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이렇게 극복하자(2)-폐암] ②폐암의 진단방법 및 치료

입력 2010-12-06 14:24

글·한지연 국립암센터 폐암센터

국내 사망 원인 1위로 꼽히는 암은 우리나라 사람 3명 중 1명이 걸릴 정도로 흔한 병이다. 1년 동안 발생하는 신규 암 환자만 해도 13만 여명에 이를 정도다. 암 진단은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커다란 충격과 스트레스를 준다. 가족 중 한 사람이 암으로 진단받으면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여러 가지 크고 작은 변화가 생긴다. 커다란 충격과 스트레스를 가져다주는 암의 예방과 조기 치료를 위해 국민일보 쿠키뉴스는 국립암센터의 암 전문가들을 통해 매주 한 가지 암을 선택해 자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2011년을 앞두고 새롭게 건강 계획을 수립하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이번 연재가 독자들의 건강 지킴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편집자 주-

[쿠키 건강칼럼] 흉부CT에서 폐의 병변이 확인됐다면, 폐암일 가능성도 있지만 결핵이나 방선균증(放線菌症) 등의 감염성 질환이거나 과오종(過誤腫, 정상 성숙세포가 수나 분포에 있어서 비정상으로 성장하는 병변) 같은 양성종양일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환자가 과거에 촬영한 흉부 CT나 흉부X선을 찾아 이번에 발견된 병변과 비교하고 환자의 나이, 흡연력 등을 고려해 폐암 가능성을 추정하게 된다.

폐암 확진은 조직검사를 통해 하게 되는 데, 폐세침(肺細針) 생검술, 기관지내시경을 통한 생검술, 수술적 생검술 등이 있다. 때로는 가래검사만으로 폐암이 진단될 수도 있으며, 환자에 따라 폐 병변보다 폐암이 전이된 곳의 조직검사가 쉬운 경우에는 전이 부위에서 검사를 하기도 한다. 이를테면 쇄골상부 림프절이나 경부 림프절 혹은 피부로 전이가 된 경우, 이 부위에서 조직검사를 하는 것이다. 또한 암성 흉수(胸水)가 의심되면 흉수를 뽑아 암세포유무를 확인하고 진단할 수 있다.

이렇게 조직검사를 통해 폐암 진단을 하고 난 후에는 치료 방침을 세우기 위해 폐암의 병기(病期)를 결정하게 되며, 폐암이 잘 전이되는 부위들 (종격동·임파선,뼈, 간, 부신,뇌 등)의 전이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흉부 CT, 뼈스캔,PET/CT, 뇌MRI 등을 촬영해 그 결과에 따라 치료방침을 결정하게 된다.

◇국내 최초의 기관지 내시경 초음파= 본원 호흡기내과에서는 매년 2000예 이상의 기관지내시경을 시행하며 폐암의 진단 외에도 각종 호흡기 질환의 진단과 치료를 하고 있다.

특히 2006년 10월 국내 최초로 기관지 초음파 내시경(EBUS)을 도입하여 폐암 및 림프절 조직검사(EBUS-TBNA)을 시작하였고, 2009년 말까지 1151명의 폐암환자에 적용했으며, 그 결과 폐암 전이 여부에 대한 진단 정확도가 98% 이상임을 보고했다.

기관지 초음파 내시경 도입으로 과거 일반 기관지내시경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부위에 위치한 폐암의 조직검사가 가능하게 돼 폐암의 진단이 용이하게 됐으며, 특히 폐암의 병기결정에 매우 중요한 종격동 임파선의 전이 여부를 과거 수술장에서 전신마취 후 종격동경 검사를 통해 확인하던 것을 입원 없이 외래에서 수면내시경 시술만으로도 대신할 수 있게 돼, 폐암의 병기 결정이 비침습적이고 경제적으로 외래에서 이루어지게 되어 환자에게 더 효과적인 치료 방침을 결정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기관지 초음파 내시경 검사에서의 다양한 임상 경험을 토대로 기관지 초음파 내시경을 통한 림프절 조직검사 결과와 PET 결과와의 연관성 연구 및 식도를 통한 기관지 초음파 내시경의 적용 등 우수한 연구성과를 발표했다. 2009년도 7월에는 기관지 초음파 내시경 1000례 기념으로 기관지 내시경 워크숍을 원내에서 개최했다. 또한 2009년에는 기관지내시경실을 증축, 확장해 환자들이 더 편하게 시술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으며, 더불어 2009년에는 최신 형광기관지내시경(AFI; autofluorescence imaging) 및 NBI(Narrow Band Image) 기관지내시경을 도입해 시행 중으로 현재 조기 폐암 발견 및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이 밖에 조기폐암에 대한 광역동 치료술을 시행하고 있으며, 수술 및 방사선 치료 후 기도가 좁아지는 경우에 시행하는 풍선확장술, 레이져 치료술 등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추후 냉동치료기 도입을 예정하고 있어, 폐암의 진단과 치료에 더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폐암의 치료 방법= 폐암의 치료방법은 크게 수술, 방사선치료, 항암치료로 분류되며, 치료는 폐암의 조직학적 분류 (비소세포폐암 혹은 소세포폐암), 병기(제 1기, 2기, 3A기, 3B기, 혹은4기), 및 환자의 전신 상태에 따라서 결정된다.

△수술적 치료= 폐의 비소세포암에서 가장 효과적인 치료는 외과적 절제이다. 그러나 실제로 폐암 환자의 1/4 이하에서만 수술 적응이 된다. 외과적 절제를 할 수 있는 환자는 제Ⅰ, Ⅱ병기 환자들과 제ⅢA병기의 일부가 해당이 된다. 제ⅢB병기 환자와 제Ⅳ병기 환자는 아주 예외적인 경우 외과적 치료가 고려된다.

폐암의 임상적 병기―실제로는 개흉술을 시행한 후 외과적 병기가 더욱 중요한데―가 1차적 치료로서 외과적 절제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술전 혹은 술후에 보조요법을 시행했는가 혹은 환자를 담당하는 개개의 외과의가 어떤 철학을 가졌는가에 따라 환자를 수술시킬 것인가 아닌가에 영향을 미친다. 최근에는 수술에 있어서도 암의 관점에서 해가 되지 않는 한 최소침습수술을 지향하고, 2기 3기시에는 수술만이 아니라 추가적인 항암요법을 시행하고, 합병증의 많고 폐기능에 큰 영향을 주는 전폐절제술은 지양하는 등 개개인에 맞춤형 수술적 치료를 도모하고 있다.

수술은 암조직이 있는 폐 부분 혹은 전체를 절제하고 인접한 전이 가능한 림프절 조직들을 절제한다. 수술 전에 폐기능검사를 시행해 수술 후 일상생활을 하는데 지장이 없는 폐기능을 가진 환자에서 수술을 시행한다. 수술 후 회복 기간은 짧게는 몇 주에서 길게는 몇 달 이상이 걸릴 수도 있는데, 이는 환자의 나이, 건강 상태, 그리고 다른 요인에 따라 다르다.

수술 후에는 흉부나 수술 근처의 근육들이 약해지므로 근육 강도를 유지시키기 위한 특별한 운동도 필요하다. 수술 후에 폐에 물이 차는 경우도 있을 수 있는데, 이때는 기침을 계속해 주고, 가래를 뱉고, 심호흡을 해 주어야 한다. 이렇게 하면 남은 폐조직의 기능이 좋아지고, 수술 후 후유증도 줄일 수 있다.

최근에는 흉강경수술이나 로봇수술이 도입되어 3-4cm의 작은 상처만으로도 수술을 시행할 수 있어 수술 후 합병증을 줄여 수술 후 약 4~5일에 퇴원하고 약 2주후부터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도 있다.

비디오 흉강경을 이용한 폐엽 절제술은 1990년대 초반에 처음으로 보고됐으나, 비디오 흉강경을 이용한 수술은, 폐암에서의 폐엽 절제술보다는 흉부의 양성 질환과 같은 비교적 간단한 수술에 제한적으로 이용돼 왔다. 하지만, 개흉술에 비해 재원기간의 단축이나, 수술 후 통증이나 합병증이 감소하는 등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이러한 최소 침습 수술이 초기 폐암에 있어 적용되기 시작했다.

최근 폐암에서 비디오 흉강경을 이용한 폐엽 절제술의 생존률이 초기 폐암에서는 개흉술과 견주어 비슷하거나 오히려 우수한 결과를 보이는 등, 종양학적인 관점에서도 그 역할에 대해 검증된 논문들이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비디오 흉강경을 이용한 수술은 기구들 관절 움직임이 제한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초기 폐암을 제외한 경우에서의 종격동 림프절 절제술은 개흉술에 비해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가 있고, 이로 인해 개흉술로 전환하는 경우가 10~15% 정도로 보고된 바 있다.

이후 1990년대 후반에 이르러, 로봇을 이용한 폐엽 절제술과 간단한 흉부 수술이 시작됐으나, 수술 시간의 증가 및 개발 초기의 둔탁한 로봇 장비의 문제점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미국에서는 2002년 처음으로 로봇을 이용한 흉부 수술을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고가의 로봇 장비와 수술 비용의 증가, 다양하지 못한 수술 기구 등으로 그 영역의 확대는 제한돼 왔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로봇 시스템 중 대표적인 인튜이트브 사의 다빈치 로봇시스템(da Vinci Surgical System (Intuitive Surgical, Sunnyvale, Calf))은 3차원 영상 및 확대된 영상을 제공하며, 최근에는 HD 고화질까지 구현하고 있다. 로봇팔은 기존의 흉강경기구에 비해 민첩성과 관절 움직임을 재현했고, 동작 안전성 및 정교한 움직임을 가능하게 했다. 그러나, 시스템 설치와 관련한 초기 비용이 높고, 수술팀의 교육 및 훈련이 필요하며, 대부분의 장비가 일회용 또는 시스템에 장착할 수 있는 횟수가 제한돼 있어 유지 비용이 높게 드는 등의 초기 셋업까지의 기간이나 비용의 문제가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이외에도 촉감이 없고, 외과의가 수술시야 밖에 있으므로 잘 훈련된 보조의가 필요한 점도 로봇 수술이 쉽게 정착될 수 없는 한계로 인식돼 왔다. 또한 일반적인 외과의가 접하게 되는 경복부 시술과 달리 경흉부 수술의 경우, 복부와는 다른 해부학적 또는 생리학적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데, 먼저 복부와는 달리 흉부의 경우 흉곽이 고정돼 있어, 늑간을 통한 제한적 흉부 접근만이 가능하다는 점과, 복부와는 달리 심장과 반대편 폐의 움직임으로 인해 수술시야가 지속적으로 움직인다는 문제가 있다. 또한 환자의 상태에 따라 일측 폐환기가 어렵거나, 또는 일측 폐환기 중 심폐기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제한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로봇수술은 현재 이용되는 흉강경 수술 장비나 기구들이 가지고 있는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이용되고 있는 다빈치시스템은 수술기구의 자유도 증가, 지렛대 현상의 극복, 손떨림의 제거, 인체공학적인 자세를 통한 피로도의 감소, 3차원 입체영상과 감염 등의 위험에서 수술자를 보호할 수 있는 등의 장점을 갖고 있다. 이러한 장점을 갖는 로봇 수술 시스템은 최근의 미소침습수술의 추세에 가장 잘 부합 하는 최신의 수술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국립암센터는 2009년부터 현재까지 폐암에서 로봇수술을 시행해 현재 100례 이상의 로봇수술을 시행했고 수술후 사망률 0%, 수술 후 합병증 10%, 평균재원기간 6일, 개흉술로전환하는 경우가 1% 미만으로 우수한 성적을 보고했다.

하지만, 로봇 수술 시스템은 개발돼 임상에 적용된 지 10년 남짓으로 아직 임상 효용성이 밝혀진 부분이 미미하다. 각각의 수술 방법들이나 적응증 내지 적용기준과 각각의 로봇을 이용한 수술 성적에 대한 보고들은 많지 않으나 현재 아주 많은 관심을 가지고 시행되고 있음은 틀림없다.

현재 이용되고 있는 로봇 수술 기법들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장단기적인 수술 성적의 향상과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흉부외과 영역에서 로봇수술은 아직 초기 도입단계이므로, 폐암에서 로봇수술의 효용성과 그 의미를 미리 단정짓기는 이른 감이 있다. 그러나 로봇 수술 시스템이 갖는, 기존의 흉강경 수술 시스템과 차별화되는 몇가지 장점들은 외과의들이 이를 임상에 적용하고자 하는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현재의 로봇수술 시스템이 갖고 있는 문제점인 수술 시간의 증가, 고가의 수술 비용, 고가의 수술 기구를 사용하는데 따른 선택의 제한점 등이 해결된다면 로봇수술은 현재보다 그 영역이 더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항암화학요법= 소세포폐암의 경우는 항암화학요법이 주된 치료 원칙이며, 전이를 동반하지 않은 제한성 병기에서는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함께 시행한다.

비소세포 폐암의 경우 병기에 따라서 항암요법의 이용방법이 결정된다. 근치적 절제가 가능한 제 2기 혹은 3A기 폐암 환자에게는 수술 후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보조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할 수 있거나, 수술 전 항암요법과 방사선치료를 통해 폐암을 감소시킨 후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수술적 절제가 불가능한 3기의 경우 방사선치료와 더불어 병합요법을 시행할 수 있다. 비소세포페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4기 환자의 경우는 항암화학요법이 가장 중요한 표준치료방침이라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의학의 발전에 힘입어 새로운 치료제가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으며, 다양한 임상시험 등의 도입을 통하여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생존률을 개선시키고 있다. 특히 표적치료제가 잘 반응하는 유전적인 특징을 발현하는 폐암인 경우 표적치료제 사용시 우수한 치료반응 및 생존율의 향상을 보고하고 있다.

△방사선 치료= 방사선 치료는 고에너지의 방사선을 환자 몸 밖에서 여러 방향으로 암조직에 직접 쏘아 치료하는 암치료법이다.

폐암치료에서 방사선 치료는 수술이 적용되는 3기비소세포폐암의 경우에는 수술 전후에 보조적인 요법으로 사용될 수 있으며, 수술이 불가능한 진행성 병기의 비소세포폐암 혹은 제한병기의 소세포폐암에 근치적 목적으로 항암화학요법과 함께 사용되고 있다. 또한 폐암의 전이로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경우 증상적 조절을 위해 보조적 방사선치료가 시행될 수 있다.

최근 폐암분야에서도 새로운 방사선치료 기법이 적용되고 있다. 특히 1기 폐암환자 중 전신상태불량, 심폐기능저하 등의 이유로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들에서 정위적체부방사선치료 또는 양성자치료를 포함한 입자방사선치료의 결과 80~90%의 높은 국소완치율을 보고해, 점차 대상영역을 확대한 국제적임상연구가 현재 진행되고 있다.

국립암센터에서는 종양에 효과적으로 방사선을 전달하고, 주변정상조직의 방사선량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인 양성자치료를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시행하고 있으며, 1기 폐암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흉막삼출이 없고, 쇄골상부림프절 음성인 수술적절제가 불가능한 3기 비소세포암에 대해 가속분할 조사를 이용한 동시항암화학방사선요법의 KROG(Korean Radiation Oncology Group)의 2상임상연구결과를 해외저널에 기고했으며, 3년 생존율 43.8%, 3년 국소제어율 53.7%의 우수한 성적을 보였다.

그 외에 3기 비소세포암 또는 제한병기 소세포암에서 종양의 크기가 크고 복잡한 경우, 기존의 3차원입체조형방사선치료로는 심각한 폐합병증이 우려되므로 이러한 환자들에게 강도변조치료, 토모치료, 양성자치료를 선택적으로 적용하고 있다.(③‘폐암 환자의 치료 가능성’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