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가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18~22세, 여유 있는 방학이 발치 적기
[쿠키 건강] #윤모(21)양은 방학 시작과 동시에 치통에 시달리고 있다. 혹시나 어금니가 썩은 게 아닐까 싶어 매일같이 거울을 들여다봤지만 정작 어금니의 썩은 곳은 찾을 수가 없다. 며칠 동안 약을 먹으며 통증을 참고 버티고 있다가 결국 치과를 찾은 윤씨. 치과 전문의는 아직 눈에 확연히 보이지는 않지만 윤씨에게 사랑니가 나고 있으며, 심하게 누워서 나고 있는 상태라 발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상치 못했던 생니 발치에 겁부터 나는 윤씨다.
사랑을 시작하는 나이에 나온다는 의미에서 붙여졌다는 ‘사랑니’. 그러나 사랑니는 그 이름과는 달리 결코 사랑스럽지 않은 골칫덩어리다. 그래서 그런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랑니’의 사랑스러운 이름을 핑계로 사랑의 고통을 참듯 사랑니 통증을 참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사랑니를 사랑의 열병과 똑같이 취급한다면 큰 코 다칠 수 있다는 사실. 관리하기 어려운 사랑니는 충치로 변신하기도 쉽고, 각종 잇몸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다.
◇20세 전후로 나오는 사랑니, 4개 다 나오는 사람은 약 60%정도
치아 중 맨 마지막에 나온다 해서 ‘막니’라 불리기도 하는 사랑니는 보통 20세를 전후로 위·아래의 좌우 어금니 안쪽에서 나온다. 그러나 성인이 됐다고 해서 반드시 4개가 다 나는 것은 아니다. 약 7%의 사람에게서는 전혀 볼 수가 없고, 4개가 다 나 있는 사람은 약 60%정도다. 이 외에는 전부 매몰된 채로 있는 매복지치(埋伏智齒), 비스듬하게 또는 수평방향으로 나는 수평지치(水平智齒), 불완전하게 나는 반매복지치(半埋伏智齒) 등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사랑니는 다른 이에 비해 퇴화되거나 위축되기가 쉽고 치아 중 맨 뒷부분에 자리하고 있어 칫솔질 할 때도 잘 닦이지 않아 쉽게 썩는 치아이기도 하다. 특히 현대인들은 치아 수에 비해 턱뼈의 크기가 작아 사랑니가 밖으로 나오지 않고 잇몸 안에 묻혀 있는 경우가 많고, 사랑니가 잇몸을 뚫고 나오는 시기에 부분적인 통증을 느낄 수도 있다.
◇대부분의 사랑니는 충치와 잇몸질환, 삐뚤삐뚤 치아 초래
대부분의 사랑니는 제멋대로 누운 채 삐쳐 나오거나, 일부만 드러나 옆의 어금니와 부조화를 이루고, 매복된 채 옆 치아의 뿌리를 손상시키는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킨다. 이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문제는 충치와 잇몸질환. 사랑니가 일부만 드러나거나 옆 어금니와 부조화를 이뤄 칫솔질이 구석구석 잘 되지 않아 치석과 충치가 생기기 쉽다는 점이다. 이는 염증을 동반하며, 잇몸질환을 유발하거나 볼이 붓고, 통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렇게 발생한 충치나 염증은 주변 치아로 쉽게 번지게 되는데, 방치할 경우 자칫 뺨과 편도선까지 부어 말하거나 음식을 섭취하기 힘든 상황을 초래하기도 한다. 또한 치아 배열의 기반이 되는 턱뼈와 잇몸의 공간이 비좁은 상태에서 사랑니가 억지로 비집고 올라옴으로써 치아 전체의 배열에도 악영향을 줘 치열을 삐뚤삐뚤하게 만들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 사랑니가 뼈 속에 있는 경우에 종양이나 낭종(물혹)을 발생시켜 주위의 치아와 신경, 턱뼈 등에 손상을 줄 수도 있다.
◇골치덩어리 사랑니, 발치 전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은 필수
사랑니가 제대로 자라 별 문제가 없다면 그냥 놔두는 것이 가장 최선의 방법이다. 그러나 사랑니가 똑바로 자라 치아로서 정상적인 기능을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에 이럴 때는 사랑니를 발치하는 게 상책이다. 그러나 사랑니 발치는 생각처럼 쉬운 작업은 아니다. 사랑니가 잇몸의 가장 안쪽에 있고 자세도 제멋대로라서 뽑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뽑고 난 뒤 출혈 등의 후유증도 다른 치아를 발치할 때보다 커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래턱의 사랑니는 윗니보다 상대적으로 뼈가 단단해 발치가 어렵다. 더욱이 뿌리가 아래턱 신경 줄기에 근접한 경우라면 발치 중 신경관에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러므로 반드시 사전에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한 후 발치가 이뤄져야 한다. 또한 사랑니발치는 제3대 구치로 발치 시 건강보험 적용대상이다. 그러나 단순발치 및 복잡한 발치의 종류에 따라 금액에 차이는 있을 수 있다.
◇뿌리가 완전히 발달하기 전, 18~ 22세가 사랑니 발치 ‘적기’
극심한 통증에도 불구하고 사랑니 발치를 미루다 보면 주변 치아까지 상할 수 있다. 따라서 사랑니 발치는 조기에 시행하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뿌리가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18~22세 사이는 사랑니 발치에 적기다. 이에 보험전문 클리닉 보아치과 박정현 원장은 “이 시기를 지나면 치아의 뿌리가 길어지고 턱뼈 또한 치밀해지며 합병증까지 생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되도록 이 시기에 사랑니 발치를 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또한 발치 후에는 얼굴이 붓거나, 한동안 통증을 겪게 되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있는 방학 기간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되도록이면 사랑니 발치는 오전이나 이른 오후 중에 하는 것이 좋은데 이는 치과가 문 닫을 시간인 저녁 무렵에 발치를 했다가 밤사이 통증이나 출혈 등 돌발적인 문제가 발생하면 난감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발치 후 사랑니에 가려 보이지 않는 충치를 발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치과 검진을 받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발치 후, 일주일간 빨대사용, 술, 담배 금지
사랑니는 발치 후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입안을 청결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발치 직후에는 거즈를 1시간 이상 꼭 물고 있어야 하며, 거즈를 물고 있는 동안 말을 하거나 음식을 먹어서는 안 된다. 아무리 거즈를 오래 물고 있더라도 입을 움직이면 치아를 뽑은 자리에 피가 굳지 않아서 잘 낫지 않기 때문이다. 거즈를 빼고 난 후 나오는 피와 침은 삼키는 것이 좋고, 발치 부위에 혀를 대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발치 부위의 뺨을 이틀 정도 얼음찜질을 해주면 통증과 출혈을 줄여줘 부기를 감소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박정현 원장은 “사랑니를 발치 후 흡연이나 빨대사용, 침을 뱉는 행위는 구강 내 압력을 높여 상처를 덧나게 하고 출혈이 생기게 할 수 있으니 삼가야 하며, 음주도 면역력을 약화시키므로 약 1주일 동안 삼가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TIP. 사랑니 발치 시 주의 사항]
1. 술을 많이 먹은 다음날은 사랑니 발치를 피하자.
2. 임신 중, 생리 중, 수유 중인 사람은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발치 여부를 결정하자.
3. 약에 알레르기가 있거나 현재 약을 먹고 있다면 전문의에게 꼭 얘기하자.
4. 발치 후 말을 많이 해야 하거나, 침을 뱉지 않도록 하자
5. 사랑니 발치 후 최소 24시간 동안은 빨대를 빨거나 담배를 자제하자.
사랑니, 충치·잇몸질환 유발하는 독(毒)
입력 2010-10-29 11:43