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수술, 당뇨약 사용량·의료비 크게 줄여

입력 2010-11-22 08:41
2235명 대상 연간 총의료비와 약물 사용상황 조사

[쿠키 건강] 비만과 당뇨병에 의한 의료비 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비만수술 시행건수도 전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반면 당뇨병 환자에서 비만수술의 효과나 의료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검토한 연구는 적은 편이다.

존스홉킨스대학 블룸버그보건대학원 마틴 마카리(Martin A. Makary) 박사가 “2형 당뇨병 환자에 대한 비만수술이 환자의 당뇨병 치료제 사용량을 줄이고 의료비를 줄일 수 있다”고 Archives of Surgery에 발표했다.

마카라 박사에 따르면 비만과 당뇨병의 급속한 증가는 의료비를 증가시키고 전세계 의료제도에 심각한 부담을 주고 있다.

역학적으로 볼 때 이러한 질환은 일단 발병하면 회복되기 어렵다. 비만환자에 대한 식사요법, 약물요법, 행동요법의 실패율이 높은데다 당뇨병환자의 의학적 관리도 실패로 끝나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임상 가이드라인의 제작이나 환자 및 의료제공자의 교육 등 당뇨병환자의 혈당치 관리 개선을 위한 여러가지 노력이 실시되고 있지만 HbA1C(당화혈색소)치를 7% 미만(국제 표준치는 6.6%)로 하는 미국당뇨병학회의 권장 수치에 도달하는 2형 당뇨병환자는 절반도 안된다고 한다.

박사에 따르면 장기적으로 체중을 줄이는 비만수술의 시행건수는 최근 5년새 3배 증가했다. 이 수술은 환자의 생활습관을 개선시키고 사망 위험을 낮춘다고 보고되기도 했다.

박사는 이번에 2002~2005년까지 비만수술을 받은 미국 2형 당뇨병환자 2235명(평균 48.4세)의 의료청구데이터를 이용해 연간 총 의료비와 함께 수술 전후 당뇨병 치료제의 사용상황에 대해 조사했다.

◇수술 후 6개월째 70%, 1년 후 80%가 약물 중단

수술 전 1개 이상 당뇨병 치료제를 복용하는 환자는 2235명 중 1918명(85.5%), 평균 약제수는 1명 당 4.4개였다.

반면 수술 6개월 후에는 1669명(74.7%)이 당뇨병 치료제를 중단했다.

또한 수술 1년 후 데이터가 얻어진 1847명 중 1489명(80.6%)이, 2년 후에는 1072명 중 906명(84.5%)이 당뇨병 치료제를 중단했다. 약물 감소는 클래스를 불문하고 모든 당뇨병 치료제에서 관찰됐다.

마카리 박사는 “환자 대부분 수술 후 몇개월 이내에 당뇨병 치료제를 중단했는데 이는 수술 후 체중 감소와는 무관했다. 이는 혈당치 정상화는 감량 뿐만 아니라 소화관 호르몬, 특히 펩타이드YY(PYY),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 췌장폴리펩타이드(PP) 등이 영향을 준다는 지금까지의 지견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기존의 인슐린 조절 메디에이터인 GLP의 수치는 비만수술 직후에 즉시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즉 당뇨병 환자의 일부는 수술 후 며칠 이내에 혈당치가 정상이 되는 경우가 있는데 GLP수치 상승이 그 중 한 원인이라는 것이다.

◇수술 후 3년째부터 약 70% 의료비 감소

한편 수술하기 2년 전의 평균 연간의료비는 6376달러, 수술과 입원이 필요한 비용(중앙치)은 2만 9959달러였다.

그러나 연간 의료비 합계는 수술 후 첫 해는 9.7%(616달러) 높아졌지만 2년째부터는 34.2%(2179달러), 3년째에는 70.5%(4498달러) 줄어들었다.

마카리 박사는 “이들 데이터는 향후 의료제공의 형태와 의료정책을 검토하는데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강조하고 “수술이 가능한 비만한 당뇨병 환자는 비외과적 건강관리에 비해 비만수술에 어떤 득실이 있는지 적절한 정보를 제공받아야 한다. 또 의료제공자는 비만수술에 대해 환자와 상담해야 한다"고 말하고 비만한 당뇨병환자에는 비만수술이 하나의 치료법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또 “비만수술이 가능한 의료시설에 대해 수술의 표준화와 질적 향상을 통해 좀더 양호한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하고 “의료보험사는 민간이든 공공이든 이 수술이 가입자에 건강상의 이득을 가져온다는 사실 외에 연간 의료비를 줄여준다는 사실을 인식시키고 해당되는 환자에 비만수술에 보험급여를 적용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트리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