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극복을 위한 긍정의 힘을 이야기하는 희망의 그림 전도사 ‘박보순 화백’
[쿠키 건강] 일반인들에게 암은 곧 죽음이라는 단어와 동일시 된다. 우리 주변에 누군가가 암 판정을 받았다면, 우리는 곧 그의 죽음을 떠올린다.
이는 암환자나 가족들도 마찬가지이다. 죽음의 공포 앞에 그들은 이성을 잃고, 체념과 무기력이라는 늪으로 스스로를 밀어 넣는다.
특히, 유방암은 다른 암에 비해 극심한 스트레스나 우울증에 시달리는 심리적 후유증이 훨씬 많다. ‘여성의 상징’을 잃는다는 상실감 때문이다.
세 번의 유방암 진단이라는 큰 시련을 딛고 지금은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박보순 화백, ‘암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그림을 통해 표현하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무서웠죠. 죽음의 공포 앞에 의연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없을 거예요. 하지만 끝까지 긍정과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1992년 첫 유방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암이 가져다 주는 공포는 정말 대단했지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어요. 다행히 처음 유방암 진단을 받았을 때는 초기 중에 초기여서 비교적 간단한 수술로 완치될 수 있다는 의사의 말을 믿고 부분절제술과 방사선 치료를 받았어요. 당시에는 정신적인 충격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초기에 발견했다는 것은 운이 좋은 편이었죠.”
하지만 박 화백의 유방암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첫 유방암 진단에 이어 6년 뒤 두 번째 재발을 했고, 그 이후 세 번째 재발의 아픔까지 겪어야 했다. 그보다 더 두려웠던 것은 6개월에서 2년 정도밖에 못살 거라는 청천벽력 얘기였다.
“상상도 못했습니다. 왜 이런 시련이 내게 왔을까 세상이 원망스럽기도 했었어요. 항암치료와 뼈주사를 맞으며 치료를 병행했습니다. 부작용이 너무 심해 죽는 것이 낫겠다 싶은 생각도 했었어요.”
박 화백은 그럴수록 더욱 그림 그리기에 매진했다.
그림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것 같았고, 왠지 시한부 판정을 받은 2년이 아닌 20년은 거뜬히 살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박 화백은 담당 주치의와 상의해 치료 방법도 달리해 유방암 표적치료제 허셉틴을 투여 받기 시작했으며 8년째 그녀는 정상인과 다를 바 없는 건강하게 사회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3주에 한번씩 주사를 맞으러 병원을 찾고 있습니다. 암 치료가 아닌 영양제를 맞으러 가는 마음으로 즐겁게 살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그녀는 현재 미국과 한국의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작품 전시회를 갖는 등 이전보다 더 활발한 사회생활을 해나가고 있다.
“암은 불치의 병이 아닙니다. 유방암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제 스스로 경험하고 있는 중 입니다.”
마지막으로 그녀가 말한다. “암을 이기려면 좋은 의사와 좋은 약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의 믿음과 확신입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박보순 화백 약력>
-홍익대 미술대학 공예과 졸업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 시각예술학교 미술학 석사
-롱아일랜드 대학 부르클린 캠퍼스 초빙강사 역임
-제1회 빅애플 페스트 참여
-현재 한국과 미국에서 작가 활동 중
[인터뷰] “암은 불치의 병이 아닙니다”
입력 2010-12-09 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