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약으로 백신 접종하는 시대 온다”

입력 2010-11-24 07:18

[쿠키 건강] 안약 형태의 백신 접종이 조만간 가능해질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세브란스병원 안과 서경률 교수팀은 백신을 주사제가 아닌 안약으로 투여하는 ‘점안백신’의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하는, 쥐를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에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서 교수팀에 따르면 점안백신이 신종 인플루엔자뿐만 아니라 식중독균인 살모넬라 장염에도 예방효과가 있었다. 또 점안백신을 투여한 쥐에서 주사제 접종시보다 많은 양의 ‘이뮤노글로불린G’가 관찰됐을 뿐만 아니라 ‘이뮤노글로불린A’ 역시 관찰됐다. 이뮤노글로불린A는 우리 몸 안에 균이 들어오기 전에 균을 제거할 수 있는 항체로 주사제 백신으로는 우리 몸 안에 균이 들어왔을 때 제거하는 이뮤노글로불린G 만이 만들어진다.

점안백신은 통증이 없어 주사에 대한 공포로 백신 접종이 쉽지 않았던 아이들도 쉽게 접종이 가능하고, 냉장보관을 해야 하는 주사제와 달리 상온에서 안약형태로 방부제와 같이 혼합해 멸균상태에서 운반, 사용이 가능한 장점도 있다고 서 교수팀은 말했다. 또 점안식이라 반복해서 사용할 수 있어 지난해 신종 인플루엔자가 유행했을 때처럼 집단면역이 필요한 경우 짧은 시간 대단위 접종이 가능하다고 서 교수팀은 덧붙였다.

서 교수팀은 과거 코 점막에 투여하는 백신이 개발됐지만 백신이 뇌로 들어가는 부작용이 있었던 것과는 달리 점안백신은 뇌에 특별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가려움증이나 염증 등 눈에도 특별한 부작용이 없다고 밝혔다.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한 후 개를 대상으로 한 실험까지 성공한 서 교수팀은 향후 애완동물에의 상용화와 인체에서 안전성까지 연구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면역잡지 ‘Journal of Immumology’ 9월호에 게재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