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화로 인한 생활 환경 및 식생활 패턴의 변화로 아토피→비염→천식까지 ‘알레르기 행진’
[쿠키 건강] 도시화로 인한 생활 환경 및 식생활 패턴의 변화로 환경성 질환인 알레르기 질환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05~2009 환경성질환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09년 천식, 알레르기 비염, 아토피 피부염 3대 알레르기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무려 890만 명으로, 2002년 대비 160만 명이 증가하였다. 우리나라 인구의 약 15%가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거나, 관련 증상으로 진료를 받았다는 뜻이다. 제대로 진단받지 못한 환자까지 고려하면 전 인구의 약 25∼30%가 알레르기 질환으로 고생했거나, 고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질환들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연속해서 증상이 나타나거나, 한 환자에게서 여러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기 때문에 원인을 정확히 알고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토피→비염→천식까지 ‘알레르기 행진’
환경성 질환인 아토피 피부염, 비염, 천식은 3대 알레르기 질환이다. 알레르기 반응이란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꽃가루, 황사, 곰팡이 등 알레르기 유발물질로 인해 나타나는 신체의 과민반응이다. 과민반응이 코 점막에 나타나면 비염, 피부에 나타나면 아토피, 호흡기 점막에 나타나면 천식이 된다. 결국 하나의 원인으로 동시에 생길 수 있어 ‘알레르기 행진’이라고도 부른다.
지난 2006년 천식 및 알레르기 예방운동본부가 서울지역 4개 대학병원 소아과에 내원한 1∼7세 소아알레르기 환자 122명의 부모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소아천식 환자 중 과거에 아토피 피부염을 경험한 환자가 62%에 달했고, 비염환자 중 과거에 천식을 경험했던 환자도 85%나 됐다. 또 한 환자의 35.3%는 아토피와 천식, 비염 중 두 가지를, 4.9%는 세 가지 질환을 동시에 앓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보통 알레르기 질환은 유아일 때 아토피 피부염으로 시작되지만 성장하면서 알레르기 비염 또는 천식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알레르기에 민감한 유아들은 더욱 주의가 필요하며, 하나의 알레르기 질환이 악화되거나 제대로 치료하지 않아 또 다른 질환을 불러일으키기 전에 조기 진단과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통합적 치료로 진행고리를 끊어라
이처럼 알레르기 행진은 알레르기 질환이 하나씩 순차적으로 진행하거나 두 가지 이상 동반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들 질환은 개별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적으로 보고 치료해야 한다는 게 전문의들의 지적이다.
홍제연세소아과 강보훈 원장은 “알레르기 행진을 일으키는 질환 중에서도 특히 천식과 비염의 경우 목과 코가 하나의 기도로 연결되어 있어 알레르기 반응이 동시에 일어날 가능성이 많아 흔히 ‘형제 질환’이라 불린다”며, “꾸준한 약물 치료를 통해 두 질환을 동시에 치료하면서 증상을 점차 완화시켜 알레르기 질환의 진행고리를 끊어버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보고에 따르면 천식 환자의 최대 80%가 알레르기 비염을,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30%가 천식을 동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천식과 비염을 일으키는 기도에 일어나는 염증은 류코트리엔이라는 물질 때문에 일어나게 되는데, 류코트리엔 조절제를 평소에 꾸준히 복용하면, 염증 작용을 근본적으로 차단해 증상을 점차 완화시켜주며, 비염의 대표적인 증상인 코막힘 증상 개선에도 큰 효과가 있다.
현재 시판중인 대표적인 류코트리엔 조절제에는 싱귤레어 등이 있는데, 하루 한 알씩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고, 과립형, 체리향의 츄정 등 다양한 제재로 나와있어 연령에 상관없이 편리하게 복용할 수 있다.
◇알레르기 물질 피하는 생활 관리를
꾸준한 약물 복용과 동시에 알레르기 물질을 피하는 생활 관리는 필수적이다. 환자마다 반응하는 알레르기 물질과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먼저 알레르기 검사를 통해 본인이 반응하는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정확히 밝히고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다.
꽃가루와 황사가 유행하는 시기에는 실외 활동을 줄이고, 창문과 문을 닫음으로써 노출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또한 오존 경보가 발령되거나 대기오염 물질이 높은 날에도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실내에 있는 것이 좋다.
실내 환경 관리에서는 이불이나 쿠션 속 집 먼지 진드기와 곰팡이균이 서식하지 못하도록 구석구석 청소와 환기를 자주하고 습도는 50%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애완동물의 털과 비듬은 알레르기를 유발하므로 키우지 않는 것이 좋으며, 직·간접 흡연은 증상을 악화하거나 증상을 지속시키는 방아쇠와 같은 위험인자로, 폐 기능을 저하시키고 약물을 투여해도 잘 반응하지 않게 되는 등 천식의 상태를 점차 심해지게 하므로 반드시 금연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스트레스나 급격한 온도 변화 역시 알레르기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매년 증가하는 환경성 질환, 조기 치료가 급선무
입력 2010-12-04 08: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