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아이 주치의] 잔병치레 잦은 우리아이, 허약체질인가?

입력 2010-12-06 09:43

[육아 달인도 헷갈리는 면역력에 대한 궁금증 15가지 (9)]
글·김세영 대구수성 함소아한의원 원장


요즘 아이 건강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바로 ‘면역력’. 면역력이 약해지면 감기 같은 바이러스 질환에 걸리기 쉬울뿐더러 걸렸을 때도 잘 낫지 않고 잦은 병치레로 성장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처럼 면역력에 대한 중요성은 알지만 어떻게 해야 면역력을 키울 수 있는지 잘 모르는 것이 사실. 2010가을, 면역력에 대한 궁금증 15가지를 함소아한의원 원장의 도움으로 알아본다.-편집자주-

[쿠키 건강칼럼] “우리 아이는 유행하는 질병에 다 걸려요” “소풍을 다녀오거나 체육대회를 하면 기운 없이 축 처져서 잠만 자요” 잦은 감기와 각종 유행성 질병에 어김없이 걸리는 우리 아이. 다른 집 아이는 건강한데 왜 유독 우리 아이는 날마다 아프고 평소에도 쉽게 피곤해하는 걸까? 이런 아이를 보살피는 부모는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허약체질, ‘정기’와 ‘사기’보다 약한 상태

한방에서는 사기(邪氣)와 정기(正氣)라는 개념이 있다. 사기는 내 몸 안에 들어온 나쁜 기운을, 정기는 몸을 지키는 좋은 기운을 말한다. 사기가 아무리 강해도 정기가 강하면 병에 걸리지 않고, 약한 사기가 들어와도 대항하는 정기가 약하면 병에 걸린다. 이런 이유 때문에 유독 자주 병을 앓는 아이가 있는가하면 계절이나 환경변화에 상관없이 항상 잘 먹고 쑥쑥 크는 아이도 있는 것이다.

보통 허약체질은 선천과 후천적인 원인으로 몸이 약해져 있는 것이다. 선천적인 경우는 엄마의 자궁환경에서부터 결정되는데 기혈(氣血)과 정기(精氣)가 부족해서 근육과 뼈, 기육(肌肉)이 영양을 받은 경우다. 후천적인 경우는 잘못된 양육방법과 외적인 환경요인에 영향을 받은 경우다. 요즘 아이들은 취학 전부터 학업 스트레스와 각종 인스턴트식품, 패스트푸드 등으로 후천적인 영향을 더 많이 받고 있다. 특히 감기 같은 작은 병에도 항생제와 해열제를 쓰면서 증상을 잡으려고 하다 보니 아이 스스로 병에 대항해 싸워 이기면서 후천 면역력을 키울 기회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허약한 아이, 성장 부진 점검해야

허약한 아이는 잔병치레뿐만 아니라 성장에 있어서도 부진할 수 있다. 아이가 1년에 4cm 이하로 자라거나, 또래와 키를 비교해서 성장백분율이 하위 10% 전후일 때는 성장과 관련된 검사 및 치료와 관리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아이의 키 성장에서 중요한 점은 몸속 허약한 부분을 개선해주는 ‘허약아(虛弱兒)’에 대한 체질개선이다. 키 성장을 방해하는 허약체질은 주로 위장, 소화기계통과 폐, 기관지 그리고 신장, 비뇨기계통에 문제가 있다.

△소화기계 허약아= 키가 작고 허약하다고 한의원을 찾는 아이들은 보통 위장을 비롯한 소화기가 약한 경우가 많다. 이런 아이들은 식욕이 없고 편식이 심하며, 음식을 먹어도 구토를 자주 한다. 체하는 경우도 많으며 감기에 걸리면 설사, 복통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

△폐, 기관지 허약아= 1년에 6~7회 이상 감기에 자주 걸리거나, 천식·비염·기관지염 등을 자주 앓는 아이들은 키가 작은 경우가 많다. 호흡기 면역력이 저하되면 잦은 잔병치례로 성장에 필요한 에너지의 손실을 보게 된다.

△신장, 비뇨기계 허약아= 신장 및 골격계가 약한 아이들은 유달리 오줌을 자주 싸고 소변을 가리는 시기가 비교적 늦은 편이다. 신장 기운이 약하면 2차적으로 소화기, 호흡기가 약해져서 편식, 식욕부진 등을 자주 호소한다.

△심장, 간 허약아= 심장, 간의 순환기능이 허약한 아이들도 키 성장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심장과 순환기가 허약한 아이들은 잘 놀라거나 밤잠을 편히 이루지 못하고 작은 소리에도 금방 깬다. 간이 허약한 아이들은 조금만 활동해도 쉽게 지치고 자주 어지러움을 느끼며 잘 넘어지는 편이다.

◇보약으로 면역체계 증강 도와야

한방에는 ‘아이의 보약 한 첩은 어른의 백첩’이라는 말이 있다. 어른의 병을 고치는 데 백첩의 보약이 필요하다면 아이는 한 첩으로 수월하게 고칠 수 있다는 뜻으로 어릴 적 건강을 살피는 일이 중요함을 강조하는 말이다. 물론 아이의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 단순히 ‘보약’을 먹이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아이가 유난히 외부환경에 잘 적응하지 못해 잔병치레가 잦고 성장이 부진하다면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보약이 필요하다. 이런 보약은 아이의 면역체계가 증강되는 하나의 방패역할을 해줄 수 있다.

또한 선천적인 면역력 강화를 위해 태중 때 음양오행이 잘 맞는 약을 먹어두면 면역체계가 훨씬 발달해 잔병치레를 덜 할 수 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보약은 먹어야 할 목적과 증상 및 체질에 맞아야만 진정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때문에 평소 아이 건강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소아전문 한의사와 정기적인 상담을 할 필요가 있다.

[Tip 우리아이 허약 체크리스트]

-군것질을 별로 하지 않는데도 식사량이 적어요.
-사소한 일에 신경질을 잘 내고 거칠게 행동해요.
-자면서 땀을 많이 흘려요.
-1년에 6회 이상 감기에 걸리고 오래 가요.
-비염, 복통, 설사 등 잘 낫지 않는 만성적인 증상이 있어요.
-잠투정이 심하고 잠을 깊게 못자요.
-입안이 자주 헐어요.
-키나 몸무게가 잘 늘지 않아요.
-신체적 혹은 지적 발달 상황이 나이에 비해 더뎌요
-종종 배가 아프다고 말해요.
-경기를 자주 하거나 잘 놀라요.

*5개 이상 해당된다면 특정부위가 허약하거나 예민한 상태로 전문의와 상담 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