장암에 대해서 수술을 시행한후 암의 재발을 막아 완치율을 높이기 위해서 시행하는 화학요법이다. 2기 혹은 3기 대장암의 경우에는 수술 후 약 6개월간의 보조항암화학요법이 추천되며, 이로써 재발률 및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보조항암화학요법은 2000년대 중반까지는 FL(5-FU + leucovorin) 요법이 표준요법이었으나, FOLFOX (5-FU + leucovorin + oxaliplatin) 요법이 더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재 널리 쓰이고 있다. 간 또는 폐로 전이된 대장암의 경우에도 대장암과 전이병변을 수술하고 보조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하면 장기생존률이 약 30% 가량 된다고 알려져 있으며, 전이병변의 개수가 적거나 재발시 까지의 무병생존기간이 길었던 경우와 같이 양호한 예후인자를 가진 환자의 경우에는 약 50% 까지의 완치율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고식적항암화학요법이란 암이 진행되어 근치적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에 암의 진행을 억제하고 생존기간을 연장시킬 목적으로 시행하는 항암화학요법을 말한다. 선행항암화학요법이란 수술전에 항암화학요법을 먼저 시행하고 나서 수술을 받는 경우를 말한다. 특히 하부 직장암의 경우에 방사선치료와 함께 선행항암화학요법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진단당시 수술적 절제가 불가능한 전이암의 경우에서, 선행항암화학요법에 반응이 좋아 추후 수술이 가능했던 경우들이 보고되고 있고, 이러한 경우에는 통상적으로 약 15% 정도의 장기생존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사선치료는 주로 직장암에서 사용되며, 전이성 대장암의 전이병변에 대해서도 선택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직장암에서 방사선치료는 과거와 달리 그 역할이 많이 넓어진 편이다. 가장 많은 변화는 수술전에 방사선치료를 시행한다는 점인데, 선행항암화학요법을 동시에 시행하기 때문에 이를 수술전 항암화학방사선요법(preoperative chemoradiation therapy)라고 한다.
수술전 항암화학방사선요법의 장점은 수술후 항암화학방사선치료에 비해 국소 재발률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하부 직장암에서, 수술전 항암화학방사선요법을 시행한 경우가 바로 수술을 시행한 경우에 비해 항문보존율을 높힐 수 있었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그 외 과거 근치적 절제술이 불가능해서 고식적 치료를 시행했던 후복막림프절 또는 골반부에 재발된 대장암에 대해서 최근에는 항암화학방사선치료를 시행함으로써 생존율을 더욱 높이고 있다. 이러한 치료효과는 방사선치료의 급격한 발전과도 연관이 있다. 토모치료나 양성자치료와 같은 첨단방사선치료가 쉽게 이용 가능해짐으로써 근치적 방사선치료의 시도가 보편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결국 대장암이 초기를 지나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됐다고 하더라도 수술적치료, 항암화학요법 및 방사선 치료등의 다학적 접근 방법을 통해, 암의 진행상태에 맞는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한다면 충분히 완치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따라서 어떠한 경우에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의료진의 치료 계획에 적극 협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③‘대장암의 예방
’에서 계속)
[암 이렇게 극복하자(3)-대장암] ②대장암의 조기진단에 가장 좋은 방법은?
입력 2010-12-13 09: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