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국내 의료진이 급성골수성백혈병과 만성신부전증을 함께 앓고 있는 환자를 동시에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 급성골수성백혈병은 수개월 내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하며 만성신부전증은 신장이식 만이 유일한 치료법인 치명적인 질병이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조혈모세포이식(BMT)센터 민우성 교수(혈액내과)팀과 장기이식센터 양철우(신장내과)·문인성 교수(이식외과)팀은 지난해 12월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 중 발생한 급성신부전으로 신장이식이 필요한 류모(28)씨에게 항암화학요법으로 먼저 급성골수성백혈병을 치료한 후, 지난 9월 27일 친동생인 공여자(여·25)의 신장을 류씨에게 이식하는데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급성골수성백혈병을 치료하려면 조혈모세포이식(골수이식)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신장이 제 역할을 못할 경우 골수이식 전 고용량 항암제를 사용해 면역세포를 제거할 수 없어 시술자체가 불가능하다. 특히 일반적으로 암환자의 경우 치료 후 5년 내 재발이 없어야만 장기이식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혈액암인 백혈병 치료 전에 신장이식은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병원 측에 따르면 류씨도 신장기능이 현저하게 악화돼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 없이는 신장이식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의료진은 먼저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를 위해 항암화학요법을 시도한 결과 류씨는 혈액과 골수에 백혈병 세포가 5% 이하로 완전히 소멸된 완전관해 상태가 됐다.
현재 류씨는 이식신장의 기능이 일주일 만에 정상으로 회복됐으며, 약 1개월 경과하는 동안 급성거부반응 없이 정상적인 이식신장의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
양철우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장은 “류씨의 경우 급성골수성백혈병과 만성신부전증으로 위험부담이 높았다”며 “이번 사례가 고난도의 이식이 필요한 환자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
서울성모병원 “급성골수성백혈병·만성신부전증 동시치료 성공”
입력 2010-11-02 1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