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구건조증, 인공눈물만으로 될까?

입력 2010-11-30 11:00
습도 낮고 건조한 환경, 눈 건강에 악영향

[쿠키 건강] #직장인 김수진(28·가명)씨는 요즘 부쩍 눈이 충혈되고 따가워 일을 하는데 지장을 많이 받는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에 사무실의 난방기구를 사용하는 터에 습도조절이 여의치 않아 이 시기에 늘 앓아오던 안구건조증이 도진 것이다. 가습기를 돌려보고 인공눈물도 넣어봤지만 일시적으로만 좋아질 뿐 확실한 치료법이 없어 답답할 노릇이다.

겨울철은 대부분 실내에서 생활을 하기 때문에 적절한 실내온도와 습도 조절이 중요하다. 가정에서 많이 사용하게 되는 히터나 온열기 등은 실내습도를 낮춰 건조증을 유발시키게 된다. 특히 외부 습도에 민감한 눈은 건조한 겨울철에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눈물은 건조한 눈에 수분을 공급하고 세균이나 이물을 제거하는 기능을 하는데 눈물이 부족하거나 빨리 증발되면 주로 눈이 뻑뻑하고 이물감이 느껴지는 안구건조증이 발생한다. 경우에 따라서 각막손상이나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안구건조증 치료는 눈물 부족을 야기하는 요인을 찾아 눈물이 원활하게 생성되도록 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일시적으로는 인공눈물을 점안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다만 인공눈물은 환자의 상태와 방부제의 유무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선택하는 것이 좋다.

◇안구건조증? 쇼그렌증후군 의심도

안구건조증은 또 다른 질환이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눈물이 잘 나지 않아 눈꺼풀 아래가 까칠하거나 음식을 삼키는 것이 힘들고 말도 오래 할 수 없다면 ‘쇼그렌증후군’을 의심해 봐야 한다. 쇼그렌증후군은 만성 자가면역질환이다. 인체 밖으로 액체를 분비하는 외분비샘에 림프구가 스며들어 침과 눈물 분비가 감소해 구강 건조 및 안구 건조 증상이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쇼그렌증후군의 진단은 안구건조증이나 구강건조증과 같은 주관적인 증상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병력청취와 기본 진찰 외에 눈물분비샘이나 침분비샘의 기능이 감소된 것에 대한 객관적인 검사와 다른 질환과 감별하기 위한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류마티스내과 전문의 배영덕 원장은 “안구건조증을 일으키는 상황 혹은 병은 여러 가지 경우가 있으며 안구건조증은 눈에 국한된 문제지만, 쇼그렌증후군은 안구건조증을 동반하는 전신적인 자가면역 질환으로 구강건조증이나 전신적인 다른 증상들을 동반하는 것이 대부분이다”고 말했다.

쇼그렌증후군은 보통 유전적인 이유, 감염에 대한 이상 면역반응, 자율신경계 장애, 호르몬 이상 등이 발병 원인으로 생각되고 있지만 명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 구강을 청결하게 유지하고 자주 치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고, 보습제를 사용해 예민해진 피부를 보호하며, 실내에 가습기 등을 사용해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한의학에서 보는 안구건조

간이 허하면 눈이 침침하고 잘 보이지 않으며 간의 기가 잘 조화되지 못하면 갑자기 눈이 침침해질 수 있다. 안정피로는 보통 사람이라면 별로 피곤하지 않을 정도의 상황에서도 쉽게 눈에 피로를 느끼고, 두통이나 시력장애를 일으키고, 심할 때는 구토까지도 일으키는 질환이다. 정상적인 시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안정피로 증상을 호소한다면 원인은 간에서 찾아야 한다.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간에 열이 쌓이면 그 열이 머리와 눈으로 표출된다. 인다라한의원 강남점 김영삼 원장은 “극도의 스트레스 때문에 간 기능이 ‘화(火)’로 변하게 되면 그 화기가 인체의 상부인 머리와 눈에 영향을 미쳐 눈이 침침해지고 피로해지며, 심하면 ‘눈에서 불을 뿜는 것 같은’ 극심한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고 했다.

열이 과다하게 생기는 경우는 눈물샘에서 염증이 잘 생기기 마련이고, 또한 눈물점액의 부족을 유발하게 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는 스트레스를 잘 받는 사람이나, 심장에 과부하가 걸려 잘 두근거리거나 답답하기를 잘하며 심장박동수가 정상보다 많은 경우 그 열이 눈과 머리 쪽으로 올라와서 뒷목이 뻣뻣하고 두통이 오며 그 영향이 눈에 미쳐 눈의 통증과 뻑뻑함을 유발한다.

눈의 피로는 대부분 환경적인 요인으로 인해 발생한다. 눈의 피로를 유발하는 환경적 요인으로는 질병, 스트레스, 장시간 운전, 건조한 실내 환경, 과도한 업무, 컴퓨터의 사용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처럼 안구건조증은 다양한 원인과 증상을 동반한다. 따라서 단순히 증상을 지레 짐작해 스스로 처방하는 것 보다는 증상을 잘 파악하고 전문의와 상의해 처방을 받는 것이 좋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