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3명중 2명 “아파도 병원 안가”

입력 2010-12-06 10:49

자생한방병원 고등학생 320명 설문결과… 통증 원인 ‘잘못된 자세(86.4%)’ 가장 많아

[쿠키 건강] 하루의 대부분을 학교와 학원에서 생활하는 고등학생들에게 있어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기란 어려운 일이다. 특히 수능 준비가 시작되는 수험생들의 경우 학습시간이 급격히 늘면서 건강관리에도 소홀해지기 쉽다. 하지만 문제는 몸이 아파도 병원을 가지 못하고 통증으로 끙끙 앓는 학생들이 많다는 것이다. 장시간 학습하면서 허리통증, 두통, 소화불량, 만성피로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만 코앞에 닥쳐있는 시험이나 시간 관리를 위해 자신의 통증을 간과하거나 병원을 가지 않는 학생들이 많다.

◇고교생 32.1%만이 통증 치료 위해 병원 찾아

자생한방병원이 최근 6~8월 서울 지역 학원가 일대에서 고등학생 32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32.1%만이 통증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고 답했다<표1>. 주로 나타나는 통증에 대한 질문에는 허리, 목, 어깨 등 근골격계 통증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36%로 가장 많았고, 두통(24.7%), 소화불량을 포함한 위통 및 복통이 18.5%, 감기 몸살 관련 통증이 16.2%로 그 뒤를 따랐다<표2>.



하지만 통증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은 학생들은 감기, 몸살(45.8%) 및 기타 질병(32.6%)으로 인해 병원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고등학생들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허리, 목, 어깨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학생은 8.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표3>. 또한 허리, 목, 어깨 통증을 경험한 기간에 대한 질문에는 ‘6개월 전부터’라고 답한 학생이 51.2%, ‘1년 전부터’는 23.4%, ‘3년 전부터’라는 답도 13.7%에 달해<표4> 상당수가 장기간 통증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 결과, 평소 허리, 목,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학생은 많았지만, 실제 이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학생은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제때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증상이 더욱 악화돼 이후 허리 및 목 디스크 질환으로 발전돼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자생한방병원 이우경 원장은 “청소년기에 척추가 망가지면 학습 능률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성장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통증이 생길 경우 오랫동안 쌓아두지 말고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전문가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허리를 45도 구부리고 앉는’ 잘못된 자세의 고교생 절반 이상

그렇다면 학생들이 많이 호소하는 허리, 목, 어깨 등의 근골격계 통증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간단히 말하면 오랜 학습으로 인한 결과라 할 수 있겠다. 실제로 고등학생의 71%가 하루 10시간 이상 의자생활을 한다고 답했다<표5>.

그리고 학생들은 학습 시 어떤 자세를 주로 취할까? 올바른 자세는 엉덩이를 깊숙이 넣고 허리를 쭉 펴고 상체를 의자에 기대 90도로 반듯하게 앉는 것이다. 하지만 ‘90도로 반듯하게 앉는다’고 답한 학생은 7%에 불과했고, 허리를 45도 구부리고 앉거나(58.2%), 턱을 괴는 자세(17.8%), 팔을 베거나 엎드리는 자세(12.5%) 등 잘못된 생활 습관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표6>. 대부분의 학생들이 오랜 시간 공부를 하면서 점점 자세가 흐트러지고 편한 자세를 취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편하기 때문에 자주 취하게 되는 이러한 자세들이 오히려 학생들의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통증을 유발시켜 학생들의 건강을 망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이 원장은 “잘못된 자세를 취하게 되면 몸의 근육이 경직되기 쉽고, 주의력을 산만하게 할 뿐만 아니라 허리디스크나 각종 척추질환의 주범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치했던 허리, 목, 어깨 통증 허리디스크 및 목디스크로 발전할 수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학생들이 평소 질환을 달고 사는 데다가 운동량이 극히 부족해져 통증이 더 큰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이다. 특히 의자생활에 굳어진 학생들의 허리는 전후좌우에서 지지해주는 인대와 근육들이 약해져 작은 충격에도 심각한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약해진 근육과 인대로 인해 측만증을 유발하거나 척추에 큰 무리를 줌으로써 디스크 질환들로 이어질 수 있고, 이 시기에 발생한 요통은 더욱 만성적인 경향으로 가기 쉽다. 한 번 밀려 나온 디스크는 제 기능을 상실할 뿐만 아니라 웬만해서는 본래의 상태로 돌아가지 않는다. 더 이상의 통증과 재발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자생력을 키워주는 치료가 중요하다. 비수술요법인 추나수기요법, 추나약물요법, 침요법 등은 통증 치료는 물론 디스크 주변 근육과 인대를 튼튼하게 해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병이 생기기 전에 미리 병을 예방해야 하고, 병이 이미 발병했다면 빨리 치료하는 것이다. 병이 오랫동안 방치되면 그만큼 치료도 힘들고 치료기간도 길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통증에 대해 가볍게 여기지 말고, 병이 더 커지기 전에 병원을 찾아 그 원인과 질환을 충분히 이해하고 병이 악화되지 않도록 치료받아야 할 것이다. 이제 수능준비를 막 시작하는 학생들의 경우 본격적인 수험생활이 시작되기 전에 건강을 미리 챙기는 것도 중요하겠다. 몸의 중심이 되고, 기둥역할을 하는 척추를 튼튼하게 하여 건강한 신체로 건강한 학습을 하는 것이 어떨까. 건강은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꼭 명심하도록 하자.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도움말·자생한방병원 척추디스크센터 이우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