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생 어려운 러시아 아기, 서울대병원에서 새 삶을 얻다

입력 2010-11-12 16:17

[쿠키 건강] 희귀질환으로 치료가 어려워 한국을 방문한 러시아 아기가 서울대병원에서 새 삶을 찾았다.

서울대병원 소아성형외과 김석화 교수는 트린처콜린스 신드롬으로 진단받은 빅터(생후 10개월)가 병원에서 수술 후 건강을 되찾아 퇴원할 수 있게 됐다고 12일 밝혔다.

러시아 사할린에서 태어난 빅터는 출생할 때부터 트리처콜린스 신드롬으로 호흡이 힘들고 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워 오래 살기 힘들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 질환이 있으면 선척적으로 광대뼈, 위턱뼈, 아래턱뼈의 기형을 가지고 태어나 새나 물고기 모양의 얼굴을 하고 있고, 심하면 호흡곤란까지 겪을 수 있다.

병원에 따르면 빅터는 지난 1월 모스크바의 종합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지만 성장 발달의 장애를 포함한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계속됐다. 이를 보다 못한 할머니 다마라(51)와 어머니 다치아나(34)는 인터넷을 통해 한국을 포함한 의료선진국에 도움을 요청했고, 결국 서울대학교병원에 입원해 수술하게 됐다.

김석화 교수팀은 8월 31일 아래턱뼈를 잘라서 점진적으로 턱뼈를 늘려서 앞으로 빼내는 ‘하악골신장술’을 시행했다. 아기는 수술 후 호흡곤란 증세가 많이 호전돼 턱을 고정해 주는 장치를 달고 러시아로 돌아갔다. 장치를 빼기 위해 10월 25일 다시 병원을 찾은 빅터는 11월 3일 장치제거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회복 중에 있으며 조만간 퇴원할 예정이다.

김석화 교수는 “이 질환은 1만명 중에 1명에서 나타나는 희귀한 질환 중에 하나인데, 질환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수술경험이 풍부해야 수술이 가능하다”며 “빅터의 보호자들은 한국의 높은 의료기술과 치료 성과에 대해 매우 만족해하고 있으며, 빅터도 이후 건강한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