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여성의 질 내부는 상피세포, 미생물, 분비물, 세포의 면역체계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정상적인 질 내부의 산도는 3.8-4.2로 산성을 띠고 있으며 이는 외부로부터 다른 균들의 침입을 억제하기 위해서다. 질 내에서 발견될 수 있는 정상 상재균으로는 락토바실러스균(여성의 96%에서 발견), 디프테로이드균, 연쇄구균, 대장균, 유레아플라즈마균, 마이코플라즈마균, 혐기성균 등이 있다.
이러한 질에서의 분비물은 질벽에서의 누출액, 박리된 상피세포, 자궁경부의 점액, 자궁과 난관의 분비물, 미량의 백혈구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여성의 나이, 생리주기, 성적 흥분 상태, 피임 여부 등에 따라서 구성비가 달라질 수 있다.
◇성생활 등으로 인한 균형파괴가 원인
질염은 성생활, 임신, 항생제, 피임기구, 스트레스, 폐경 등의 원인에 의해 이러한 균형이 깨지면서 발생한다. 병을 일으킬 수 있는 균들의 과증식이 일어나게 되면 질 분비물이 증가하게 되며 세균성 질염, 캔디다 질염, 골반염, 트리코모나스 질염, 위축성 질염, 성병 등이 발생하게 된다.
그 외에 질 분비물이 증가하는 원인으로는 질 암이나 자궁경부암과 같은 암질환이나 베체트병 같은 자가 면역 질환 등이 있다.
◇세균성 질염이 가장 흔해
질 분비물 증가 원인으로는 세균성 질염이 가장 흔하다, 40-50%의 여성에게서 발생하며 세균성 질염 환자들 중 절반 이상에서는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 가장 흔한 증상으로는 분비물에서 생선 썩는 냄새 같은 악취가 난다.
세균성 질염은 외래에서 질 분비물을 채취하여 시행한 현미경 검사에서 ‘클루 세포’가 보이거나 ‘휘프 검사’에서 특징적인 냄새가 날 때 확진이 되며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다.
캔디다증 역시 흔한 원인으로 캔디다균은 건강한 정상 여성들의 20~50%에서 발견되는 곰팡이 균이다. 캔디다균은 가려움증, 하얀색의 분비물 등을 유발한다. 항진균제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세균성 질염과 캔디다증 모두 재발을 잘하는 질환이다.
다음으로 흔한 원인은 트리코모나스 질염으로 성관계시 전파되는 성병이다. 위의 두 질환과는 달리 성관계를 가진 파트너도 같이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 외에도 임질이나 클라미디아 같은 성병들에 의해서도 질 분비물이 증가한다.
◇출혈성일 경우 암 의심해야
임신이 진행되면서 질 분비물은 자연스럽게 증가한다. 하지만 질 분비물이 증가하면서, 질 내의 산도가 떨어져 세균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될 수도 있다. 또한 산모에게서 물 같은 분비물이 증가했다면, 조기 진통이나 조기 양막 파수, 진통의 시작 등을 의심해봐야 한다.
출혈성 분비물이 있다면 일단은 염증성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정기적인 암 검진을 받지 않았다면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질암 등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암성 질환들은 초기에 무증상인 경우가 많으므로 초기에 진단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암검진과 초음파 검사가 필요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
도움말: 제일병원 산부인과 양재혁 교수
[엄마 건강] 질 내 분비물 왜 늘어날까… 성병, 암까지 의심해야
입력 2010-11-15 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