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것 없는 국감, 그래도 ‘흑진주’ 있었다

입력 2010-11-10 06:29

정하균·손숙미·이낙연·윤석용의원 2010 국감서 활약

[쿠키 건강] 조용한 국정감사 중에도 흑진주는 있었다. 바로 손숙미·이낙연·윤석용의원이 그들이다. 이들 의원들은 이번 국감에서 공공성을 망각한 국립의료원과 국민 혈세를 유흥비에 썼던 국립병원들에 대해 지적했고, 부작용 많은 약(게보린)과 불법으로 유통되고 있던 은나노 치약에 대해 올바로 잡을 것을 촉구했다.

먼저 정하균 의원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국립중앙의료원(이하 의료원)이 경찰서와 소방서 등에게 발송한 ‘행려환자 자제요청’에 대해 고발, 어떻게 국민 혈세로 운영되는 의료원이 행려환자를 기피할 수 있느냐며 강하게 질타했다. 이날 지적이 있자 네티즌들은 공공성을 망각한 의료원을 비난했고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손숙미 의원은 ▲줄 줄 새는 기초생활보장제도 ▲국립병원 임상연구비 생활·유흥비로 사용한 부분을 집중 질타했고, 해당 피감기관들은 이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만들 것과 국민 앞에 사죄하는 진정성을 보였다.

이낙연 의원은 그간 부작용 논란이 끊임없던 게보린의 이소프로필안티피린(IPA) 성분에 대해 대학병원들의 사용 소견을 들어 일부 대학병원들도 사용하지 않은 성분을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있다며 보건당국이 해당 제약사를 봐주고 있는 것 아니냐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 같은 질타가 있고 난후 노연홍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은 이에 대해 재검토하겠다고 말했고, 최근에는 식약청 관계자가 “삼진제약이 게보린 IPA성분에 대해 자진 수정·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의 추궁에 그간 꿈쩍 않던 제약사가 꼬리를 내린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윤석용 의원의 활약도 빛났다.

국감에서 지적한 불법으로 유통되고 있는 은나노 물질(은나노치약)에 대해 식약청이 자체적으로 독성연구를 수행, 인체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키로 했고, 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키로 했다. 또 체혈 금지된 혈액이 마구잡이로 수혈돼도 수혈자들에게는 알리지도 않는 적십자의 행태에 대해 적십자는 수혈자 전부에게 사과안내문을 발송키로 했고, 질병관리본부는 추후 고지 범위를 자의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시민단체나 환자단체의 의견을 수렴해 정하도록 개선할 방침이라는 개선안을 내기도 했다.

국감 끝나고 정하균·손숙미·이낙연·윤석용의원들은 “내년 국감장에서는 같은 사안이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올해 지적한 사안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고쳐져 나갈 수 있도록, 나라의 정책 주치의로서 항상 진단과 치료를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슈를 만들어내기 위해 재탕 삼탕 끊이질 않아 볼 것 없는 이번 2010 국정감사에서 유난히 4명의 의원들이 빛난 이유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규봉 기자 c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