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요즘 병의원에 튀는 네이밍(naming/이름 짓기) 열풍이 불고 있다. 과거에는 원장의 이름을 앞에 내세우거나 지역명을 사용하는 등 평범하다 못해 오히려 촌스러울 정도였던 게 사실. 그러나 갈수록 병의원의 포화현상에 따라 홍보에 대한 비중이 커지면서 ‘병원이름이 곧 경쟁력’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사실 ‘네이밍’은 특정 상품을 고객의 인식 속에 강력하게 각인시키려는 기업의 핵심 마케팅 전략이다. 참이슬, 처음처럼, 종가집 김치, 힐스테이트 등은 브랜드로 성공한 대표적인 상품. 특히 ‘참(眞)이슬(露)’은 출시 6개월 만에 1억 병 판매를 돌파하는 등 네이밍 마케팅의 최고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평범한 것보다는 짧고, 강렬하고, 단순하게, 일명 ‘튀는 네이밍’이야말로 차별화를 위한 첫 관문인 셈이다.
병의원의 톡톡 튀는 이름은 신체의 일부를 의미하는 뜻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목·허리’를 빠르게 읽어 만든 한방병원 이름인 ‘모커리’, ‘대장과 항문’의 앞 글자를 하나씩 딴 ‘대항 병원’, 모발을 공략한 ‘털털한 피부과’, ‘소리’라는 순우리말로 써서 귀를 연상케 만든 ‘소리청한의원’ 등을 꼽을 수 있다.
병원들이 직접적으로 신체기관명을 사용하지 않고 이를 교묘하게 변형시키는 것은 바로 현행 의료법에서 신체명이 특정질병을 쉽게 유출할 수 있게 만든다는 이유로 금지시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체명을 활용한 이름은 마음만 먹으면 교묘히 피해갈 수 있고 오히려 기대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다.
모커리한방병원은 개원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름값을 톡톡히 보고 있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병원이름이 외국어처럼 느껴져 관심을 보이고, 뜻풀이를 해주면 기발한 아이디어에 미소를 짓는 등 환자들에게 디스크 전문병원으로서의 확실한 이미지를 심어줬기 때문.
그러나 좋은 이름은 만들기도 어렵고 이미 상표권으로 선점돼 있는 경우가 많아 함부로 도용할 수도 없다. 2004년 4월 특허청에 상표가 등록된 ‘속편한 내과’ 때문에 다른 병의원에서 ‘속편한’으로 상표등록을 신청했지만 모두 거절당한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따라서 ‘튀는 네이밍’을 만들었다면 하루라도 빨리 상표등록을 신청하는 것이 현명하다. 해당 명칭과 유사한 상표가 있는지는 인터넷 신용정보검색(http://www.kipris.or.kr)을 통해 쉽게 점검할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모커리·대항·털털한… 병의원 튀는 네이밍 ‘눈길’
입력 2010-11-17 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