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민 서울시 북부노인병원장 감동경영 눈길
[쿠키 건강] “병원장이 망가지면 직원이 행복합니다. 직원이 행복하면 각자의 위치에서 보다 큰 역량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이런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게 병원장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서울시 북부노인병원 신영민 병원장이 최근 어느 부서 회식자리에 참석해 산타복장으로 벌칙을 수행하며 꺼낸 말이다.
신 원장은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모든 부서의 회식자리에 동반하려고 애를 쓴다. 대개 한달에 한두 번은 직원들의 회식자리에 까메오로 등장한다.
신 원장의 행보는 비단 회식자리 참석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직장생활에서의 어려움이나 개선사항 등을 꼼꼼히 듣고 병원경영에 반영하기도 하며, 웬만한 직원들의 가정사를 꿰고 있을 정도로 개인의 세심한 부분까지 안부를 묻기도 한다.
“병원에서는 아무래도 시스템이라는 ‘틀’이 있기 때문에 편하게 소통하는 것에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경직된 공간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것이라는 생각은 이미 버렸습니다. 좋은 아이디어를 청취하고 병원 경영활동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제가 먼저 직원들에게 다가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때론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고, 심지어 망가지기도 합니다. 남들이 보면 주책이라 할지 모르지만, 이게 바로 감성경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직원이 행복하면 고객이 춤을 춥니다.”
신 원장은 “감동바이러스는 돈 주고도 살수 없는 무엇보다도 소중한 바이러스입니다. 병원 곳곳에 감동바이러스를 전파해 직원이 행복하고 고객이 춤출 수 있는 병원 문화를 만들기 위해 오늘도 내일도 망가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감동 경영을 바탕으로 신영민 원장은 지난 2006년 병원이 개원할 당시 초대 원장으로 임명된 이래, 현재까지 연임에 성공하며 매년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물론 이러한 성장의 원동력은 신 원장의 망가짐에서 비롯된 감동 경영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게 직원들의 전언. 최고경영자가 먼저 나서 직원을 감동시키고, 감동받은 직원이 다시 고객을 감동시켜 ‘감동 바이러스’의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서울시 북부노인병원은 이러한 감동 경영을 바탕으로 2010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미 병상가동률, 수익률, 신환비율, 공공의료 성과 등에서 지난해 병원의 모든 경영 지표를 넘어서는 실적을 올리고 있다.
북부노인병원 관계자는 “개원 5년차 병원이 그 흔한 의료사고나 의료분쟁이 단 한건 없이 매년 정체되지 않고 발전할 수 있는 까닭은 바로 병원장의 감성경영의 덕분이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병원장이 망가져야 병원이 산다?
입력 2010-12-09 1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