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이렇게 극복하자(3)-대장암] ①대장암, 알면 극복할 수 있다

입력 2010-12-13 09:47

글·오재환 대장암센터장

국내 사망 원인 1위로 꼽히는 암은 우리나라 사람 3명 중 1명이 걸릴 정도로 흔한 병이다. 1년 동안 발생하는 신규 암 환자만 해도 13만 여명에 이를 정도다. 암 진단은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커다란 충격과 스트레스를 준다. 가족 중 한 사람이 암으로 진단받으면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여러 가지 크고 작은 변화가 생긴다. 커다란 충격과 스트레스를 가져다주는 암의 예방과 조기 치료를 위해 국민일보 쿠키뉴스는 국립암센터의 암 전문가들을 통해 매주 한 가지 암을 선택해 자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2011년을 앞두고 새롭게 건강 계획을 수립하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이번 연재가 독자들의 건강 지킴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편집자 주-

[쿠키 건강] 과거 암은 불치병의 대명사였다. 한번 걸리면 가산을 탕진하게하고, 사람을 고생 고생시키다 결국 죽게하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21세기에 접어든 지금, 암은 우리 주위에서 더욱 흔하게 발견된다. 우리나라 성인남녀 네명중 한명이 암으로 진단 받는다고 한다.

그러나 암은 더 이상 불치병이 아니다. 많은 치료 및 진단법 개발에 대한 노력으로, 인류는 암을 충분히 치료 가능한 병으로 바꾸어 놓았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대장암은 다른 부위의 암들에 비해 치료 성적이 좋고, 노력에 따라 조기 진단 및 예방이 충분히 가능한 암이다. 이와 관련된 정보들을 이 글에서 제공해 대장암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한다.

◇대장암이란= 대장은 소장의 끝에서 시작해 항문까지 연결되는, 길이 약 150cm, 지름 5cm인 기관이다. 대장은 그림과 같이 맹장, 결장, 직장 3부분으로 나누어지고 결장은 다시 상행결장, 횡행결장, 하행결장 및 에스결장으로 나누어 진다. 대장은 수분, 염화물 그리고 나트륨의 흡수를 담당하며, 일부 비타민 B군과 비타민 K를 포함한 비타민을 합성하고, 대변을 형성하는 기능을 한다.

◇대장암은 대장에 생기는 악성종양, 대부분이 선암

대장암은 결장과 직장에 생기는 악성 종양(암)을 말하며, 암이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결장에 생기는 암을 결장암, 직장에 생기는 암을 직장암이라고 한다. 대장암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이는 암세포가 기원하는 세포들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이중 대부분이 대장 점막의 상피세포에서 기원하는 선암(腺癌)이고, 일반적으로 대장암이라고 하면 대장선암을 말한다. 앞으로 언급할 대장암에 관한 모든 내용들도 다 선암에 관한 것들이다. 그외 신경내분비세포종(유암종), 림프종, 위장관간질성종양(GIST), 평활근육종, 편평상피암 등이 있다.

◇최근 우리나라 대장암 발생 계속 증가

2009년에 발표된 한국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2007년 우리나라의 암발생 건수는 총 16만1920건이었으며 그 중 대장암은 남녀를 합쳐서 2만588건이었다. 이는 전체 암 발생의 12.7%로 2위(갑상샘암 제외)에 해당하며, 인구 10만명당 대장암의 조발생률은 남자 49.7건, 여자 33.9건으로 조사됐다. 대장암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빠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암 중 하나이며, 이러한 대장암의 증가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장암의 원인과 증상= 대장암의 위험요인에는 유전적 소인, 식이요인 및 대장암 관련질환 등이 알려져 있다. 전체 대장암의 약 15~20%는 유전적 소인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부모, 형제, 자녀 중에 대장암 환자가 있는 경우에는 대장암의 발생률이 2~3배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유전적 소인과 관계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대장암을 가족성 대장암 (familial colon cancer)이라고 하고, 이중 원인이 되는 유전자가 정확하게 밝혀진 경우를 유전성 대장암 (hereditary colon cancer)이라고 한다. 유전성 대장암은 전체 대장암의 약 5% 정도라고 알려져 있으며, 다른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어서 유전성 대장암 증후군 (hereditary colon cancer syndrome)이라고도 한다.

유전성 대장암에는 유전성 비용종증 대장암(HNPCC), 가족성 용종증(FAP), 포이츠-예거 증후군(Peutz-Jeghers syndrome) 및 연소기 용종증(Juvenile polyposis) 등이 있고, 이중 유전성 비용종증 대장암이 가장 흔하다. 식이와 관련된 대장암의 위험요인으로는 저섬유소 식이, 고지질 및 고칼로리 식이, 정제된 음식(예: 설탕, 디카페인 커피 등) 등이 알려져 있다.

궤양성대장염 및 크론병등의 염증성 장질환(Inflammatory bowel disease)이 대장암의 발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병의 진행정도와 유병기간에 비례해서 대장암의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밖에 나이(50세 이상), 음주 및 흡연 등이 대장암의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용종(폴립)은 대장점막에 생기는 종양성 병변을 통틀어 말하는 것으로, 이중 대장암으로 진행하는 용종을 선종(腺腫, adenoma)이라고 한다. 1988년 Vogelstein 등에 의해 선종-암 연속체(adenoma-carcinoma sequence) 이론이 발표된 이래, 현재까지는 대장암의 95% 이상이 선종에서 발생된다고 인정되고 있다. 따라서 선종을 대장암의 전암 단계라고 볼 수 있다.

◇대장암은 초기에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다

대장암 초기에는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없으며 증상이 나타난 경우에는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장암의 주된 증상으로는 배변습관의 변화, 후중감(변이 남은 느낌), 혈변 또는 점액변, 가늘어진 변, 복통 및 복부팽만, 체중이나 근력의 감소, 피로감, 식욕부진, 소화불량, 오심과 구토, 복부 종물(덩어리가 만져짐) 등 매우 다양하다.

대장암의 증상은 종양이 생긴 위치와 종양의 종류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우측결장(맹장, 상행결장)에 생기는 종양은 장이 굵고, 대변이 묽은 상태이기 때문에 장폐색을 일으키는 일이 별로 없다. 대신 이곳에서 생기는 병변은 대개 만성적인 출혈을 유발하고 그 결과 빈혈을 일으킨다. 반면 좌측결장(하행결장, 에스결장)에 생기는 병변은 흔히 장폐색 증상을 나타내고 대부분의 환자들은 배변습관에 변화가 생겼다고 호소한다. (‘②대장암의 조기진단에 가장 좋은 방법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