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실눈을 뜬다?… 백내장·녹내장 의심을

입력 2010-11-10 14:39
[쿠키 건강] 오는 11월11일은 대한안과학회가 지정한 제40회 ‘눈의 날’이다. 눈은 인간이 생활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신체 기관으로, 일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최근 TV, 컴퓨터, 노트북 등 다양한 시각매체와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시력이 저하되는 사람이 계속 늘고 있는 추세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건강한 삶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눈 건강은 더없이 중요한 필수항목이 되어가고 있다. 오랜 기간 좋지 못한 환경에 눈을 시달리게 하면 점차 눈도 지치게 된다. 특히 50대 이상이 되면 노안현상과 더불어 백내장,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이런 질병의 특징은 각기 다르지만 시력이 저하되고 질병으로 인한 시야 확보가 어렵게 되면서 책, TV, 컴퓨터 등을 볼 때 눈을 찡그리거나 실눈을 뜨는 습관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습관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만약 부모님에게 이런 모습을 본다면 안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먼 거리 물체가 희미하게 보이는 백내장

백내장은 우리 눈의 렌즈라고 할 수 있는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질환이다. 백내장이 생기면 눈앞에 무엇이 끼어 있는 듯하고 가까이에 있건 멀리에 있건 물체가 모두 흐려 보인다. 가장 흔한 노인성 백내장은 눈이 늙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64세에서 74세 중의 50%, 75세 이상에서는 70% 정도의 사람에게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외선을 많이 쬐거나 눈 속의 염증, 다른 안질환, 당뇨병 등 전신질환이 있으면 더 잘 나타나게 된다.

치료는 약물치료와 수술이 있는데, 약물치료의 경우 그 효과가 미미해 주로 수술적 방법이 행해진다. 요즘은 3mm 정도의 작은 절개창을 통해 흐려진 수정체를 초음파로 녹여내고 인공 수정체를 삽입하는 소절개창을 통한 무봉합 초음파 백내장 수술이 각광을 받고 있다.

◇눈의 안압이 높아져 시신경을 압박하는 녹내장

녹내장이란 눈 안의 압력(안압)이 정상보다 높아져 시신경을 압박하는 상황인데 이 압박된 시신경은 손상을 입고 위축이 일어난다. 한번 위축된 시신경은 다시 살아나지 않기 때문에 안압을 내려주는 치료를 하지 않으면 이 과정이 계속 진행돼 실명할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다. 개방각 녹내장은 백내장과 달리 말기까지 자각증상이 거의 없고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에야 비로소 주변시야가 좁아짐을 느끼게 된다.

급성 폐쇄각 녹내장의 경우에는 시력이 갑자기 저하되고 심한 두통과 함께 구토가 일어나고 이와 같은 증상 때문에 내과나 신경과를 찾아 치료시기를 지연시키는 경우가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녹내장 검사 중 가장 기본적인 것은 안압측정으로, 정상안압은 10~21mmHg이다. 그 외에 전방각경검사, 시신경 유두검사, 시야검사 등이 있으며 녹내장을 확실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위에서 언급한 검사를 모두 실시하는 것이 좋다. 치료는 더 이상 시신경이 망가지지 않게 해주는 것으로, 약물요법과 레이저치료, 수술요법 등으로 눈의 안압을 정상 안압이나 그 이하로 낮춰줘야 한다.

◇나이가 들면서 초점 조절력이 떨어지는 노안

인간의 수정체는 양파가 자라듯 나이가 들수록 점차 커지면서 수정체와 모양소대로 연결된 모양체 근육 사이의 공간이 해마다 점차 좁아진다. 동시에 젊은 시절에는 말랑말랑하던 수정체가 노화가 일어나면서 딱딱해져 가까운 곳을 보기가 힘들어지는데 이를 노안이라고 한다. 특히 40대가 되면 정상인 대부분이 먼 곳을 보다가 가까운 곳을 보고자 할 때, 초점 맞추기가 힘들어지는데 이것이 바로 노안이 시작되고 있다는 초기 징후다.

노안의 치료법은 볼록렌즈로 안경처방을 하는 것으로 원거리 교정렌즈가 필요 없는 정시 환자는 돋보기용 안경을 따로 만들고, 교정 안경이 있는 비정시 환자는 이중 초점렌즈 또는 다초점렌즈를 처방해 교정할 수 있다. 떨어진 조절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안수술방법도 최근 소개되고 있지만 아직은 효과나 부작용 면에서 볼 때 만족스럽지 못한 실정이다. 백내장이 있는 경우 백내장 수술을 하면서 노안을 교정하는 방법도 있는데, 과거에는 백내장 수술 시 수정체를 제거하고 단초점 인공수정체를 삽입하고 돋보기안경을 사용하도록 했으나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면 돋보기를 쓰지 않고도 원거리와 근거리 모두 잘 볼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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