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규 칼럼] 오바마의 한국 칭찬, 그대로 믿어도 되나

입력 2010-11-16 10:41

글·김형규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내과 교수

[쿠키 건강칼럼] 우리는 남을 칭찬하는 것도 서툴지만 남의 칭찬을 받는 것도 익숙하지 않다. 최근 들어 미국으로부터 그것도, 대통령이 한국을 칭찬한다는 소리가 들린다.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씩이나 말이다.

내용인즉 한국의 교육·의료·IT를 미국이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기분 좋은 일이다. IT는 그렇다 치고 우리나라에서는 늘 시빗거리이자 문제투성이로만 보이는 교육과 의료를 칭찬했다는 것은 좀 뜻밖이다.

교육 분야는 우리 사회의 높은 교육열과 대학진학률을, 의료는 낮은 비용에 비해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 것에 대한 칭찬이라고 한다. 일단 기분은 좋지만 마음을 좀 가라앉히고 생각하면 이상한 구석이 있다.

우리나라의 교육제도가 미국 대통령이 부러워할 정도라면 우리나라 초등학생부터 일반인까지 미국으로 공부하러 가겠다는 것은 어찌된 까닭이며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된 조기유학과 기러기아빠가 늘어가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우리의 교육제도가 그렇게 우수하다면 미국 학생들이 한국으로 와야 할 것 같은데 말이다.

의료도 그렇다. 우리나라 의료제도가 좋은데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병 고치러 미국에 그리 많이 가느냐 말이다. 반면 미국에서 우리나라에 병을 고치거나 의료를 배우러 온다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모두가 아는 바와 같이 미국의 교육과 의료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세계 100대 대학의 반 이상이 미국에 있고 국가가 노인이나 의료취약계층에게 쏟아 붓는 의료비는 그 어마어마하다는 미국의 국방비보다도 많다.

미국의 교육은 세계를 이끄는 원동력이고 의료와 복지에 대한 지원은 우리나라에 비하면 천국에 가깝다고 할 정도다.

아무래도 미국 대통령의 한국 칭찬은 국외용이라기보다는 국내용인 모양이다. 그래서 그 칭찬에 자랑스러워해야 할 것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배워야 할 것이 더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