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운동으로 근력 유지해야 낙상 예방
[쿠키 건강] #20년 전 뇌졸중 후유증으로 인해 약간의 보행 장애가 있던 이모(79·남)씨는 얼마 전 집에서 인터폰 소리가 울려 급하게 걸어가다가 미끄러져 넘어졌다. 가벼운 타박상으로 알았던 이씨는 통증이 계속 되자 병원을 방문했다. X-ray 촬영 결과 고관절 골절로 판명돼, 전문병원에서 고관절 수술을 받기 위해 대기 중이다.
이씨처럼 실내에서 낙상하는 경우는 65세 이상 노인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미끄러운 빙판길이나 욕실에서 낙상하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노인들은 관절의 경직이 높아 유연성이 떨어져 쉽게 낙상하는데, 65세 이상 노인의 30~50%가 낙상을 경험할 정도다. 또한 골밀도가 낮아 낙상 시 쉽게 골절될 수 있다. 성인의 경우 골절이 되더라도 쉽게 회복될 수 있지만 노인의 경우 수술하기도 어려울 수 있으며 치료를 받은 후에도 보행 장애를 겪기도 한다.
특히 뇌졸중이나 파킨슨씨병을 앓고 있는 경우에는 낙상사고에 노출될 우려가 높고, 만성질환으로 다량의 약물을 복용하는 노인, 음주를 즐기는 노인도 낙상위험이 높다.
낙상이 일어나는 원인은 크게 환경적 요인과 개인의 신체적 요인이 있다. 환경적 요인에는 미끄러운 바닥, 장애물, 문지방, 어두운 조명 등에 의해 발생할 수 있으며, 개인의 신체적 요인에는 치매, 우울증, 파킨슨병, 간질, 시각 이상, 평형 이상으로 인한 어지러움, 하체의 근력 및 사지의 경직이나 허약, 퇴행성관절염, 부정맥, 심근경색 등에 의해 일어난다. 이외에도 진정제, 저혈당증, 혈압강하제, 장기간 침상안정 등으로 균형 감각이 일시적으로 소실돼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낙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낙상을 일으키게 하는 주위 환경요인을 제거해야 한다. 춥다고 주머니에 손을 넣고 다니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집안에서도 안경을 착용해 발을 헛디뎌 넘어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며, 골밀도가 낮은 고령의 노인인 경우 엉덩이 보호대를 착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목욕탕에는 타일 때문에 미끄러지지 않도록 매트를 깔고 노인의 방은 세면대와 목욕탕 가까이 있는 방으로 하는 것이 낙상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한 눈·비가 오는 날은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고, 손을 주머니에 넣고 걷지 않으며, 움직임에 지장이 있을 정도의 둔한 옷은 피해야 한다.
이와 함께 평소 꾸준한 운동과 적절한 영양섭취로 골다공증에 걸리지 않은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겨울철 쌀쌀한 날씨로 야외 활동이 제한적이지만 운동부족으로 척추 및 관절이 굳어져 있기 때문에 항상 일정한 관절운동(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운동을 하게 되면 혈관의 적응 기능이 좋아져 일시적으로 혈압이 떨어지는 현상을 줄이게 하기 때문이다. 또한 운동하는 사람들은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어떤 반응에 대해 빠르게 반응하기 때문에 낙상의 위험성이 낮아진다.
낙상 예방을 위한 운동은 일반적으로 평형감각과 하지의 균형기능을 증가시키고 강화시키는 것이다. 특히 운동을 통해 뼈와 근력이 강해지면 외부의 물리적 힘에 대해서도 신체를 보호할 수 있기 때문에 낙상을 해도 뼈가 쉽게 부러지지 않는다. 따라서 중년 이후에는 평소 규칙적 운동을 통해 뼈와 근육을 튼튼히 해 골 소실을 줄이고, 유연성과 평형감각을 증대시켜 낙상의 위험성을 감소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자전거타기, 수영, 걷기 등을 통해 지구력 강화운동을 해야 하며, 탄력밴드를 활용한 운동이나 벽에 서서 두 팔로 벽 밀기, 계단에서 반쯤 서서 뒤꿈치 들기 등의 근력운동도 권장된다. 또한 유연성 강화를 위해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운동은 보통 일주일에 3번, 30분 이상 실시해야 하며, 몸에서 운동으로 인한 저항이 느껴지거나 약간 불편한 정도까지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서울특별시 북부노인병원 재활의학과 조기호 과장은 “노인들은 낙상하면 다시 낙상할 확률이 높으며, 낙상으로 인한 장기적인 침상안정은 기관지 폐렴이나 욕창, 변비 등의 배뇨장애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평소 낙상방지를 위해 골량의 감소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충분한 영양소(칼슘, 비타민D 등)를 섭취해야 하며, 매일 일정 시간 동안 가벼운 운동을 통해 근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정상노인에 비해 신체의 일부를 손상당한 노인들은 자신의 불편한 신체에 자신감을 잃고, 상대적으로 행동반경이 좁아져 사회생활도 전반적으로 위축될 수 있기 때문에 주변사람들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주변사람들에 대한 의존도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더욱 증가 해 주변인들이 본인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불안 증세를 보이기 쉬우며, 이러한 일들이 반복될 경우 우울 증세를 동반할 수 있다. 우울감이 심해지면 주변인들에게 더 이상 의존하려 하지 않으며 적극적인 치료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평소와 달리 주의가 산만해지고, 주위사람들이 자신을 감시한다고 생각해 소리를 지를 경우도 빈번히 발생한다.
이처럼 노인의 경우 낙상사고는 신체적 불안정을 야기하는 것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불안증을 동반할 수 있으므로 더욱 주의해야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근력 떨어진 노인, 낙상 특히 주의해야
입력 2010-11-26 1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